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장이 서면 불도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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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장이 서면 불도 깨어난다

이경희 공주소방서 안전문화팀 소방위

  • 승인 2026-02-03 09:36
  • 수정 2026-02-03 17:12
  • 고중선 기자고중선 기자
이경희
이경희 공주소방서 안전문화팀 소방위
'장이 선다'는 말에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생활의 온기가 담겨 있다. 전통시장은 단순한 상거래 공간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숨결과 일상이 이어지는 삶의 터전이다. 그러나 겨울철이 되면 이 온기는 자칫 화재라는 또 다른 불로 번질 수 있다. 난방기기 사용 증가와 전기·가스 설비 집중이라는 계절적 특성 속에서, 재래시장은 작은 부주의에도 대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을 안고 있다.

공주산성시장은 공주시와 충남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오랜 시간 지역 상권과 공동체 문화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반면 점포 밀집도와 노후 설비, 복잡한 동선 등은 화재 발생 시 피해 확산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특히 겨울철에는 전기 난방기기 사용과 가연물 적치가 늘어나 화재 위험성이 더욱 높아지는 만큼, 사전 예방 중심의 안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인식 아래 공주산성시장은 화재 예방을 위한 환경 개선과 인식 제고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을 통해 노후 전기 설비 정비와 통행로 개선, 소방시설 보강 등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며, 화재 위험 요인을 구조적으로 낮추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화재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동시에, 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체감하는 안전 수준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아울러 소방청과 공주소방서 그리고 시장 관계자들이 협력해 추진한 벽화 조성 사업은 시장 환경 개선의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관리가 어려웠던 골목과 외벽 공간을 밝고 개방적인 공간으로 전환함으로써, 상시적인 시선과 유동 인구가 이어지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시장 이미지 개선을 넘어, 화재 위험 요소를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산성시장전문의용소방대의 현장 중심 활동은 공주산성시장 화재 예방의 또 다른 축을 이루고 있다. 산성시장전문의용소방대는 겨울철 화재 취약 시기를 중심으로 야간 순찰 및 예찰 활동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며, 점포 주변 가연물 적치 여부, 전열기기 관리 상태, 소방시설 유지관리 실태 등을 확인하고 특히 상인이 부재한 야간 시간대의 순찰 활동은 초기 위험 요소를 사전에 발견·조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 상인과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화재 예방 홍보 및 캠페인을 통해 전기·가스 안전 수칙과 초기 대응 요령을 반복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한 계도 차원을 넘어, 상인 스스로가 화재 예방의 주체로 참여하도록 인식을 전환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일상 속 자율적인 안전 관리 문화 정착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24년 9월. 공주산성시장에서는 한국화재보험협회와 소방청이 함께한 「전통시장 화재 예방 합동 캠페인」이 개최됐다. '모두가 안전한 공주 산성시장 만들기'를 주제로 열린 캠페인은 전통시장 화재예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으며, 행사 일환으로 소화기 200대가 공주산성시장 상인들에게 전달됐다. 이 캠페인은 공공기관과 민간이 협력해 화재 예방의 실질적 수단을 현장에 제공했다는 점에서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소화기 전달은 단순한 물품 지원을 넘어, 상인 개개인이 화재 초기 대응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인식을 전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초기 소화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함께, 현장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안전망으로 작동하고 있다.

재래시장 화재 예방은 시설 개선이나 장비 고급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장을 찾는 시민의 발길이 늘고, 각종 문화·체험·지역 행사가 활발히 유치될수록 시장은 더욱 살아 있는 공간이 된다. 이러한 활성화는 자연스럽게 관리와 관심을 불러오고, 안전에 대한 인식 확대로 이어져 화재 위험 요소를 사전에 줄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장이 서면 불도 깨어난다. 이는 위험에 대한 경고이자, 동시에 책임에 대한 메시지다. 시장이 살아 움직일수록 화재의 가능성 또한 함깨 깨어나지만. 그보다 먼저 깨어나야 할 것은 예방의식과 공동의 관심이다. 공공기관의 정책적 지원, 상인의 자율적 안전 관리, 의용소방대의 현장 활동, 시민의 지속적인 이용과 관심이 함께할 때, 전통시장의 불은 위험이 아닌 온기로 남을 수 있다. 공주산성시장이 앞으로도 안전을 바탕으로 지역의 활력과 정취를 이어가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이경희 공주소방서 안전문화팀 소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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