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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추석 명절을 앞두고 당시 대전백화점에서 신문에 올린 한가위대잔치 광고 (중도일보DB) |
■ '굴비·갈비'가 대표 상품
광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갈비세트와 굴비세트였다. 5만 원대의 실속형부터 30만 원을 넘는 고급형까지 다양했다. 사과·배 등 과일 상자, 정육세트, 식용유·김·고추장 세트도 빠지지 않았다. 당시 대기업 브랜드가 내놓은 치약·세제·장류 세트는 '실속과 정성'을 동시에 갖춘 국민 선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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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추석 명절을 앞두고 당시 대전백화점에서 신문에 올린 한가위대잔치 광고 (중도일보DB) |
90년대 들어서는 백화점 광고 속에 전기밥솥, VTR, 세탁기, 오디오 등 가전제품이 추석 선물로 등장했다. 가격은 수십만 원대였지만 "효도와 생활의 향상"을 내세우며 인기를 끌었다. 속옷·넥타이·벨트 같은 패션 잡화도 대중적 선택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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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대전 성심당 추석 맞이 한과 광고(중도일보DB) |
지역 제과점의 한과 세트 역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성심당은 강정·바구니 세트·민속과자 세트 등을 내세워 "전통의 맛, 부모님께 드리는 품격 있는 선물"을 강조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던 시절, 한과는 여전히 변치 않는 명절 선물의 상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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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광고에는 무선전화기 선물이 눈길을 끈다. "부모님이 마당에 계셔도 전화를 놓치지 않는다"는 문구는 통신기기 보급이 본격화되던 시대상을 잘 보여준다. 추석 선물이 생활필수품에서 첨단기기로 확장되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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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추석 선물세트 광고(중도일보 DB) |
90년대 추석 선물 문화는 '전통의 맛'과 '현대적 실속'이 공존한 시대의 단면이다. 경제 호황기와 더불어 명절 선물은 체면과 성의를 함께 담는 수단이 되었고, 백화점은 단체 고객을 겨냥한 대규모 판촉전과 배달 서비스를 앞세웠다.
"정성과 실속을 담아"라는 광고 문구처럼, 추석 선물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효도와 시대의 상징이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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