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맹모(孟母)의 이사와 현대의 교육-교육의 근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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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공론] 맹모(孟母)의 이사와 현대의 교육-교육의 근본을 묻다

한대희/수필가

  • 승인 2026-04-16 12:03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고등학생의 선생님 피습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교육계는 물론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우리 사회가 학생이 스승을 존경하지 않는 안타까운 현실을 바라보면서 왜 우리 사회가 이렇게 되었을까? 하는 고민을 해보게 된다. 결국 아이들을 공부하는 기계로 만드는 교육 현실 공감과 이해가 부족한 학교의 교육도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의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살아가는 현대 사회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이루어지게 하려면 결국 교육이 바로 서야 한다.

"此眞可以居子矣(차진가이거자의). 이곳이야말로 진정 내 자식이 살 만한 곳이구나."

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째 이사 끝에 서당 근처에 자리를 잡으며 남긴 말이다.

우리는 흔히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단순한 교육열의 상징으로 이해하곤 한다. 공동묘지에서 죽음을 흉내 내고, 시장통에서 장사꾼을 흉내 내던 아이가 서당 근처에서 예절과 학문을 익히는 모습은 환경이 인간에게 미치는 지대한 영향을 방증한다.

그러나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고사는 단순한 거주지 이전 이상의 메시지를 던진다. 교육의 시작은 어디이며,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가. 인구 소멸과 공동체 붕괴라는 위기 앞에 선 오늘날, 맹모의 결단은 우리 사회의 교육 시스템과 가치관을 향한 준엄한 꾸짖음으로 다가온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이 아니다. 덴마크의 철학자 키르케고르는 인생의 목표를 이루는 결과보다 그 과정 자체를 소중한 여행으로 여겨야 한다고 역설했다. 자녀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는 자식에게 가장 좋은 옷을 입히고 산해진미를 먹이는 것에 골몰하지만, 진정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그 아이가 자라날 '도덕적 환경'과 '가정교육'이다.

예로부터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 했다.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 부모가 타인을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는 모습을 보일 때, 아이는 자연스럽게 사교성을 익히고 스승을 공경하며 어른을 섬기는 법을 배운다. 그러나 오늘날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많은 학부모가 아이에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기보다, 이미 잡은 고기를 입안에 떠 넣어 주기 바쁘다. 과보호와 과잉 기대 속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자립심을 잃고, 세상의 중심이 자신이라는 오만함에 빠지기 쉽다. 이는 곧 학교 현장에서의 부적응과 교권 침해라는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 이어진다. 가정이라는 첫 번째 학교가 무너지면, 공교육이 아무리 애를 써도 굽어버린 나무를 바로잡기에는 역부족이다.

현대 사회의 급격한 변화는 가정교육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맞벌이가 일상이 된 오늘날, 아이들은 태어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어린이집에 맡겨진다. 부모는 직장에서 돌아온 피곤한 몸으로 아이와 깊이 있는 교감을 나누기 어렵다. 그 빈자리를 메우는 것은 조기 교육 열풍이다. 서너 살 아이를 유명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1년 전부터 대기표를 받는 풍경은 우리 사회의 불안과 집착이 만들어낸 촌극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공동체의 해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격언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삭막한 아파트 숲에서 신생아의 울음소리는 끊긴 지 오래다. 인구 소멸 지역에서는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내걸릴 정도로 저출산과 초고령화는 국가적 위기로 다가왔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예절과 지혜를 배울 '어른'과의 접점을 잃어버렸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우리는 과거의 '마을 공동체'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노인 돌봄 일자리 사업을 육아 시스템과 연계하는 방안은 매우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어르신들이 단순히 일자리를 갖는 것을 넘어, 맞벌이 부부를 대신해 어린이집이나 지역 커뮤니티 센터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생활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때, 아이들은 어른을 대하는 법과 삶의 지혜를 몸소 체험하며 배울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돌봄을 넘어 '세대 간의 교육적 결합'을 의미한다. 노인들에게는 자아실현과 경제적 안정을 제공하고, 아이들에게는 결핍된 가정교육과 정서적 안정을 보충해 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맹모가 서당 근처로 이사하여 맹자에게 학문의 향기를 맡게 했듯,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어른의 향기'를 맡게 해주는 거대한 서당이 되어야 한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고, 거꾸로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이 말은 자녀의 행동을 보면 그 부모의 교육 철학을 알 수 있다는 말로, 동서고금을 막론한 진리다. 맹모가 세 번의 이사를 감행한 이유는 단순히 명문 학교에 보내기 위함이 아니었다. 내 자녀가 타인을 존중하고, 올바른 인품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간절함 때문이었다.

교육은 평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돈으로 사는 조기 교육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올바른 태도이며, 나아가 우리 아이들을 함께 기르겠다는 사회적 책임감이다. 가정교육의 회복과 세대 간의 연대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인품이 뛰어난 인재로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 우리가 실천해야 할 진정한 의미의 '삼천지교'일 것이다.

한대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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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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