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충남대와 공주대의 글로컬대학 선정에 부쳐-"우리 지역의 가능성을 깨우는 통합의 길로"

  • 오피니언
  • 여론광장

[기고] 충남대와 공주대의 글로컬대학 선정에 부쳐-"우리 지역의 가능성을 깨우는 통합의 길로"

임현섭 /충남대학교 응용생물학과 교수

  • 승인 2025-10-20 14:07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KakaoTalk_20251020_140525116
임현섭 교수
최근 충남대학교와 공주대학교가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30' 사업에 통합 기반으로 선정되었다. 두 대학의 통합이 이미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함께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겠다는 의지와 책임이 담긴 뜻깊은 결정이다. 이제 두 대학은 통합계획서를 준비하고 구성원의 공감과 동의, 그리고 교육부의 승인을 거치는 긴 여정에 들어선다. 그러나 이 과정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우리 지역의 고등교육이 어떤 철학 위에 서야 하는가를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 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우리 지역 대학들은 오랫동안 수도권 중심의 구조 속에서 경쟁과 생존을 감내해왔다. 학생 수 감소, 재정 압박, 지역 산업과의 단절은 이제 익숙한 현실이 되었다. 그동안 교육부의 수많은 제도적 지원이 있었지만, 이름만 달랐을 뿐 본질은 '제도 중심의 혁신'이었다. 보고서와 지표는 쌓였지만, 정작 그 안에서 성장한 것은 행정의 효율이지 교육의 본질이 아니었다. 대학의 혁신은 제도를 만드는 데 있지 않다. 대학은 정책을 수행하는 기관이 아니라, 학생과 교수, 직원이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여야 한다.

이번 글로컬대학 선정은 이러한 제도 중심의 혁신을 넘어, 고등교육이 진정으로 사람 중심의 변화를 향해 나아가는 첫 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히 또 하나의 정부사업이 아니라, 고등교육의 철학적 방향을 새롭게 세우는 출발점이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서울대 10개 만들기'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 서울대 수준의 대학을 10개 육성한다는 비전은 단순히 시설이나 재정 지원의 확충을 뜻하지 않는다. 각 지역의 대학이 자생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구성원의 변화와 열정이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진정한 목표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글로컬대학 선정은 우리 지역이 그 거대한 변화의 축으로 서는 역사적 전환점이다.

충남대와 공주대는 서로 다른 전통과 강점을 지닌 국립대학이다. 충남대는 인문·사회·경상·법학·자연·공학·의학·약학·수의·간호·농업생명과학·생활과학·예술 등 다양한 학문이 균형 있게 공존하는 종합대학으로, 공주대는 교원양성과 실용학문, 현장 중심의 교육에서 깊은 뿌리를 갖고 있다. 두 대학의 만남은 단순한 규모의 결합이 아니라, 서로의 강점을 나누고 지역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겠다는 상생의 약속이다. 더 나아가 이 통합은 두 대학만의 과제가 아니다. 지역의 다른 대학들이 함께 참여하고 협력하며, 교육·연구·문화의 영역에서 서로의 역량을 공유할 때 진정한 지역대학 혁신이 완성된다. 충남대와 공주대가 지역의 중심이 되어, 인근 대학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성장하며 가는 길이야말로 진정한 글로컬대학의 정신이다.

진정한 통합은 제도의 결합이 아니라 철학의 결합에서 시작된다. 교수 간의 신뢰, 직원 간의 존중, 학생 간의 연대가 만들어내는 공감의 힘이 있을 때 통합은 공동체의 재탄생으로 이어진다. 충남대와 공주대를 비롯한 지역의 대학, 연구기관, 기업, 지자체가 하나의 교육 생태계로 협력할 때, 대전·세종·충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균형발전형 고등교육 모델로 성장할 것이다.

지역대학의 경쟁력은 단순한 취업률이나 지표에서 나오지 않는다. 교육의 경험이 학생의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배움이 개인의 내면을 단단히 세울 때 진정한 경쟁력이 생긴다. 수도권 대학의 강점은 지식의 질보다도 풍부한 문화적 자산과 사회적 네트워크가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는 데 있다. 우리는 비록 그런 기반이 약하지만, 대신 지역의 문화와 예술, 산업과 공동체를 새롭게 엮어낼 여지가 더 크다. 대학이 지역의 문화공간을 개방하고, 예술·과학·기술이 어우러진 융합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학생들이 지역 안에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제도적·문화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러한 지원 속에서 비로소 잠자고 있던 '자신감의 DNA'가 깨어나고, 지역은 청년의 성장으로 다시 활력을 얻는다.

