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 ‘바다의 꽃, 게 섰거라’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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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박물관, ‘바다의 꽃, 게 섰거라’ 특별전

김홍도·이중섭 등 유명 작가 작품 등
식문화·신앙·예술까지 아우른 전시

  • 승인 2025-11-20 09:02
  • 주관철 기자주관철 기자
게
인천시립박물관은 오는 11월 25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바다의 꽃, 게 섰거라>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인천 시민의 음식 재료이자 민속 신앙의 대상, 더 나아가 문학과 미술의 상징으로 사랑받아 온 '게'를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해 잊혀 가는 문화적 의미를 시민들과 함께 되새기고자 마련됐다.

게는 '밥도둑'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음식 재료일 뿐만 아니라 뜨거운 '문화콘텐츠'이기도 했다. 옛사람들에게는 과거 급제를 기원하거나 강직한 선비를 상징하는 등 그림과 문학의 주인공이었다. 민간에서는 액운을 막는 부적의 역할을 하는 신앙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우리의 식탁과 생활문화를 풍요롭게 해 온 '게'의 이야기는 점차 잊혀지고 있다. 특히 게장과 찌개 등으로 친숙했던 게의 어획량이 해마다 감소해, 머지않아 일상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 곁에 늘 있었지만 깊이 있게 조명된 적은 많지 않은 '게'를 여러 시선에서 이해하고 시민들과 함께 기억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음식·민속·예술 전반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녀 온 게를 박물관에서 종합적으로 다루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시는 1부'니들이 게맛을 알아' 2부'게, 인천의 삶이 되고 신앙이 되다'3부'해석(蟹釋), 게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게와 관련된 식문화를 다룬다. '니들이 게맛을 알아?'라는 광고로 유명해진 햄버거와 김밥 재료로 사랑받는 맛살, 과자 등 가공식품과 조미료 등 현대의 게 음식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아울러 고려시대에도 게를 먹었던 것을 알려주는 '마도 1호선' 출수 목간과 게 젓갈을 비롯해 조선시대 다양한 게 음식 조리법을 기록한 문헌과 음식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인천의 꽃게를 대표하는 연평꽃게와 부적으로 사용한 송도 동춘범게에 대한 내용을 살펴본다. 연평도 꽃게잡이 과정과 이에 얽힌 섬 사람들의 민속을 관련 유물과 영상, 사진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아울러 인천 동춘동과 영흥도에서 집안에 들어오는 부정한 기운을 막기 위해 대문에 걸어두었던 풍습을 보여주는 범게 실물과 사진이 전시된다.

3부는 게가 주인공인 옛 그림과 문학작품을 통해 게에 담긴 인문학적 의미를 살펴보는 순서이다. 게는 장원급제를 기원하는 영적 상징이었다. 옆으로 걷는 게의 모습은 '횡행개사(橫行介士)'라고 불리며 임금 앞에서도 바른말을 하는 강직한 선비를 상징하기도 했다. 한편 게는 창자가 없는 '무장공자(無腸公子, 창자가 없는 귀공자)'라고도 하여 인생의 고통을 초월하는 존재로 인식되기도 했다.

이런 게의 문화적 상징성과 관련해 조선에서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소장 김홍도의「해도(蟹圖)」와 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의 「애들과 물고기와 게」가 있다. 또한 '이건희 컬렉션'으로 알려진 기증 미술품 중 국립중앙박물관의 「백자청화게무늬접시」와 국립현대미술관 김기창·안동오의「백자청화물고기팔각연적」, 이중섭의「꽃과 어린이와 게」도 전시될 예정이다.

김태익 인천시 시립박물관장은 "꽃게 어획량도 줄어들고 게에 관한 문화적 담론도 사라져 가는 시점에서 더 늦기 전에'게'를 우리의 기억에 담아보고자 했다"며 "꽃게의 고장인 인천에서 게를 주제로 한 최초의 전시를 열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주관철 기자 orca242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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