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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은석 목원대 교수·국제디지털자산위원회 이사장 |
'로컬호스트:웹3.0'은 디지털 자산을 사회적으로 널리 알리고 디지털 자산의 생태계 구축을 위해 관심 있는 사람들이 서로 모여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시작했다. 디지털 자산 업계에서 서로 교류하며 알고 지내던 네 명이 공동 운영자로 뜻을 모으고 기금을 조성하여 역삼동 건물 1층을 통으로 빌렸다. 그리고 이 공간을 디지털 자산의 확산을 위한 '무료 비영리 대여 공간'으로 정의하고 목적에 맞는 모임을 가지는 누구에게나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열어두었다.
공간 사용을 신청하는 방법도 색다르다. 홈페이지를 통해 원하는 날짜에 예약할 수 있는데, 예약을 위해서는 모임 주최자가 보증금을 내야 한다. 이 보증금을 디지털 자산으로 내는데, 모임의 주최자는 500 USDT(한 개의 가격이 1달러의 가치를 지닌 코인으로 가치가 고정되어 있어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이라 한다), 즉 500달러에 해당하는 스테이블코인을 지정된 계좌에 이체하면 장소 예약이 확정된다. 이후 운영진과의 소통은 텔레그램으로 진행하며 장소를 활용하고 난 뒤 문제가 없으면 500 USDT를 다시 반환해 준다.
유지가 될까? 이 공간은 놀랍게도 4개월 만에 지속성을 확보했다. 배경은 이렇다. 원래 디지털 자산 업계는 사람끼리 잘 만나지 않는다. 일례로 수십조 원의 가치를 가진 디지털 자산을 운영하는 한 재단의 경우, 전 세계 주요 지역에 담당자가 있지만, 사무실이 딱히 없다. 대부분 텔레그램으로 소통하고, 만나야 할 일이 있으면 커피숍에서 만나 필요한 이야기를 나눈다. 서로 SNS 계정은 주고받지만, 전화번호는 잘 교환하지 않는다. 공간도 없고 전화번호도 나누지 않으니 명함도 만들지 않는다. 본명보다는 SNS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이 더 익숙하고 업무는 대부분 화상회의로 진행하며 슬랙(Slack)이나 노션(Notion) 같은 온라인 협업 도구로 일을 주고받는다. 회사에 출근하고 얼굴을 맞대며 소통하고 교류를 위해 전화번호를 교환하는 데 익숙한 사람에는 상당히 낯선 이야기다.
이런 디지털 자산 업계가 보여주는 독특한 문화에 대해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저서 '소유의 종말(The Age of Access)'에서 '접속(access)으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로 설명했다. 가질 수 있기에 현실의 '나'와 밀접하게 연결된 실체(주소, 전화번호, 명함, 이름)를 교환하는 교류가 아니라 '나의 역량', '나의 역할'처럼 내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반으로 상대와 접속하며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다. '로컬호스트:웹3.0'은 이렇게 '접속'이 보편화된 문화로 자리 잡은 관계에 공간이라는 '실체'를 제공했다. 파편화되어 있던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뿜어내는 교류의 밀도는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냈다. 디지털자산 기업들은 교류의 장에 기꺼이 자신들을 드러내고 싶어 했고, '로컬호스트:웹3.0'은 공간의 한쪽 벽면을 내어주는 대가로 강남 한복판의 월세를 충당할 수 있는 자생력까지 갖추게 되었다.
많은 지역에서 '청년'에 초점을 맞추고 이들이 머물고 모이고 교류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주고 싶어 한다. 이 '무언가'를 위해 참고해 볼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바로 '로컬호스트:웹3.0'의 사례이다. '좋은 위치'에 모임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편리한 공간', 그리고 공간을 사용하는 뚜렷한 '목적'. 이 키워드의 조합으로 '접속'은 충분히 밀도 있는 '교류'로 바뀔 수 있다. /원은석 목원대 교수·국제디지털자산위원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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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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