충남대-공주대의 통합 기반 글로컬대학 선정은 우리 지역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자 시험대다. 제도보다 사람, 경쟁보다 협력, 성과보다 철학이 앞서야 한다. 교수의 연구와 교육이 학생과 지역의 꿈을 향하고, 학생의 도전이 지역의 미래로 이어질 때, 대학은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게 된다.

이제 충남대와 공주대를 중심으로 지역의 모든 대학과 기관,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열린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럴 때 이번 통합은 특정 대학의 성과가 아닌 지역 전체의 자부심으로 확장될 것이다. 이러한 철학과 공감이 담길 때, 그래야 진정으로 지역이 환영하는 미래이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대학의 시작으로 기억될 것이다.

임현섭 /충남대학교 응용생물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우리 위성이다,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진 사출 지켜보며 환호
  2. 누리호 5차 발사 성공…대전 한국형 뉴스페이스 도약 가속도
  3. [한글날 제정 100주년]AI 시대, 한글의 힘을 기르자
  4. 대전대학교 대전광역시아이돌봄광역지원센터, 가족·돌봄 지원 협력체계 구축 공동협약
  5. 우송정보대 앵커사업단, 산학연 EXPO서 현장형 인재양성 성과 공개
  1. [대전노인신문] 노인대학 강의가 열리는 날
  2. 건양대, 로고스AI와 손잡고 ‘데이터 주권 AI’ 인재 양성
  3. 충청권 인구감소지역 15곳 그대로… 대전 원도심 3곳 ‘인구활력+지역’ 전환
  4. 충남대 통합신청서 부결 한 달…“국립대 통합 재추진 필요” 민병권 대표 제언
  5. ‘가갸날’에서 한글날까지 100년…대전·세종에서 즐기는 한글날

헤드라인 뉴스


대전 무임교통 3만원 제한… 어르신 3명중 1명 한도초과

대전 무임교통 3만원 제한… 어르신 3명중 1명 한도초과

대전시가 내년부터 70세 이상 어르신 무임교통 지원을 월 3만원 한도로 축소하기로 한 가운데 현재 이용자 3명 중 1명 이상이 지원 한도를 넘겨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방식도 현재 사실상 무료 이용에서 본인이 교통비를 먼저 결제한 뒤 이용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어서 제도 변경에 따른 고령층의 체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7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어르신 무임교통카드 이용자는 모두 11만 1997명이다. 이들의 1인당 월평균 교통비 이용액은 2만 8586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월 3만 원을 초..

축구대표팀 ‘병역 논란’ 후폭풍…53년 병역특례 폐지 수순 밟나
축구대표팀 ‘병역 논란’ 후폭풍…53년 병역특례 폐지 수순 밟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다시 불붙은 예술·체육인 병역특례 제도가 53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 일부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금메달 획득 후 병역 혜택을 과도하게 부각하는 언행을 보이면서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정부가 '궁극적 폐지'를 공식화하고 정치권에서도 관련 법안까지 나오면서다. 선수들의 경솔한 행동이 그동안 누적돼 온 형평성 논란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8일 정치권과 정부 등에 따르면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병역특례를 단계적으로 줄여 최종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국방부의 목표라는..

지역화폐 몸집 키우는 정부·지자체… 소비 쏠림에 실효성 물음표
지역화폐 몸집 키우는 정부·지자체… 소비 쏠림에 실효성 물음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 발행을 확대하고 있지만 소비가 일부 상권에 집중되면서 정책 실효성을 보다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되는 만큼 발행 규모뿐 아니라 지역 내 소비가 어디로 흘러가는지까지 정책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7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계획(2026~2030)'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31조 20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 국비도 올해 1조 1500억 원에서 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확 앞둔 황금 들녘 수확 앞둔 황금 들녘

  •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 ‘은행 열매를 피해라’ ‘은행 열매를 피해라’

  • ‘한글, 예술이 되다’ ‘한글, 예술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