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에서 두 번째 신고를 받은 17일에는 광주광역시 한 중학교에도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천에서도 16일까지 폭발물 설치 협박 글 때문에 유사한 소동이 빚어졌다. 이런 사례는 서울 초등학교와 중학교, 부산의 한 고등학교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백화점, 구치소, 콘서트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해마다 뚜렷한 증가 추세를 나타내는 사실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불특정 다수를 공포에 빠뜨리는 허위 신고는 파급력이 엄청난 범죄다. 이로 인한 공권력 낭비로 실제 위급 상황에 처한 시민의 구조가 지연되기도 한다. 말하기 불편한 장애인 등을 위해 간소화된 신고 서비스는 악용의 소지가 있어 더 보완해야 한다. 경찰청은 112 거짓신고 근절 공모전 개최 등 갖은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자발적 참여와 협조에만 기대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 심각성과 사회적 비용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허위 협박 포비아(공포증)를 숨어서 즐기는 사례가 없도록 사회 전체의 관심이 필요하다.
올 들어 형법상 공중협박죄를 신설했으나 아직 범죄 방지에 이렇다 할 도움이 못 된다. 이 법 외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포함한 강력한 대처가 요구된다. "폭탄을 설치했다"는 한마디에 다수가 불안에 떠는 일이 결코 장난이 될 수는 없다. 불법 앞에 법이 유약하지 않으려면 솜방망이 처벌부터 강화하기 바란다. 학생과 시민, 기업, 경찰·소방 모두 허위 폭발물 신고의 피해자다. 준엄한 철퇴를 가해 이를 근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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