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상식인 듯 아닌 얘기들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상식인 듯 아닌 얘기들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 승인 2026-04-07 17:12
  • 신문게재 2026-04-08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30여 년 전에 청주에서 대전 오는 시외버스를 탄 적이 있다. 버스에 자석 목걸이 파는 상인이 올라오더니 이렇게 얘기했다. '여러분은 잘 모르시겠지만 우리 몸의 혈액은 철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철분은 자석에 붙지요. 이 자석 목걸이를 하시면 우리 몸의 피가 돌다가 이 목걸이를 지나면서 재배치가 되면서 맑아집니다.'

처음 듣고는 귀가 솔깃해졌다. 직업이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아니 오히려 의사라서 철분이 혈액 성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더욱 흥미가 쏠렸고, 심지어는 사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결국 사지는 않았다. 그 설명이 '뻥'이라는 '상식적'인 생각을 한 것이다.

'상식적'인 것 같으면서도 '과학적'이 아닌 일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다. '숙변'이라는 용어도 상식적인 생각에서 나왔다. 대장이 구불구불하니 그 안에는 빈 공간이 있을 것이고, 오랫동안 소화된 음식 찌꺼기가 장 내에 남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상식적이다. 그렇지만 대장내시경으로 장 내를 들여다보면 장은 대단히 매끈해서 숙변이 머물 수 있는 장소가 없다. '변비'는 장 내 대변의 이동이 느려 수분이 흡수되며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숙변과는 거리가 있다.

요즘에는 소위 '먹는 알부민'이 유행이다. 유명 의사들까지 나와 대대적으로 홍보/광고 하는 모습을 본다. 알부민은 우리 혈액 내에 적당량이 존재해야만 하는 필수 단백질이다. 만약 이 성분이 감소한다면 몸이 붓고 망가지기 시작하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빠른 보충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원인 질환을 조속히 치료해야 한다는 사인이다. 그렇지만 만약 부족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굳이 보충해 줄 필요가 없다. 오히려 양이 넘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반드시 혈관을 통해 주입해 주어야 한다.

따라서 '먹는 알부민'은 허구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차라리 계란 두 개를 드시라'고 권한다. 한때 유행했던 '먹는 콜라겐'도 마찬가지이다. 돼지고기 껍질에 콜라겐이 풍부하니 이걸 많이 먹으면 피부 탄력이 좋아진다는 속설도 사실과는 다르다. 고소하고 씹는 맛이 좋아 먹겠다면 말릴 이유가 없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술안주이기도 하다.

알부민과 콜라겐의 공통점은 주성분인 단백질의 분자량이 커서 그대로는 우리 몸에 흡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와 장에서 소화되고 분해되어 아미노산 형태로 변환되어야만 흡수된다. 아미노산은 우리 몸의 간에서 다시 다른 필요한 단백질로 재생성된다. 게다가 콜라겐은 단백질 중에서도 저급 단백질에 속한다. 필수 아미노산을 만들어내는 급이 높은 단백질과는 거리가 있다.

그래도 바르는 콜라겐은 조금(!)은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피부과 전문의는 얘기한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금연과 절주를 비롯한 바른 생활 습관, 균형 잡힌 식사와 땀 흘려 하는 운동 등이 건강 장수의 비결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별로 없다. 그렇지만 우리는 힘들게 원칙을 지키기보다는 건강식품 몇 개 먹어서 쉬운 방법으로 건강을 지키고 싶다는 유혹에 쉽게 빠진다. 그래서 건강식품은 우리 주변에 넘치고 또 넘친다.

