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그의 철학이 구정에 본격적으로 반영된 해라 할 수 있다. 김제선 호(號)의 핵심은 현장과 실용 가치를 중시하는 절문근사(切問近思)로 압축된다.
오랜 시민사회 활동가이자 사회 혁신가 출신답게 현장에서 문제의 답을 찾는 '문제해결 행정'을 도입 행정 혁신을 이끌고 있다.
김 청장 취임 후 정해진 규정과 절차 중심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대안을 만드는 문제해결 중심 행정으로의 혁신을 추진했다. 중도일보는 올 한해 중구 구정 성과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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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중구 목척교. (사진= 대전 중구) |
중구는 오랜 기간 개발과 성장이 멈춘 채 낙후된 원도심이라는 이미지가 남아 있던 지역이다. 최근에는 지역 소멸과 초고령화 사회라는 원도심의 이중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어려움으로 인해 중구의 발전에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잃고, 오랜 기간 원도심 활성화라는 중구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번번이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흔히들 도시의 경쟁력을 말할 때 비교 대상은 늘 서울이었다. 일례로 서울 성수동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힙한 지역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팝업 스토어가 앞다퉈 입점하고 있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트랜드를 리드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서울 성수동과 대전 중구를 비교하면 경쟁 자체가 안된다. 이런 비교 자체가 지역은 안된다는 절망감에 빠뜨리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김제선 중구 청장의 접근은 기존의 방식과는 차별화된다.
김 청장은 "우리 스스로 자기다움, 중구다움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결핍과 부족이 도시의 경쟁력을 어렵게 하기도 하지만 그 결핍과 부족을 장점과 새로운 자원으로 생각하면 도시의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결핍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도시의 정체성과 성장 비전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김 청장은 오히려 이런 결핍을 도시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바라보고, 문제 해결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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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민회 구청장과의 대화. (사진= 대전 중구) |
대표적인 사례가 중구의 약점으로 여겨지던 초고령사회를 혁신 산업 유치의 강력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대전 중구는 이미 65세 어르신 인구가 26%를 초과해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지 오래다. 어르신 인구가 많은 만큼 돌봄 비용 등 중구 재정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참관 경험을 바탕으로, 유성이나 대덕연구단지에 기반을 둔 혁신 기업들이 상업화를 위해 필요한 기술 실증(테스트베드) 시장을 중구에서 제공하겠다고 구상을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케어 기술 혁신과 관련,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중구의 입지는 실증 사업에 탁월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 청장은 "AI 심리 상담 같은 새로운 기술을 공무원들에게 시범 적용해보니 심리적 위안을 얻는다는 좋은 평가가 있었다"라며 "이러한 혁신 기술을 어르신 돌봄 환경에 접목하고, 여기서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노인 헬스케어 관련 혁신 기술의 산업적 근거지를 중구에 마련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중촌동 지식산업센터 기업 유치 및 산업단지 신규 조성 등과 연계하여 새로운 산업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중구형 청년 정책, "지역 문제 해결 도전 생태계 조성"
단순히 혁신 기업 유치 전략만 고민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혁신 기술 기반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청년들이 중구에 자리잡고 일 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필요하다. 기존 획일화된 청년 창업과 취업 중심의 청년 정책으로는 중구의 환경에서 청년들이 자리잡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청년들이 새로운 기획과 도전을 준비할 수 있는 새로운 청년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이 기존의 창업, 일자리 교육의 한계에서 벗어나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지역을 이해하고, 지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청년들에게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경험을 쌓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취·창업에 도전하도록 지원 체계를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김 청장은 "청년들이 중구에서 놀고, 재미를 느끼며 취업 창업할 수 있는 도시 만들겠다"라며 "지금은 중구에는 청년들이 소품샵이나 빵집 창업을 많이 하고 있는데 그걸 넘어서는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경험하는 리빙랩 방식으로 지역사회 문제 해결 선순환 구조 만들어 중구의 경쟁력을 더 키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바탕으로 혁신 기업 유치와 연결해 청년들의 정착을 돕고, 부족한 청년 인구 유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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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심당 본점 야경. (사진= 대전 중구) |
김제선 중구청장은 중구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먼저 주민주권을 강화하는 것이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취임 후 '주민주권도시 중구'를 표방하며 '주민과 함께 주민속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행정 혁신을 추진했다. 올해 지방자치 30주년이 되는 해라는 특별한 의미가 더해져 중구의 혁신 행정이 주목받았다.
