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배구로 삶을 배우다: 7관왕 도안중 배구부의 3C 교육론

  • 오피니언
  • 교단만필

[교단만필] 배구로 삶을 배우다: 7관왕 도안중 배구부의 3C 교육론

이찬주 대전도안중 교사

  • 승인 2025-12-18 17:00
  • 신문게재 2025-12-19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51218091458
이찬주 대전도안중 교사
대전도안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배구부는 올해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7관왕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제21회 대전광역시교육감배 배구대회를 포함한 시대회 4관왕과 함께, 2025 전국학교스포츠클럽축전 배구대회를 포함한 전국대회 3관왕을 석권했다. 이 과정에서 두 번의 교육부장관상(기관 표창)을 수상하며 전무후무한 학교스포츠클럽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 배구부의 더욱 특별한 지점은 단순히 배구 기술 향상에만 집착하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매년 훈련 첫 시간에 필자가 학생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다. 바로 배구부의 핵심 모토인 '배구로 삶을 배운다'이다. 이 말은 배구 기술을 넘어서 다양한 라이프 스킬(Life skill)을 배우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러한 명확한 모토 아래 인성(Character), 역량(Competency), 협력(Cooperation)의 3C를 핵심 가치로 삼아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문적인 훈련을 실시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는 마을 단위 배구 축제인 'CJ컵 배구대회'가 있다. 필자가 지도했던 학교의 졸업생, 재학생, 선생님들까지 6~8팀이 모여 매년 연말에 배구대회를 여는데, 참가비를 전액 기부하는 선한 대회다. 이는 주말마다 졸업한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배구를 알려주며 함께 연습하던 오랜 전통에서 비롯됐다. 2018년 처음 개최됐으며, 올해도 제9회 대회가 12월 20일 열릴 예정이다.

두 번째로 사랑의 연탄배달 봉사활동이 있다. 이 역시 2014년부터 매년 진행된 배구부만의 전통이다. 2018년 CJ컵 개최 이후에는 대회에서 나온 기부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2024년에는 총 6팀 선수들의 기부금과 주변 후원금을 모아 129만 원을 대전연탄은행에 기부했고 기부금과 함께 1500장의 연탄을 신흥동 일대에 직접 전달했다.



세 번째로 부자 배구 Day가 있다. 이는 부모와 자녀가 배구로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배구부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부자특강, 편지 낭독, 세족식, 레크레이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과 소통 부재 등의 다양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었다.

이처럼 도안중 배구부는 인성과 협력의 가치를 일상 속의 나눔과 소통을 통해 꾸준히 실천해 왔다. 하지만 이들이 배운 역량과 자기 극복의 진정한 의미는 승부의 세계, 즉 전국대회라는 가장 치열한 무대에서 비로소 완성됐다. 인성과 협력으로 다져진 기본 위에서, 학생들은 목표 달성과 극한의 긴장감을 극복하는 참된 라이프 스킬을 체득할 수 있었다.

2025년 마지막 전국대회가 끝나고 마지막 미팅에서 학생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전국 우승이라는 큰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포기하며 훈련을 견뎌내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던 경험, 엄청난 긴장감과 압박감을 이겨내고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경험, 실수 후에도 멘탈을 회복해 다시 일어났던 경험, 지고 있던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뒤집었던 경험, 맡겨진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여 완벽한 팀워크를 보여줬던 경험, 이런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앞으로 너희들이 한층 더 멋진 사람으로 성장할 거라 믿는다."

인성(Character)은 책임감과 나눔을, 역량(Competency)은 자기 절제 능력과 회복탄력성을, 협력(Cooperation)은 공동체 의식, 타인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들은 배구 기술을 배우는 과정에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삶의 라이프 스킬을 체득한 것이다. 주중 방과 후는 물론, 점심시간과 주말까지 반납하며 흘린 '피와 땀'은 잔인한 경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잠재력을 스스로 깨우치기 위한 숭고한 헌신이었다.

이번 도안중의 우승은 학교스포츠클럽이라는 큰 강에 잔잔한 울림을 줬다. 학교스포츠클럽은 더 이상 운동 기술만을 배우는 곳이 아닌, 인성 교육과 역량 교육을 통합하는 가장 효과적인 장(場)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이와 같은 좋은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 스포츠를 통해 삶을 배운 이 아이들이 바로 우리 사회의 미래다. 이찬주 대전도안중 교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유명무실한 대전시·교육청 청소년 도박 중독 예방·치유 조례
  2. GM세종물류 노동자들 다시 일상으로...남은 숙제는
  3. “정부 행정통합 의지 있나”… 사무·재정 담은 강력한 특별법 필요
  4. 성장세 멈춘 세종 싱싱장터 "도약 위한 대안 필요"
  5. 한국효문화진흥원 설 명절 맞이 다양한 이벤트 개최
  1. 충남대병원 박재호 물리치료사, 뇌졸중 환자 로봇재활 논문 국제학술지 게재
  2. [사설] 김태흠 지사 발언권 안 준 '국회 공청회'
  3. 지역대 정시 탈락자 급증…입시업계 "올해 수능 N수생 몰릴 것"
  4. 으뜸운수 근로자 일동, 지역 어르신 위한 따뜻한 나눔
  5. 무면허에 다른 이의 번호판 오토바이에 붙이고 사고낸 60대 징역형

헤드라인 뉴스


지방선거 앞 행정통합 블랙홀…대전 충남 등 전국 소용돌이

지방선거 앞 행정통합 블랙홀…대전 충남 등 전국 소용돌이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국 블랙홀로 떠오른 행정통합 이슈에 대전 충남 등 전국 각 지자체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 등 통합 당사자인 광역자치단체들은 정부의 권한 이양이 미흡하다며 반발하고 있는 데 시민단체는 오히려 시민단체는 과도한 권한 이양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에 세종시 등 행정통합 배제 지역은 역차별론을 들고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0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전남·광주, 충남·대전, 대구·경북 등 3개 권역의 행정통합 특별법과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대한 병합 심사에 돌입했다. 이..

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211조 원 돌파 쾌거
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211조 원 돌파 쾌거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호조세와 피지컬 AI 산업 기대감 확산으로 국내 증시가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충청권 상장사의 주가도 함께 뛰고 있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에서의 강세로,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한 달 새 40조 1170억 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10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2026년 1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211조 8379억 원으로 전월(171조 7209억 원)보다 23.4% 증가했다. 이 기간 대전과 세종, 충남지역의 시총은 14.4%, 충북은..

[독자제보] "폐업 이후가 더 지옥" 위약금에 무너진 자영업자
[독자제보] "폐업 이후가 더 지옥" 위약금에 무너진 자영업자

세종에서 해장국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던 A 씨는 2024년 한 대기업 통신사의 '테이블오더(비대면 자동주문 시스템)' 서비스를 도입했다. 주문 자동화를 통해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매장 운영도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계약 기간은 3년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테이블오더 시스템은 자리 잡지 못했다. A 씨의 매장은 고령 고객 비중이 높은 지역에 있었고 대다수 손님이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았다. 주문법을 설명하고 결제 오류를 처리하는 일이 반복되며 직원들은 '기계를 보조하는 역할'을 떠안게 됐다. A 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줄지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근조화환 줄지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근조화환

  •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놓고 여야 갈등 심화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놓고 여야 갈등 심화

  •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