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통합 속도전… 지방선거 ‘선거용’ 전락 우려

  • 정치/행정
  • 대전

대전·충남 통합 속도전… 지방선거 ‘선거용’ 전락 우려

정치권 추진력 커지자 ‘졸속’ 경계 목소리
전국 통합 확산 흐름… 일괄 추진 우려도
권한·재정 설계 미흡땐 통합 이후 갈등

  • 승인 2026-01-12 16:49
  • 신문게재 2026-01-13 4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정청래 대표, 충청발전특위 모두발언<YONHAP NO-1733>
지난 12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사진= 연합뉴스)
여야가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충청 지역민 사이에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행정통합이 거대 경제권 구촉으로 충청권 미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 이면엔 지방선거를 앞둔 일정에 떠밀려 자칫 '선거용 통합'으로 흐를 수 있다는 걱정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대전 충남에 이서 광주·전남과 부산·경남 등 영호남까지 가세하면서 지역별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전략 수립 보다는 '묻지마 식' 일괄 통합 추진에 대한 우려도 크다.

12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최근 정치권의 드라이브 속에 추진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여야는 대전의 연구개발 역량과 충남의 제조 기반, 서해안 항만·물류 인프라를 묶으면 광역 산업권 규모가 커져 기업 유치와 대형 사업 확보에서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교통·산단·환경 등 광역 현안을 단일 권역으로 설계하면 중복 투자와 행정 비효율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인구 정체와 재정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두 집 살림을 한 집 살림으로 정리'해 전략 투자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도 힘을 얻는다.

하지만 통합의 명분이 커질수록 추진 방식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통합은 행정구역을 합치는 문제가 아니라 권한과 예산 구조, 의사결정 체계를 다시 짜는 구조 개편이다. 그럼에도 논의가 정치권 시간표에 맞춰 속도를 내면 '결론부터 정해놓은 통합'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 국면에서 통합이 정치적 메시지로 소비되는 순간, 통합 논의는 정책 경쟁이 아니라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위험이 있다.

전국적으로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는 흐름도 경계 요인이다.

특별법 처리 시점과 선거 일정이 맞물리면서 '선 통합, 후 보완' 식 구상이 거론되고, 주민투표 대신 의회 의결 방식이 언급되는 등 절차보다 일정이 앞서는 모습도 나타난다. 충분한 검증 없이 추진될 경우 준비 부족이 갈등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충남 통합도 결국 '통합 이후'에서 승부가 갈린다. 대전 5개 자치구 권한이 어떻게 재편되는지, 충남 시·군의 대표성과 자원 배분 원칙이 어떻게 설정되는지에 따라 통합은 시너지일 수도, 갈등의 시작일 수도 있다. 청사·산하기관 배치, 광역사업 우선순위는 이해득실이 걸린 문제여서 설계가 미흡할수록 지역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관건은 통합을 '얼마나 빨리'가 아니라 '어떻게' 추진하느냐다. 통합의 실익과 손익, 권한·재정 재편 원칙, 기초단체 권한 보장 장치 등 핵심 설계를 먼저 공개하고, 지역이 납득할 절차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지역의 한 대학 교수는 "통합 논의가 선거용 시간표에 끌려가면 출범 뒤 갈등과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주민이 판단할 정보와 공론화 절차 없이 속도만 강조하면 통합의 정당성부터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행금 천안시의장, 7곳서 업무추진비 절반 이상 사용
  2. 양주시, 시내버스 81번 2대 증차…1월 12일부터 운행
  3. 강제 휴학 시키는 대학?…충남대 의대 24학번 본과 진급 문제 항의
  4. '포항형 주거복지' 새 청사진 나왔다
  5. 우상호, "강훈식 불출마할 것" 충청 지방선거 출렁
  1. 대전시, 미국 바이오.첨단기술 협력 확대
  2. 학폭 이력에 대입 수시 탈락… 법조계 소송으로 몰리고 소년범 역차별 우려
  3. 정치권 시간표에 끌려가나… 대전·충남 통합 ‘반대 확산’
  4. [주말사건사고] 블랙아이스 다중추돌사고부터 단전까지… 강풍에 대전충남 화재만 10건
  5. 조상호 부위원장, '참모' 수식어 떼고 '세종시장' 정조준

헤드라인 뉴스


여야 지도부 14일 충청 집결…대전·충남 통합 헤게모니 싸움

여야 지도부 14일 충청 집결…대전·충남 통합 헤게모니 싸움

여야가 지방선거 최대승부처 금강벨트의 설 밥상머리 민심을 잡기 위해 대전 충남 통합을 고리로 진검승부를 벌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4일 나란히 충청권을 찾아 전국적인 이슈로 부상한 행정통합과 관련한 바닥 민심 청취에 나서는 것이다. 조만간 국회에서 입법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야가 이에 대한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금강벨트에서 정면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충남·대전 통합법을 설 전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6월 3일 지..

청와대 “267억 빼앗고 성 착취,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 검거”
청와대 “267억 빼앗고 성 착취,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 검거”

우리나라 국민 165명을 상대로 267억원을 빼앗고 성 착취 범죄까지 저지른 캄보디아 스캠(신용사기: SCSI Configured Automatically) 조직이 검거됐다. 피해자 대다수는 여성으로, 이들은 금전은 물론 스캠 조직의 강요에 의해 성 착취 영상이나 사진까지 전송하기도 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춘추관 브리핑실에서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TF는 지난해 2월부터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국가기관을 사칭하고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 착취 범죄까지 자행한 스캠 범죄 조직원 26명을 캄보디아 경찰을 통해 현지에서 검거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설계공모, 2029년 조기 완공 스타트
'대통령 세종 집무실' 설계공모, 2029년 조기 완공 스타트

이재명 정부가 2029년 8월로 앞당겨 건립키로 한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의 후속 작업인 건축 설계공모가 12일 본격화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 청장 강주엽)은 이날 대통령 세종 집무실에 대한 사전 규격 공고로 시작되는 추진 일정을 공개했다. 주안점은 대통령 세종집무실의 국격 강화와 국민적 자긍심 고취, 역사적 건축물로 승화하기 위한 '품격 있는 디자인', 대통령과 참모들 간의 소통 강화 등 '국정 효율성 제고', '최고 수준의 보안', '국민 소통과 조화' 등에 둔다. 이번 설계공모는 행복도시건설특별법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목에도 한산한 꽃시장 대목에도 한산한 꽃시장

  • 갑천 물고기떼 수 백마리 이상행동 갑천 물고기떼 수 백마리 이상행동

  • 설 연휴 승차권…‘15일부터 예매하세요’ 설 연휴 승차권…‘15일부터 예매하세요’

  • 상소동 얼음동산 ‘겨울나들이’ 상소동 얼음동산 ‘겨울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