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서 K-뷰티까지, 보령머드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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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에서 K-뷰티까지, 보령머드 30년

영화 속 진흙 목욕 장면에서 영감 얻어 연 15억 원 규모 산업으로 성장, 글로벌 시장 진출 본격화

  • 승인 2026-01-21 10:05
  • 김재수 기자김재수 기자
보령시
2022 해양머드박함회 해양머드 주제관 전경
1992년 개봉한 로버트 알트먼 감독의 영화 '플레이어(The Player)'에서 남녀 주인공이 호텔 머드탕에서 진흙을 바르며 즐기는 장면 하나가 충남 보령시의 미래를 바꿨다. 이 장면에서 영감을 얻은 보령시는 대천해수욕장 인근 갯벌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고, 1994년 한국화학연구소 성분 검사를 통해 보령 갯벌 진흙에 알루미늄 등 9종의 미네랄이 다량 함유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30년이 지난 현재, 보령머드는 연매출 15억 원 규모의 지역 대표 산업으로 성장했다. 머드를 활용한 제품 개발부터 세계적인 축제, 해외 시장 진출까지 아우르는 보령머드의 30년은 지역자원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K-머드 브랜드로 키워낸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1994년 원광대학교 연구팀은 바다 진흙의 화장품 원료 가능성을 발견했다. 갯벌의 흙을 화장품으로 만든다는 발상은 당시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영역이었다. 보령시는 원광대학교와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의 공동 연구를 통해 국내산 머드 화장품 원료 연구에 착수했다.

1996년 6월 머드팩, 바디클렌저, 비누, 샴푸 등 4종의 머드화장품이 출시됐지만 인지도가 낮아 판매 실적이 저조했다. 이에 보령시는 1998년 '제1회 보령머드축제'를 개최하며 머드화장품을 홍보하기 시작했고, 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여름 축제로 발전하며 머드 산업은 지역 경제를 이끄는 핵심 산업으로 성장했다.



보령머드는 끊임없는 혁신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왔다. 2001년 비누공장 준공, 2004년 머드공장 집단화로 생산 기반을 다졌고, 2006년 '보령머드(Boryeong Clay)'가 국제화장품 원료집(ICID)에 등재되며 글로벌 화장품 원료로 공식 인정받았다. 2009년 머드파우더 제조방법 특허권을 획득했고, 2018년에는 30억 원을 들여 머드 고도화사업을 완료하며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했다.

2019년 보령축제관광재단으로 운영을 이관한 뒤 'BORYEONG MUD+' 브랜드로 리뉴얼하며 K-머드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2020년과 2021년 대한민국 품질혁신대상 천연화장품 부문을 2년 연속 수상했고,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고객신뢰도 1위 프리미엄 브랜드 대상을 3년 연속 수상하며 소비자 신뢰를 확인받았다.

보령머드의 글로벌 위상은 2022년 한 단계 더 도약했다. '해양의 재발견, 머드의 미래가치'를 주제로 31일간 진행된 '2022 보령해양머드박람회'는 서해안권 최초 해양 관련 국제박람회로, 보령머드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제25회 보령머드축제와 함께 진행된 박람회에는 국내외 84개 기관·기업이 참여했으며, 135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특히 수출상담 501만 달러, 수출계약 187만 달러를 기록하며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이는 보령머드가 단순한 지역 자원을 넘어 국제적인 해양 신산업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성과로 평가되며, '머드의 도시 보령'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었다.

보령시
보령머드제품 홍보관
보령머드는 2025년 15억 원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 2026년 20억 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37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머드 클렌저, 머드 마스크팩, 버블 특특 팩, K-POP 콘서트 굿즈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유통망 다각화도 적극 추진 중이다. 온라인 유통채널인 와디즈, 인천공항 T1 면세점, 하나로마트 등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 FDA 인증을 획득해 미국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으며, 홍콩, 일본, 싱가포르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K-뷰티 열풍 속에서 보령머드는 'K-머드'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하며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보령머드 산업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있다. 2025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시군구 연고산업육성사업(비금속광물자원 사업화촉진 프로젝트)'에 선정돼 2026년까지 2년간 지원을 받는다. 이를 통해 보령 지역 머드 기업 30여 개가 시제품 제작부터 인증, 디자인 개선, 마케팅까지 원스톱 지원을 받고 있다.

건양대학교 RISE사업과의 연계도 주목할 만하다. '머드기반 맞춤형 K뷰티 Hub 구축 사업'을 통해 2029년까지 5년간 지원받는다. 건양대학교의 바이오헬스 연구역량과 보령시의 머드자원이 결합해 메타버스 보령머드 전시관 구축, 블록체인 기반 인증 및 유통시스템 개발, 해외 전시회 참가 지원 등 K-머드 산업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보령머드는 전통적인 지역자원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마트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1998년 첫 시작한 보령머드축제는 이제 연 169만 명이 찾는 대한민국 대표 여름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형 한류종합행사 공모에 선정되며 2억 8,000만 원의 지원을 확보해, K-컬쳐 콘텐츠로서의 위상을 공식 인정받았다.

보령시는 2026년 20억 원 매출 달성, 해외 시장 본격 진출, 제품 리뉴얼, 첨단 기술 융합 등의 청사진을 실행하고 있다. 30년간 축적된 브랜드 가치, 탄탄한 생산 기반, 다양한 제품 라인업, 세계적인 축제, 그리고 끊임없이 혁신하려는 의지가 보령머드를 더욱 성장시키고 있다고 보령시 관계자는 밝혔다.
보령=김재수 기자 kjs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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