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다문화, 세계 음식 이야기] 중국 훈둔의 시작과 북방·강남 지역이 빚어낸 다양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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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다문화, 세계 음식 이야기] 중국 훈둔의 시작과 북방·강남 지역이 빚어낸 다양한 맛

  • 승인 2026-01-04 13:12
  • 신문게재 2025-02-01 30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중국 훈둔의 시작과 북방,강남 지역이 빚어낸 다양한 맛
중국 전역에서 사랑받는 전통 밀가루 음식 '훈둔(혼돈)'은 지역에 따라 이름과 형태, 조리 방식이 크게 달라지는 독특한 음식문화의 집약체다. 북방의 호쾌함부터 강남의 섬세한 맛까지, 광활한 중국 대륙의 생활문화가 그대로 담겨 있어 그 자체로 하나의 음식 문화 지도를 이루고 있다.

화북 지역에서는 베이징의 혼돈이 가장 정통으로 여겨진다. 매미 날개처럼 얇은 껍질에 돼지고기와 대파 속을 감싸고, 맑은 국물에 새우 껍질 김이 은은하게 떠 있는 형태가 특징이다. 허베이 일부 지역에서는 이를 '초수'라고 부르는데, 닭뼈 육수와 흰 후추로 맛을 내어 쓰촨식 초수와는 전혀 다른 담백함을 보여준다. 산시에서는 현지의 밀가루 음식 문화와 결합한 '고양이 귀 완탕'이 탄생했는데, 나선형 반죽 속에 양고기 소가 들어 있는 것이 특징이며 추운 북방에서 몸을 녹이는 대표 음식으로 사랑받는다.

강남 지역으로 내려가면 훈둔의 분위기는 한층 우아해진다. 소주의 '크레이프 혼돈'은 주름진 얇은 피가 실크처럼 빛나며, 속 재료는 반드시 새우와 자채를 섞어 사용한다. 난징의 '땔감 훈돈'은 옛 방식대로 소나무를 사용해 국을 끓이는 전통을 유지해 향이 깊다. 상하이에서는 크기와 형태에 따라 '대혼돈'과 '소혼돈'으로 나누는데, 전자는 원보(돈 주머니) 모양으로 든든한 식사로 즐기고, 후자는 실처럼 얇은 껍질이 특징으로 계란 껍질과 말린 가루를 넣어 국물 맛을 살린다. 항저우의 '편아천 혼돈'은 지역 특유의 설채와 죽순이 더해져 감칠맛이 돋보인다.

이처럼 훈둔은 지역의 기후, 재료, 삶의 방식이 반영되며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다. 각기 다른 맛과 형태는 단순한 조리법의 차이를 넘어 중국의 생활문화와 지역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다음 편에서는 쓰촨·충칭을 비롯한 서남 지역의 강렬한 초수 문화와 남방·서북 지역의 독창적 훈둔을 이어서 소개할 예정이다.
진항청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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