![]() |
대전시청사. 사진제공은 대전시 |
전국적으로 파크골프 인기가 급증하면서 시민 생활체육 수요 대응 측면에서는 필요성이 크지만, 개발제한구역으로 번번이 개발이 무산됐던 성북동에 대규모 체육 시설이 조성될지 관심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9일 열린 제29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민경배(국민의힘) 의원의 파크골프장 조성 질의에 "성북동에 최대 90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환경 등급과 예산 문제로 행정 절차가 길지만 2029년까지 준공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부지와 예산 제약으로 단기간 확충은 어렵지만 시민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당장 추진 가능한 용운동·갑천은 조속히 마무리하고 성북동과 같은 대규모 시설은 장기 계획으로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의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7월 확대간부회의에서도 "요즘 파크골프가 인기가 많아 우려될 정도로, 비용이 저렴하고 접근성도 좋아 많은 시민들이 즐긴다"면서 성북동에 파크골프 조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전은 파크골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편이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지난 4년 간 전국 회원 수는 2021년 6만4000명에서 지난해 20만명으로 약 3배 증가했다.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비회원 파크골프 인구까지 포함하면 6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민경배 대전시의원(국민의힘·중구3)에 따르면 대구 34곳, 광주 9곳, 울산 7곳과 달리 대전은 6곳에 불과하다. 65세 이상 인구 대비 홀당 인구수도 대구 721명, 울산 1203명, 광주 1660명인데 대전은 2697명으로 열악하다.
폭발적 수요에 대전이 파크골프 조성에 적극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조성 장소가 마땅하지 않다. 대도시일수록 더 심하다. 전국 지자체들도 유휴부지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전도 마찬가지다. 높은 땅값과 유휴 부지 부족으로 신규 파크골프장 조성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실내 파크골프장까지 등장하는 상황이다.
성북동은 대부분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인 땅이다. 예전부터 여러차례 개발 움직임이 있었지만, 실현되지는 못했다. 지역의 특성상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사업들이 제시돼 왔다. 종합레저단지나 관광단지 등의 조성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골프장 조성 사업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추진된 성북동 일원(44만9000㎡)에 9홀 규모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그동안 환경과 사업성 등 논란을 겪은 끝에 무산됐다.
대전 지역 정가 한 인사는 "대전은 전체 면적의 56%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서 개발 사업을 하는데 제약이 심한 편"이라면서 "성북동도 대표적인 곳 중 하나다. 단순히 보존만 할 것이 아니라, 환경 훼손을 최소화 하면서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