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통합 속도전… 지방선거 ‘선거용’ 전락 우려

  • 정치/행정
  • 대전충남 행정통합

대전·충남 통합 속도전… 지방선거 ‘선거용’ 전락 우려

정치권 추진력 커지자 ‘졸속’ 경계 목소리
전국 통합 확산 흐름… 일괄 추진 우려도
권한·재정 설계 미흡땐 통합 이후 갈등

  • 승인 2026-01-12 16:49
  • 수정 2026-01-19 15:55
  • 신문게재 2026-01-13 4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정청래 대표, 충청발전특위 모두발언<YONHAP NO-1733>
지난 12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사진= 연합뉴스)
여야가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충청 지역민 사이에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행정통합이 거대 경제권 구촉으로 충청권 미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 이면엔 지방선거를 앞둔 일정에 떠밀려 자칫 '선거용 통합'으로 흐를 수 있다는 걱정이 가시지 않고 있다.

게다가 대전 충남에 이어 광주·전남과 부산·경남 등 영호남까지 가세하면서 지역별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전략 수립 보다는 '묻지마 식' 일괄 통합 추진에 대한 우려도 크다.

12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최근 정치권의 드라이브 속에 추진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여야는 대전의 연구개발 역량과 충남의 제조 기반, 서해안 항만·물류 인프라를 묶으면 광역 산업권 규모가 커져 기업 유치와 대형 사업 확보에서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교통·산단·환경 등 광역 현안을 단일 권역으로 설계하면 중복 투자와 행정 비효율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인구 정체와 재정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두 집 살림을 한 집 살림으로 정리'해 전략 투자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도 힘을 얻는다.

하지만 통합의 명분이 커질수록 추진 방식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통합은 행정구역을 합치는 문제가 아니라 권한과 예산 구조, 의사결정 체계를 다시 짜는 구조 개편이다. 그럼에도 논의가 정치권 시간표에 맞춰 속도를 내면 '결론부터 정해놓은 통합'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 국면에서 통합이 정치적 메시지로 소비되는 순간, 통합 논의는 정책 경쟁이 아니라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위험이 있다.

전국적으로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는 흐름도 경계 요인이다.

특별법 처리 시점과 선거 일정이 맞물리면서 '선 통합, 후 보완' 식 구상이 거론되고, 주민투표 대신 의회 의결 방식이 언급되는 등 절차보다 일정이 앞서는 모습도 나타난다. 충분한 검증 없이 추진될 경우 준비 부족이 갈등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충남 통합도 결국 '통합 이후'에서 승부가 갈린다. 대전 5개 자치구 권한이 어떻게 재편되는지, 충남 시·군의 대표성과 자원 배분 원칙이 어떻게 설정되는지에 따라 통합은 시너지일 수도, 갈등의 시작일 수도 있다. 청사·산하기관 배치, 광역사업 우선순위는 이해득실이 걸린 문제여서 설계가 미흡할수록 지역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관건은 통합을 '얼마나 빨리'가 아니라 '어떻게' 추진하느냐다. 통합의 실익과 손익, 권한·재정 재편 원칙, 기초단체 권한 보장 장치 등 핵심 설계를 먼저 공개하고, 지역이 납득할 절차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지역의 한 대학 교수는 "통합 논의가 선거용 시간표에 끌려가면 출범 뒤 갈등과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주민이 판단할 정보와 공론화 절차 없이 속도만 강조하면 통합의 정당성부터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용문동4구역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 1656세대 공급 계획
  2. 울산 중구 성남동 옛 포차거리, 주말 골목마켓으로 재탄생
  3. '세종 행정수도법 연내 제정' 28일 국회서 다시 물꼬 튼다
  4. 천안시, 건강한 숲 조성 순환고리 '벌채-조림-숲가꾸기'
  5. '제3회 충남 월남전참전 전우회 활성화 행사' 천안서 개최
  1. 천안을 이재관 의원, "51억원 들인 해수부 '섬 원격진료', 실질적인 활성화 대책 마련해야"
  2. 백석대, 외국인 유학생과 따뜻한 밥상 나눠
  3. 충남교육청평생교육원, 성인 다문화 수강생과 '전통 한복체험' 진행
  4. 천안을 이재관 의원, "국가 방역조치로 폐원한 과수농가, 무병묘 특별지원으로 조기 영농복귀 지원해야"
  5. 남서울대 글로벌한국어문화학과, 외국인 유학생 '해외 한국어교육 실습' 성료

헤드라인 뉴스


포스트 국정감사 예산 전쟁 열린다…충청 총력 대응시급

포스트 국정감사 예산 전쟁 열린다…충청 총력 대응시급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두 번째 국정감사가 막을 내리는 가운데 820조 9000억원에 달하는 내년 정부 예산안에 대한 대응이 충청권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전 트램, 국회 세종의사당, 대통령 세종집무실 등 지역발전을 위한 예산을 증액하거나 미반영 된 예산을 추가로 반영하는 과제가 충청 여야에 주어진 것이다. 행정수도 특별법 연내 제정과 국가 반도체종합연구소 대전설립, 공공기관 제2차 지방 이전 등도 포스트 국감 정국에서 힘을 쏟아야 하는 지점이다. 국회에 따르면 26∼27일 법제사법·외교통일·국방·행정안전·보건복지·기후에너지환경노..

가을 이사철에 대전·세종·충남 가계대출 상승세... 단, 연체율 증가에 차주상환 부담도
가을 이사철에 대전·세종·충남 가계대출 상승세... 단, 연체율 증가에 차주상환 부담도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대전·세종·충남 시중은행 가계대출 상승 폭이 두드러지고 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도 가계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연체율도 소폭 오름세를 보이면서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차주들의 상환 부담 누적으로 가계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발표한 '8월 중 대전·세종·충남지역 금융기관 여수신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모두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우선 대전의 8월 가계대출은 잔액은 23조 4296억 원으로, 8월 한 달 4562억 원 증가했다...

충남대 통합 무산되면 재정 손실만 500억원 이른다
충남대 통합 무산되면 재정 손실만 500억원 이른다

충남대와 국립공주대의 통합신청서 제출안이 구성원 투표에서 부결된 이후 통합 재추진에 나서고 있는 충남대가 통합 무산 시 예상되는 재정 손실 규모가 500억원에 이른다고 공개했다. 충남대는 23일 유성구 정심화국제문화회관 백마홀에서 학내 구성원과 동문 등을 대상으로 '충남대학교 미래 발전을 위한 전 구성원 의견수렴 공청회'를 열고 통합신청서를 12월 31일까지 제출하지 못하면 글로컬대학30 사업비 516억원(국비 430억원·지방비 86억원)이 감액된다고 밝혔다. 내년 2월 28일까지도 제출하지 못하면 사업이 취소되고, 선지급된 123..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