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가보지 않고선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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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가보지 않고선 모른다

조선교 세종본부 기자

  • 승인 2026-03-03 17:22
  • 수정 2026-03-03 17:25
  • 신문게재 2026-03-04 18면
  • 조선교 기자조선교 기자

세종 소재 금강수목원이 충남도의 매각 추진으로 폐원 위기에 처하며 보존과 개발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30년 넘게

조선교 증명사진
조선교 세종본부 기자
모 방송국의 라디오에 출연해 다룬 적이 있었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수목원이자 중부권 최대의 휴양림. 세종에 있으나 충남도가 소유한, 그리고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에서 폐원에 이어 매각 절차까지 직면하게 된 금강수목원.

가보지 않고서도 큰 문제라 생각했고 의견을 피력하기 수월했다. 1990년대 초 기준으로 조성에만 270억 원, 이후로도 수차례 수십억 원씩 예산이 투입되며 추가 시설들이 들어섰다.

규모는 약 80만 평. 산술적으로 큰 의미가 있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대형 휴양림인 만큼, 민간 개발이 아닌 또 다른 대안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게 주된 요지였다.

그러나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있듯 마주한 실체는 달랐다. 지난달 말 중도일보 세종본부는 소속원이 모두 함께 폐원한 수목원으로 향했다.

줄기차게 매각이 거론되는 이때, 어쩌면 마지막 모습을 볼 수도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상황이 비관적으로 흘러간다면, 나에겐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이 될 터였다.

세종에서 출발한 차량이 금강변을 따라 내달리자 곧 멋스런 빨간색 상부 철골 구조의 불티교가 모습을 드러냈고, 미처 수목원 초입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산자락을 마주하게 됐다.

가히 한 이름의 '산'이라 볼 수 있는 규모의 수목원이 금강과 맞닿아 펼쳐져 있었다. 내부는 설레기까지 했다. 캠핑장부터 방갈로, 휴양관, 놀이터 등 시민들을 위한 시설들이 당장 이용 가능할 것만 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백제 건물 양식을 본뜬 거대한 산림박물관의 처마를 바라볼 땐 웅장함에 전율이 일기도 했다. 단지 내부를 채우던 수많은 인파와 전시품들만 사라졌을 뿐이었다.

모든 게 제자리였다. 다만 시간이 멈춘 건 인간이 만든 것들에 국한됐다. 광대한 수목원 곳곳의 초목은 여전히 생기가 넘쳤고, 원내를 좀 더 둘러보는 동안 곧 스스로를 관통한 건 뼈아픈 질문이었다.

수천억을 들인들, 다시 만들 수 있을까. 30년 이상의 오랜 시간, 자연이 켜켜이 쌓아온 이 거대한 생태 광장을.

수목원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수십억씩 들여 지은 시설물들은 들러리가 됐다. 현장에서 목도한 광활한 자연은 숫자놀음을 죄스럽게 만들었다.

의문은 더 커질 수밖에. 당장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한 세대가 지나기 전엔 만들 수 없는 환경이었다.

만약 매각과 민간 개발이 추진된다면 나 역시 이번 생애 세종에선 이와 같은 규모의 산림휴양 공간은 만나기 어려울 것이란 확신이 섰다.

금강수목원의 본질은 시·도민들을 위한 시설물들과 더불어 오랜 기간 살아 숨 쉬면서 조화롭게 자리잡은 자연이었다.

세종, 또는 중부권의 다른 지역에 이 같은 공간을 만든다고 한들, 쉽사리 흉내조차 내지 못할 만큼 오랜 시간들이 수목원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세종엔 휴양림이 없다. 그렇다 보니 금강수목원의 국유화에 대한 시민들의 염원도 뜨겁고 표면적으론 이에 대한 이견도 드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역시나 돈 문제가 걸린다. 4000억 원대로 추산되는 막대한 규모의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여러 가치의 무게를 고민해볼 수 있다. 돈과 시간, 민간 영리와 시민의 복리. 그리고 행정적 원칙 내지는 효율과 시민의 염원.

나 역시 가보지 않고선 와닿지 않았다. 누군가 이 무게에 대해 고민과 의문이 든다면, 필히 권해주고 싶다. "직접 가보라. 당장 돈으로 만들 수 없는 게 거기 있다"라고. 조선교 세종본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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