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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쌍점흰가지나방, 애기담홍뾰족날개나방, 한국밤나방(국립생태원 제공) |
국립생태원(원장 이창석)이 2016년부터 2023년까지 8년간 서울 남산에서 수행한 나방 군집 장기 생태모니터링 결과가 국제 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도시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 변화와 식생 구조 간 관계를 심층 분석한 첫 장기 조사 사례다.
연구팀은 매년 5월부터 10월까지 남산 내 주요 식생 군락인 소나무림, 아까시나무림, 신갈나무림에서 나방을 채집해 군집 구조를 비교 분석했다.
세개 숲에서 서식지 전문종 수와 먹이식물 의존도를 비교한 결과 소나무림에서는 이미 활엽수종 중심의 나방으로 대체됐다.
아까시나무림은 단지 3종의 콩과 식물을 섭식하는 서식지 전문종이 확인됐다.
신갈나무림은 8종의 참나무 의존형 나방을 보유해 원래의 숲 생태계 특성을 비교적 잘 보존하고 있다.
하지만 벌목, 병해충으로 인해 신갈나무 군락이 감소하고 있어 보전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결과는 남산의 나방 군집이 해마다 유사해지고 있으며 다양한 식생에 기반한 특이성이 점차 희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도별 종조성 변화가 거의 없고 20년 전 연구에서 확인된 일부 종은 현재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소나무 해충으로 알려진 솔나방은 인간의 방제 노력으로 더 이상 남산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서식지 단절에 취약한 날개가 큰 박각시나방류도 최근 8년간 포획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남산 생태계가 외부 생물 유입이 줄고 도시화에 적응한 일부 종만이 살아남는 고립된 섬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적으로는 나방 군집이 점차 단순화되며 생물다양성이 감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연구는 도시 생태계 관리와 보전정책 수립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이창석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연구가 도시 생태계가 지닌 복잡성과 변화 가능성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학술적 단초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천=나재호 기자 nakij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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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