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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전북지역 지방의회의 해외연수와 관련된 예산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지난 9월 초 지역내 일부 수사기관이 말단 공무원만을 검찰에 송치했다"며 "또한 공무원·여행사 대표 검찰 송치 후 당사자인 지방의회 의원 수사 결과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언론 보도조차 끊겨 수사가 멈추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창, 김제 등 일부 지역 수사기관은 본질을 외면한 '꼬리 자르기식' 수사 결과로 정의의 원칙을 정면으로 거슬렀으며 그 뒤로 이렇다 할 만한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한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외연수 예산 부풀리기 사건은 실무 담당자의 독단적 행위로 보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부터 출발한다. 특히 항공료 부풀리기 짬짜미는 의회 사무처 공무원 외에 연수 계획 결정권자인 지방의회 의원들과 여행사에 의해 함께 이루어졌음이 여러 보도와 내부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말단 공무원에게 책임을 몰아가는 방식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면 이는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한 '꼬리 자르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짜 책임자는 빠져나가고 힘없는 하급 공무원만 희생되는 모습은 매우 익숙한 풍경이다. 더욱이 해당 연수의 예산 구조와 집행 과정에서 지방의회 의원들이 주도적 역할을 해왔고 실질적인 금전적 이득을 얻은 점이 확인된다면 철저한 조사로 책임을 묻는 것이어야 마땅하다"며 "연수비 부풀리기와 자부담 축소라는 결과가 '관행'으로 반복되었다고 하더라도, 불법적 예산 집행은 명백한 범죄이며, 책임 역시 엄정하게 물어야 맞다"고 밝혔다.
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지부진한 수사와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전북경찰청이 권력과 영향력 앞에서는 눈을 감고, 오직 약자만을 향해 칼날을 겨누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는 수사기관의 신뢰와 정당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 될 것"이라며 "지방의회 의원들과 여행사 등 관련 당사자들에 대한 철저 수사를 통해 관행을 바로잡고, 공공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사건의 실체에 다가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는 전국 지방의회에 걸쳐 오랫동안 묵인되어 온 구조적 폐해가 드러난 사건이다. 수사를 통해 시민을 대표하여 자치단체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지방의회가 더욱 투명하고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펼치도록 강제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주=이정진 기자 leejj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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