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SNS의 허위·과장 광고에 속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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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SNS의 허위·과장 광고에 속지 말아야

이근찬 우송대 보건의료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25-10-21 09:37
  • 신문게재 2025-10-22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이근찬
이근찬 우송대 보건의료경영학과 교수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보고, 원하는 정보를 찾아보는 세상이 되고 있다. 필자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보는 중간에 보여주는 광고에 허위·과장으로 보이는 인공지능이 만든 광고 영상을 자주 보게 된다. 그중 8할은 건강과 미용에 관한 광고인 것 같다. '3㎏ 뺄 거면 이것 먹지 마세요. 10㎏, 20㎏ 뺄 사람만 먹으세요', '이미 구입하신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매일 한 포씩 먹으면, 2주만에 얼굴 나이가 최소 5살 이상 어려집니다.' 의사처럼 보이도록 옷을 입고, 체중을 줄이는 제품을 소개하는 인물이, 또 다른 광고에서는 복용하면 잇몸이 올라와서 치과에 갈 필요가 없다면서 잇몸 제품을 소개한다. 모두 인공지능이 만든 딥페이크 영상이다.

관련 기사를 찾아보니, SNS, 쇼트폼 영상, 온라인 플랫폼에서 허위·과장 광고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5년 4월, SNS에서 유행하는 짧은 쇼트폼 콘텐츠를 활용한 식품·화장품 광고 10건 중 7건이 허위 과장 광고로 적발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기관에 접속 차단을 요청했다고 한다. 국내법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받지 않은 제품이 의약품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는 법률에 의해 금지돼 있다. 그러나 적발되더라도 처벌 권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해외 유통업체 또는 비공개 SNS를 통해 유통된 경우에는 추적이나 책임소재가 불명확해 소비자 피해가 구제되기 어렵다.

이러한 광고를 게재하는 플랫폼 기업은 명시적으로 허위·과장 광고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통적인 방송 광고보다 훨씬 느슨한 규제를 받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플랫폼은 정확성과 형평성이 아니라 참여와 수익을 중심으로 설계된다. 유행 다이어트에 관한 선정적 영상은 더 많은 클릭과 수익을 끌어들이기 때문에 공식 지침이나 규제를 압도할 수 있다.

다국적 플랫폼 기업에게 적용되는 규제는 24시간 전지구적으로 연결되는 플랫폼 앞에서는 힘을 쓰기에는 역부족이다. 호주의 경우에는 2022년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는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블로거가 치료용 제품에 대한 개인적 사용 후기를 광고에 포함할 수 없다는 규정했다. 그러나 호주 외 국가의 인플루언서가 올린 콘텐츠는 호주의 식의약품 규제 당국의 관할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호주법의 적용받지 않는 해외 인플루언서 콘텐츠에 쉽게 노출된다고 평가되고 있다.



1970년대에는 의료 기술이 인류를 모든 질병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것으로 기대했던 시기였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CT, MRI 등 첨단 장비들이 개발되었고, 다양한 신약이 시판되는 시기였다. 그 시기, 어떤 학자는 현대인의 일상이 의료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화란 개인이 처한 문제가 의학적 용어를 사용해 서술되고, 의학적 틀을 적용해 이해되거나, 의학의 개입을 통해 치료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1980년대에는 약 10%만이 병원에서 임종했지만, 최근에는 70% 이상이다. 우리는 병원에서 태어나서 병원에서 죽는다. 건강에 대한 영향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이러한 의료화의 흐름에 더해 최근의 인터넷과 알고리즘은 사회와 건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부모들은 소아과 진료 조언을 인터넷 검색이나 육아 카페와 확인하고 재검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은 시술이나 보충제를 홍보하여 과잉진단, 불안, 불필요한 개입을 유발한다. 많은 젊은이들은 비전문가의 건강 정보를 보게 되며 스스로 조사하는 것이 의학적 전문지식에 필적한다고 믿는다. 의료 전문가들은 진료 현장에서 온라인 콘텐츠를 보고 만들어진 기대를 안고 병원에 오는 환자들을 자주 대면하게 된다.

우리가 살고, 일하는 곳뿐 아니라 스크롤하고, 검색하고, 스트리밍하고, 연결되는 모든 공간에서 건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접근하고 활용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허위와 과장은 법이 막지 못하는 속도로 퍼진다. 과장된 효과를 의심하는 태도, 출처를 확인하는 습관이야말로 진정한 건강 보험이다. /이근찬 우송대 보건의료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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