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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신규 명예기자 |
그러던 중 주변의 친구와 지인을 통해 가족센터를 알게 되었고, 센터에서 진행하는 법문화체험, 여름캠프, 다문화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한국 생활에 점차 적응할 수 있었고 소중하고 예쁜 추억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몇 년 후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시작된 만학의 길은 육아, 학업, 살림을 병행해야 하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도서관이나 카페는커녕 집에서도 공부하기 어려워 '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등교 버스 안에서도, 집안 곳곳의 식탁·책장·냉장고에 강의 자료나 프린트물을 붙여 놓고 공부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자주 생겼고, 새벽에 깨어 있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학기 말 성적 발표 때 장학금 명단에서 제 이름을 발견한 순간, 그 모든 노력이 보상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좋아하던 발라드 대신 동요를 듣고, 재미있는 드라마 대신 만화를 보며, 친구들과의 만남 대신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체력적으로 힘들고 정신적으로 지친 날도 많았지만, 그 시간을 통해 뒤늦게나마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고, 부드럽고 달콤한 커피의 맛도 알게 되었습니다.
마냥 철부지로만 여겼던 꼬맹이가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었고, 엄마이자 아내로만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니 정작 '나 자신'을 위해 해온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많이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자격증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마친 그때 대덕구가족센터 직업훈련 인원 모집 안내를 보고, 그렇게 제 두 번째 만학의 길이 시작되었습니다. 남들보다 한발 늦은 출발이었지만, 처음으로 국가자격증에 도전했고 구청 일자리 지원센터를 통해 취업까지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대덕구가족센터에서 직업훈련에 참여하던 중, 중도일보 명예기자단 모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센터의 권유로 명예기자단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시작에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단단한 '마음 근육'을 키울 수 있었고, 이는 앞으로의 삶에서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로, 그리고 성장하는 모습으로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
김민정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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