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칼럼] 훌륭한 지도자와 수준 높은 유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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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칼럼] 훌륭한 지도자와 수준 높은 유권자

윤성국 전 대전관광공사 사장

  • 승인 2026-04-16 13:36
  • 신문게재 2026-04-17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윤성국(신규사진)
윤성국 전 대전관광공사 사장
요즘 소비자들은 참으로 수준이 높다. 물건 구매에 설렁설렁이 없다. 어디가 더 싼지 온라인 사이트 이곳저곳을 검색하며 가격 비교에 나선다. 신용카드 할인 여부는 물론 배송비까지 점검한다. 원산지 파악과 함께 쿠폰 사용 가능 여부와 포인트 적립도 챙긴다. 소비자 구매 후기에 올라 있는 리뷰까지 섭렵해 제품을 검증한다.

오랜 시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취득한 정보를 종합 분석, 평가한 다음에야 결제 버튼을 누른다. 문명의 이기를 십분 활용하는 소비 행태일 뿐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으나 분명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현명하고 합리적인 소비자들의 진면모다.

그런데 작은 물건 하나를 구매하는 데도 이 같은 심사숙고를 기울이면서, 더욱 중차대한 정치 지도자를 뽑는 선거에는 도무지 이러한 현명하고, 합리적인 태도는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기관 및 공·사조직의 모든 번영과 쇠퇴 속에는 지도자의 리더십이 함께 녹아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동서고금을 통해 지도자의 능력에 따라 국가의 흥망성쇠가 천양지차로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역사를 통해 배워왔으며, 직접 그 폐해를 목도하고 확인해왔다.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과 의회 의원들 또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들이다. 능력 있는 지도자를 선발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일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능력도 없이 입신양명(立身揚名)에만 몰두하는 정치꾼들에게 기회를 주어서는 어떠한 지역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역사가 이를 분명히 증명하고 있다.

제발 이번 선거만은 물건을 구매할 때의 그 신중함과 심사숙고로 후보자를 선발하기를 간곡히 기원한다. 후보자의 인물 됨됨이를 천천히 살펴봐야 한다. 지역 발전을 담보할 담대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알뜰살뜰 살펴야 한다. 언론보도를 주목하고, 주변의 평가에도 귀를 기울이면 정말 능력을 갖추었는지 판단 가능하다. 수준 높은 소비자의 그 지극정성 정도라면 판단에 필요한 정보는 널려있다.

지도자의 능력이 다 비슷할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은 이제 고쳐야 한다. 과거 시정 도정에서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니까 시정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급히 풀어야 할 현안 사항이 누적돼도 헤쳐 나갈 능력이 없으니 해결책도 내놓지 못한 채 지지부진 세월만 보내다가 임기를 마친 단체장들도 있다.

특별히 광역단체장은 지역 발전에 기로가 될 대 역사(役事)에 대처하는 능력과 자세가 남달라야 한다. 지역 발전을 최대 목표로 밀어붙이는 현명한 판단력과 강력한 추진력이 그것이다.

정당이 마음에 든다고, 학교 동문이라고, 무성의하게 후보를 선택하던 수준 낮은 유권자의 시대에 더 이상 머무를 수는 없다. 시류에 휩쓸려 사려가 부족한 한 표를 행사하고서 부실한 지도자가 초래한 비전조차 없는 침체된 지역 경제를 탓하는 못난 유권자는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 된다.

훌륭한 지도자는 유권자의 수준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도자를 한 번 잘못 뽑으면 망가진 지역 경제가 내미는 그 대가는 생각보다 크고, 오래간다, 뒤늦은 각성으로 다시 지도자를 바꿀 수야 있겠지만 그 손실을 되돌리는 것은 정말 어렵다. 많은 세월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수준 낮은 유권자의 가벼운 한 표 행사로 무능력한 지도자를 감수해야 하는 깊은 후회와 한탄을 더 이상 되풀이할 필요는 없다. 일 잘하는 훌륭한 지도자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권자의 수준 높은 선택뿐이다. /윤성국 전 대전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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