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뤘던 90년대 추석 선물

  • 사회/교육
  • 이슈&화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뤘던 90년대 추석 선물

갈비세트부터 무선전화기까지, 다양한 선물군
백화점과 대기업, 실속과 정성의 상징
전통 한과와 첨단 가전제품의 공존
효도와 시대상을 담은 명절 선물 문화

  • 승인 2025-10-06 00:03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1999년 대전백화점이 신문사에 언론 보도미
1989년 추석 명절을 앞두고 당시 대전백화점에서 신문에 올린 한가위대잔치 광고 (중도일보DB)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을 앞두고 1990년대 신문 지면을 가득 메운 것은 다채로운 선물세트 광고였다. 당대 사람들에게 추석 선물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었다. 고향 부모님과 친지에게 전하는 예의이자, 가정의 형편을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 '굴비·갈비'가 대표 상품

광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갈비세트와 굴비세트였다. 5만 원대의 실속형부터 30만 원을 넘는 고급형까지 다양했다. 사과·배 등 과일 상자, 정육세트, 식용유·김·고추장 세트도 빠지지 않았다. 당시 대기업 브랜드가 내놓은 치약·세제·장류 세트는 '실속과 정성'을 동시에 갖춘 국민 선물로 자리 잡았다.

1992년 추석선물 백화점광고
1989년 추석 명절을 앞두고 당시 대전백화점에서 신문에 올린 한가위대잔치 광고 (중도일보DB)
■ "생활수준 향상" 상징한 가전제품



90년대 들어서는 백화점 광고 속에 전기밥솥, VTR, 세탁기, 오디오 등 가전제품이 추석 선물로 등장했다. 가격은 수십만 원대였지만 "효도와 생활의 향상"을 내세우며 인기를 끌었다. 속옷·넥타이·벨트 같은 패션 잡화도 대중적 선택지였다.

1992년 추석선물 성심당 한과
90년대 대전 성심당 추석 맞이 한과 광고(중도일보DB)
■ 성심당 한과, '고향의 맛' 선물

지역 제과점의 한과 세트 역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성심당은 강정·바구니 세트·민속과자 세트 등을 내세워 "전통의 맛, 부모님께 드리는 품격 있는 선물"을 강조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던 시절, 한과는 여전히 변치 않는 명절 선물의 상징이었다.

1992년 추석 선물
■ 효도 선물로 등장한 무선전화기

1992년 광고에는 무선전화기 선물이 눈길을 끈다. "부모님이 마당에 계셔도 전화를 놓치지 않는다"는 문구는 통신기기 보급이 본격화되던 시대상을 잘 보여준다. 추석 선물이 생활필수품에서 첨단기기로 확장되던 시기였다.

1990년대 럭키 추석서먼
1990년대 추석 선물세트 광고(중도일보 DB)
■ 시대가 담긴 명절 풍경

90년대 추석 선물 문화는 '전통의 맛'과 '현대적 실속'이 공존한 시대의 단면이다. 경제 호황기와 더불어 명절 선물은 체면과 성의를 함께 담는 수단이 되었고, 백화점은 단체 고객을 겨냥한 대규모 판촉전과 배달 서비스를 앞세웠다.

"정성과 실속을 담아"라는 광고 문구처럼, 추석 선물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효도와 시대의 상징이었다.
금상진 기자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에 '우주항공·천문 전문과학관' 필요하다
  2. "대전 백화점 아울렛 추석 명절 휴무일 확인하세요"
  3. 과학기술인력 OECD와 함께 챙긴다 "국내 정책 우선순위 설정 기여할 것"
  4. [물길따라 조운의 시대] 금강~한양까지 쌀 싣고 29일 항해… 숟가락·밥솥·그을린돌만 말없이
  5. 충남교육청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9일까지 학교 주차장 620여 곳 개방
  1. 천안법원, 권한 없이 가스밸브 조작한 50대 여성 벌금형
  2. 황금 추석 연휴, 대전 백화점이 준비한 연휴 프로모션과 마케팅은?
  3. 충남도, "모두가 안전한 추석을" 연휴 기간 응급진료체계 가동
  4. 조선시대 저잣거리로 변신한 국립중앙과학관, 한가위 즐길거리 풍성
  5. 천안 '봉선 홍경사지' 코스모스 만발…추석 연휴 관광지로 주목

헤드라인 뉴스


국민의힘 대전시당 "위기 대응 과정 보호.지원체계 마련해야"

국민의힘 대전시당 "위기 대응 과정 보호.지원체계 마련해야"

국민의힘 대전시당이 국가전산망 장애 담당인 행정안전부 공무원이 정부세종청사에서 투신해 사망한 것과 관련해 깊은 애도를 표하고 제도적 개선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시당은 최근 논평을 내 "최근 국가전산망 장애 사태를 수습하던 중 안타까운 선택을 한 디지털정부혁신실 소속 공무원의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국가전산망 장애 담당 팀을 총괄하던 행정안전부 공무원이 3일 투신해 사망했다. 정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세종시 어진동 중..

걷·뛰·타GO `세종시 국가상징구역` 한바퀴...나도 참가해볼까
걷·뛰·타GO '세종시 국가상징구역' 한바퀴...나도 참가해볼까

"걷GO(도보), 뛰GO(러닝), 타GO(자전거), 세종동 국가상징구역 돌아 나성동 차 없는 거리로 GO!" '세종시=행정수도'의 메인 기능이 들어설 국가상징구역을 찍고, 나성동 차 없는 거리로 돌아오는 가을 이벤트가 열린다. 중도일보는 오는 10월 18일 세종시 행복도시 일대에서 '걷GO! 뛰GO! 타GO! 세종시 '국가상징구역' 찍GO 한바퀴' 행사를 진행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세종시가 공동 주최하고, 시 환경교육센터가 주관하는 '차 없는 거리에서 GREEN 세종 환경교육 한마당'과 연계한 대중교통 4종 이벤트다. 시와 시교육..

천안법원, 면허 없이 만취한 상태로 고속도로 86km 주행한 20대 징역형
천안법원, 면허 없이 만취한 상태로 고속도로 86km 주행한 20대 징역형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5단독은 만취한 상태로 고속도로를 무면허 운전한 혐의로 기소된 A(27)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2025년 1월 5일 경부고속도로에서 자동차운전면허를 받지 않고 혈중알코올농도 0.101%에 만취한 상태로 86km 구간을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류봉근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2024년 11월 정당한 사유 없이 음주측정을 거부해 벌금형의 선처를 받았음에도 그로부터 불과 2개월이 지난 시점에 다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전통시장의 변화는 무죄’…시장의 역사와 발전 ‘전통시장의 변화는 무죄’…시장의 역사와 발전

  • 민족 대이동 시작…안전한 귀성·귀경길을 위한 체크포인트 민족 대이동 시작…안전한 귀성·귀경길을 위한 체크포인트

  • 한복 입고 배우는 큰절 한복 입고 배우는 큰절

  • 다 같이 외치는 ‘청렴 동구’ 다 같이 외치는 ‘청렴 동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