건강식품은 우리 생활과 섭생에서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 부족하지 않다면? 별 효과를 보지 못한다. 게다가 평소 건강한 사람은 건강식품을 먹고 내 몸이 더 건강해졌다는 것을 인지하기 어렵다. 건강식품의 수명은 생각보다 짧다. 홍보를 믿고 먹어 봤더니 큰 효과를 보지 못하면 자연히 멀어지게 되고, 다른 건강식품이 뒤를 이어 출현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똑똑해야 한다는 것이다. TV 광고를 보고 구매를 결정하기 보다는 내 몸의 상태를 확인하고, 나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공부하고 효력과 부작용을 확인해 가면서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며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 정보가 너무 넘치기에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취사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한 세상이다.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동물원 '늑구' 생포 직전 포위망 달아나… "건강·은신구역 확인, 포획 가능성↑"
  2. 기자 눈에도 보였던 늑구 포획 실패한 이유는?
  3. '늑구'가 비춘 그림자…대륙사슴·하늘다람쥐 우리곁 멸종위기는 '진행중'
  4. 내달 통합 찬반 투표 앞두고 충남대-공주대 긴장 고조… 학생들 "의견수렴 부족"
  5. 제1회 부여국제히스토리영화제 개봉박두
  1. 5차 특구육성 종합계획서 빠진 공동관리아파트 활용… 추진 탄력 아쉬움
  2. 안전공업 화재수신기 직접 껐다는 직원 진술 나와… 대화동공장 인화성 위험물 허가보다 2배 보관
  3. '대전 도심 첫 폐교' 성천초 학교복합시설 공모 선정
  4. 아산시, 공설 장사시설 대폭 확충
  5. "빠듯하고 위태롭다" 행정수도법 또 논의 무산…표류 우려 가중

헤드라인 뉴스


與 충남지사 경선 박수현 승리…국힘 김태흠과 빅뱅

與 충남지사 경선 박수현 승리…국힘 김태흠과 빅뱅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경선에서 재선 박수현 의원(공주부여청양)이 15일 승리했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후보별 득표율은 당규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이로써 본선에 진출한 박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김태흠 현 지사와 맞붙게 됐다. 박 의원의 본선행은 높은 인지도와 과감한 승부수, 자치분권 등 정책 행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그는 1차 경선에서 민선 7기 충남시정을 이끈 양승조 전 지사와 3선 기초단체장 출신인 나소열 전 서천군수와 겨뤄 양 전 지사와 함께 결..

대전 중구 문창2동 우편취급국 인근 MZ세대 `핫플레이스`로 주목
대전 중구 문창2동 우편취급국 인근 MZ세대 '핫플레이스'로 주목

대전 주요 상권이 MZ세대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태어난 MZ세대들은 가치 소비와 경험 소비, SNS를 통한 정보 공유에 관심이 많은 세대를 뜻한다. 대전 주요 골목이 이들에게 선택받으며 상권의 신흥강자로 떠오른다. MZ세대 발길이 닿는다는 건 이들이 30·40대가 됐을 때 추억의 장소이자 단골 식당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에선 노른자로 불린다. 15일 소상공인 365 빅데이터가 추려낸 대전 MZ세대 핫플레이스는 '대전 문창2동 우편취급국' 인근이다. 중구 문창동에 위치한 해당..

"내가 농기센터 직원인데"…농자재 업체, 공무원 사칭 피해 속출
"내가 농기센터 직원인데"…농자재 업체, 공무원 사칭 피해 속출

<속보>=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공무원 사칭 사기가 세종지역 농자재·농기계 업체들을 덮치면서 비상이 걸렸다. 세종시농업기술센터 소속 공무원을 사칭해 납품을 유도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데, 실제 수천만 원대의 피해로 이어진 경우도 확인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센터 등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사이 센터 소속 공무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지역 종묘·농약사와 농기계 대리점 등 업주에게 접근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며 이날 기준 최소 5건이 확인됐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조치원읍에서 농자재를 판매하고 있는 A 씨는 지난 7..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씨 없는 포도 ‘델라웨어’…전국 첫 출하 씨 없는 포도 ‘델라웨어’…전국 첫 출하

  • ‘자원순환 실천 함께해요’ ‘자원순환 실천 함께해요’

  • 세월호 참사 12주기,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12주기, ‘잊지 않겠습니다’

  • 대전오월드 인근에서 목격된 ‘늑구’ 포획에 나선 경찰들 대전오월드 인근에서 목격된 ‘늑구’ 포획에 나선 경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