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다문화, 세계 음식 이야기] 바삭함 속의 전통, 중국 ‘튀긴 만터우’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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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다문화, 세계 음식 이야기] 바삭함 속의 전통, 중국 ‘튀긴 만터우’의 매력

  • 승인 2025-11-16 11:41
  • 수정 2025-11-16 11:42
  • 신문게재 2025-01-18 40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중국의 대표적인 밀가루 음식인 ‘만터우(饅頭)’는 단순한 찐빵 그 이상이다. 밀가루를 발효시켜 찐 이 음식은 중국 북방 지역의 주식으로 자리 잡았으며, 그 유래는 삼국시대 제갈량의 전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제갈량이 전쟁 중 사람 머리를 대신해 밀가루 반죽에 고기를 싸서 제사를 지냈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된 이름이 바로 ‘만두(饅頭)’라고 한다.

시간이 흐르며 만터우는 중국 전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그중에서도 ‘튀긴 만터우’는 단순한 변형을 넘어 새로운 미식 문화를 만든 요리다. 남은 만터우이든 갓 찐 만터우이든, 기름에 바삭하게 튀기면 겉은 고소하고 속은 부드러운 간식으로 재탄생한다. 이는 중국 화북과 동북지방에서 유래했으며, 북방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전통적인 조리법으로 자리 잡았다. 짠맛과 고소함이 조화를 이루며, 간단하지만 풍미 깊은 한 끼가 된다.

특히 대만 장화현의 ‘커우러우 만터우(扣肉饅頭)’는 지역의 명물로 꼽힌다. 찐 삼겹살을 만터우 속에 넣어 함께 튀겨낸 이 요리는 바삭한 겉면과 부드러운 속살이 어우러져 진한 고기 향이 퍼지는 것이 특징이다. 현지인들은 오후 간식이나 길거리 음식으로 즐기며, 맛집 앞에는 늘 긴 줄이 늘어선다고 한다.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대만 서민들의 일상 속 문화로 자리 잡은 셈이다.

튀긴 만터우는 중국 각 지역의 음식 문화와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서북 지역의 귀리 단배아처럼 곡류를 발효시켜 만든 제품이나, 사천 지방에서 중원과 민남의 전통이 융합된 음식 등은 모두 이와 같은 ‘밀가루 음식의 진화’ 속에 있다. 튀김 만터우는 그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이고 상징적인 형태로, 재료의 단순함 속에 조리의 창의성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튀긴 만터우는 세대를 초월한 추억의 음식이다. 1970년대 어린 시절, 달콤한 튀긴 만두 몇 조각을 맛보는 일은 그야말로 사치스러운 행복이었다.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향이 입안에 퍼질 때면, 단숨에 순수하고 따뜻했던 과거로 되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이 간단한 간식 속에서 어린 시절의 그리움과 가족의 정을 떠올린다.

튀긴 만터우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과 기억, 그리고 문화의 향기를 함께 지닌 음식이다. 바삭한 겉면 속에 담긴 부드러움처럼, 이 요리는 삶의 질박함과 풍요로움을 동시에 품고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진항청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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