그는 주민 스스로 동네 문제를 찾고 주민들의 대화가 대안이 되는 특별히 다르게 일하는 중구 행정이 그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민 스스로 문제를 찾고 공무원과의 대화를 통해 대안을 만드는 현장 중심의 문제해결형 행정이 주민주권도시 중구의 모습이다. 이를 위해 주민들이 행정의 중심에 서도록 했다. 주민이 동장을 뽑는 '동장주민추천제'를 시범도입 했다. 주민참여예산제 확대, 중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 설립 등 주민 스스로 권리를 찾고 행사하도록 행정의 문을 개방하고 있다.
더 좋은 민주주의와 더 나은 지방자치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더 많은 주민이 참여하고 결정하는 주민주권 시대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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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한화생명볼파크. (사진= 대전 중구) |
중구는 대전의 오래된 도시로 대전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도시다. 최근에는 성심당을 비롯해 특색있는 빵집과 카페 등 전국민이 '디저트 여행지'로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대전한화생명볼파크' 개장과 한화이글스의 한국시리즈 준우승 등으로 대흥동부터 야구장까지 이어지는 '야구장가는길'이 새로운 지역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중구는 오래된 도시이지만 MZ세대의 가심비 방문을 유인하는 다양한 콘텐츠와 근현대유산, 문화 자원 등을 활용해 '중구다움'이라는 중구의 도시 브랜드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
중구의 원도심 활성화 전략의 핵심은 중구가 가진 다양한 역사, 문화, 생활 콘텐츠를 기반으로 조금 더 머물고, 조금 더 중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획을 통해 생활인구를 늘리는 정책이다.
단순히 사람이 머무는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소비 지출과 자원 순환이 이루어지는 지역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을 통해 원도심 활성화를 추진하려고 한다.
지역 자원을 지속 가능한 지역 자본으로 대전 중구는 지난 4월 16일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진행하는 2025년 생활권 단위 로컬브랜딩 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돼 원주민과 다. 대전의 잊힌 마을 '테미고개' 지역을 중심으로 개별적으로 자리를 잡은 로컬 메이커들과 손잡고 '테미고개'의 숨겨진 멋과 지역 공방을 연계한 혁신 사례를 만들고 있다.
'얼굴이 보이는 다정한 메이커 타운(로컬 메이커스페이스)'으로 명명된 로컬브랜딩 사업은 중구와 대전이 좋아 터 잡은 공방지기들과 지역 대학, 중구의 자원이 만나 '테미고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중구다움을 경험하도록 구상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글로컬 상권 창출팀 모집사업' 도 추진 중이다. 빵의 도시 대전을 상징하는 성심당 등 베이커리 문화를 기반으로 한 예비 창업자 육성과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국비 49억 5000만 원을 포함 총 55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앞서 국토교통부 국비 사업에 선정된 대흥지구 뉴빌리지 사업과 중구 자체사업으로 추진 중인 보문산 부사 날망길 조성사업 역시 '테미고개' 로컬브랜딩 사업 지역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려고 한다.
중구는 이 같은 사업을 통해 낙후된 원도심 이미지를 벗고 위기라고 생각했던 조건을 기회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역에 흩어져 있던 자원을 모아 지역 발전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중구의 지속 가능한 자본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사람이 중심인 도시, 중구의 새로운 도전
전임 구청장 낙마로 인해 부여된 2년이라는 짧은 임기는 김제선 구청장에게는 위기이자 기회다. 시민사회 출신으로 사회혁신가의 삶을 살아온 김제선 구청장의 이력은 중구 행정을 바라보는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현장 행정을 통해 원도심 중구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중구의 변화가 주목받는 이유이다.
김제선 청장은 "2년이라는 시간은 시스템을 만들고 중장기적인 도시 발전 전략을 세우기에 시간이 부족하고 느낀다"면서도 "주민이 주민을 돕고 돌보는 공동체, 주민과 공무원의 대화가 대안이 되는 도시를 통해 사람이 중심인 도시, 주민주권 도시 중구를 만들겠다" 고 밝혔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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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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