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세우는 언행과 달리 행정통합 자체에 여야 공감대가 있는지 뿌리부터 의심이 들게 한다. 논란이 증폭되던 대전시의회에서는 10일 주민투표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이날 지도부까지 나서 행정통합 속도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지역민은 관망만 하고 정당 지도부의 이해관계와 지역의 입장만 있어서도 안 된다. 지방분권 대전환이나 국가 생존 전략이라는 포장을 두른 광역 행정통합이 암초를 만난 건 어찌 보면 예견된 혼란이었다.
지자체들이 요구하는 특례 조항 상당수는 정부 부처들의 불수용 의견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세의 지방세 전환, 실질적인 재정 분권, 중앙 권한의 지역 이양 등을 독립국 수준의 특혜 요구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지금 못 하면 4년 뒤로 넘어가는 점을 들어 김민석 국무총리는 "일단 통합하고 부족한 건 채워 나가야 한다"는 정부 입장을 피력했다. 미래를 위해서도 입법 초기부터 드러난 갖가지 부작용을 덮고 가서는 안 된다.
정치 일정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지방선거 60일 전까지 주민투표 실시가 가능하다. 주민투표법,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 지방자치법에서 이를 보장한다. 지역에서 요구한 권한을 중앙정부가 수용하지 않고 정치 공세만 남으니 주민투표 요구가 빗발치는 것 아닌가. 갈래를 타기 어려울 땐 실질적인 주민 결정권을 묻는 것도 물론 한 방법이다. 다만 속도조절론이 갖는 맹점은 조심해야 한다. 통합 반대에 힘이 실리는 쪽으로 해석될 때는 더욱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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