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베트남에서 창업을 하려면 왜 프랑스를 알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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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베트남에서 창업을 하려면 왜 프랑스를 알아야 할까

김대옥 햇잎푸드 대표

  • 승인 2025-11-24 10:19
  • 신문게재 2025-11-25 18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김대옥 햇잎푸드 대표
김대옥 햇잎푸드 대표
베트남은 약 100년 동안 프랑스 식민 통치를 받았다. 일부 지역은 1858년부터 지배가 시작됐고, 1887년 프랑스가 인도차이나 연합을 구성하면서 영향력은 베트남 전역으로 확산됐다. 제네바 협정이 체결된 1954년에 이르러서야 독립과 통일의 과정이 본격적으로 이어졌다.

36년간 일본의 지배를 받았던 우리나라조차 정치·경제·교육·언어·건축 등 여러 분야에 깊은 흔적을 남겼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베트남은 과연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호치민 시내에 도착해 가장 먼저 마주치는 것은 좁고 긴 건물들이다. 전면 폭은 3~4m에 불과하고, 건물들은 마치 책을 꽂아놓은 듯 빽빽하게 붙어 있다. "왜 이렇게 전면이 좁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이는 프랑스 식민정부가 적용한 '전면 폭 기반 세금' 때문이다. 도로와 맞닿는 폭이 넓을수록 세금을 많이 내야 했고, 그 결과 사람들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 전면은 최소화하고 뒤로 길게 뻗는 '튜브 하우스' 형태를 만들었다.

오늘날 1군의 도로 폭이 대부분 5m 남짓이고 일방통행이 잦은 것도 이러한 도시 구조의 연장선이다. 장사하기에는 비효율적인 구조지만, 레탄톤 거리의 상가 임대는 '하늘의 별 따기'다. 전면은 좁고 층고는 높으며 층당 면적은 작지만 임대료는 높다. 그럼에도 자리가 없다. 이 독특한 도시 구조 자체가 베트남 상권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음식에서도 프랑스의 그림자는 선명하다. 바게트를 갈라 속을 채운 반미, 우유 대신 연유를 넣은 베트남식 커피, 소고기 육수 기반의 쌀국수는 모두 프랑스 식문화와의 접점에서 탄생했다. 향신료를 많이 사용함에도 한국인에게 비교적 이질감이 적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태국과 달리 강렬한 맛보다 조화로운 풍미가 중심에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 경험하는 '고수'의 향은 내륙이나 중국에서 느낄 수 있는 강한 맛과 다르다. 향이 진하기보다 은은하고 상쾌하다. 여행객들이 "고수 빼주세요"라고 했지만, 막상 먹어보면 괜찮다고 느끼는 이유다.

언어에서도 영향은 뚜렷하다.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 중 드물게 라틴 알파벳 기반 문자를 사용한다. 대부분의 동남아 문자가 인도·아랍·중국의 영향을 받은 난해한 형태인 것과 달리, 베트남은 성조만 다를 뿐 알파벳을 그대로 사용하므로 간판이나 주소를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다. 창업자에게 이는 큰 장점이다. 문자 자체를 읽지 못하는 나라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추가적인 시행착오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건축, 음식, 언어는 여행자도 금세 느낄 수 있는 베트남 속 프랑스의 흔적이다. 하지만 이는 단지 표면일 뿐, 도시 구조와 경제 시스템, 상권의 흐름까지 프랑스식 제도가 베트남 사회 깊숙이 남아 있다. 베트남에서 창업을 준비한다면 프랑스의 영향으로 형성된 세 가지 핵심 요소·도시 구조, 음식 문화, 문자 체계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알지 못하면 현지에서 예상치 못한 난관을 겪기 쉽다. 베트남을 이해하는 일은 곧 프랑스를 이해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이해가 베트남 창업 성공의 첫 단추다. /김대옥 햇잎푸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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