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화장실 공사 맡기겠다”… 선입금 유도 피싱 주의보

  • 사회/교육
  • 사건/사고

“학교 화장실 공사 맡기겠다”… 선입금 유도 피싱 주의보

  • 승인 2026-04-22 17:54
  • 신문게재 2026-04-23 6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대전에서 학교나 공공기관을 사칭해 소규모 건설업자에게 공사를 제안하며 자재비 명목의 선입금을 가로채는 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범인들은 경기 침체로 일감이 절실한 영세 업체의 심리를 악용해 구체적인 공사 계획이나 위조 명함으로 안심시킨 뒤 금전을 편취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공공기관 명의의 공사 제안과 함께 선입금 요구가 있을 경우 반드시 해당 기관에 직접 사실 여부를 재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clip20260422173411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서 '대전피싱사기전화'를 태그로 여러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대전에서 1인 타일 전문점을 운영하는 A 씨는 4월 중순 중구의 한 고등학교 화장실 공사를 맡아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학교 측이 10여 개 공간을 동시에 손봐야 해 외부 업체를 급히 찾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상대는 자재비 명목으로 1000여 만 원을 먼저 입금하면 전체 4000만 원 가량의 공사비를 받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A 씨는 처음엔 실제 공사 의뢰로 여겼다. 공사 절차와 진행 방식에 대한 설명도 비교적 구체적이었고, 경기 침체로 일감이 줄어든 상황에서 적지 않은 규모의 공사였기 때문이다.

다만 통화 과정에서 상대의 목소리와 발음이 다소 어눌하다는 점을 이상하게 여기고 입금 전 해당 학교 교무실로 직접 확인 전화를 했다. 그 결과 학교 측은 그런 공사를 발주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고, A 씨는 사기 시도라는 점을 알아차린 뒤 주변 업계 관계자와 SNS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알렸다.



대전에서 이처럼 학교나 공공기관을 사칭해 인테리어업자나 소규모 건설업자를 노리는 피싱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범행 수법은 비교적 단순하다. 학교 화장실 보수, 기관 시설 개·보수, 소규모 신축 공사 등을 내세워 접근한 뒤 자재비나 선금 명목으로 일부 금액을 먼저 입금받고 잠적하는 방식이다.

유사한 수법의 실제 피해 사례도 있었다. 1월에는 대전시청 공무원을 사칭한 인물이 지역 건설·전기 관련 업체에 접근해 "전임자가 맡던 전기주차장 화재 예방공사를 급히 진행해야 한다"며 공사에 필요한 물품을 먼저 구매해 달라고 요구한 뒤, 자신이 소개한 업체로 4000만 원을 송금하게 한 사례가 있었다. 사칭범은 위조 명함까지 보내 피해 업체를 안심시켰지만, 납품일이 지나도 물품은 도착하지 않았고 뒤늦게 확인한 결과 시청에는 해당 인물이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같은 피해는 주로 영세한 인테리어업체나 소규모 공사업자에게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현장에서는 자재비를 먼저 들이고 이후 공사비를 정산받는 방식이 일부 관행처럼 남아 있는 있다. 여기에 경영 악화로 일감 확보가 절실한 업체일수록 상대적으로 쉽게 범행 대상이 되기 쉬울 수 있다.

실제 한 타일 시공업자는 "공사 한 건이 아쉬운 상황에서 학교나 기관 명의로 연락이 오면 의심보다 기대가 앞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선입금 요구가 있을 경우 반드시 발주처로 재확인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올해 들어 하루 평균 5000만 원의 피싱 범죄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매년 피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학교나 기관을 사칭하며 자재비 등 선입금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피싱 범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반드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문화 톡] 서양화가 이철우 작가의 또 다른 변신
  2. 與野 행정수도특별법 합의처리로 "세종시 완성" 의지 증명해야
  3. 대전시, 시내버스 이용 에티켓 홍보 확대
  4. 대전서 연이틀 배터리 충전 화재… 전기 이동수단 이용 증가에 '안전주의보'
  5. [문화 톡]노금선 전 MBC 아나운서의 화려한 귀환
  1. 성광진·임전수·이병도·김성근 충청권 민주진보교육감 "초광역 협력 약속"
  2. [내방] 백동흠 대전경찰청장 등
  3. 맹수석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단일화 재논의 제안에 후보들 반응 '싸늘'
  4. 'IBS 과학문화센터' 일상 속 과학을 만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5. 안전지도 해도 사고 나면 무조건 교사 책임?…사라지는 학교 현장체험학습

헤드라인 뉴스


"무색해진 여야 약속" 세종 행정수도법, 지방선거 전 통과 불발

"무색해진 여야 약속" 세종 행정수도법, 지방선거 전 통과 불발

세종 행정수도특별법(이하 행정수도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의 첫 논의 테이블에 올랐지만 위헌 소지와 국민적 공감대를 이유로 제동이 걸렸다. 사실상 지방선거 전 제정이 불발되면서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던 여야 지도부의 약속이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이날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행정수도 완성을 골자로 발의된 특별법 5건(황운하·강준현·김종민·김태년·엄태영·복기왕 등 대표 발의)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지만 심사를 보류했다. 앞서 행정수도법은 지난달 30일과 이달 14일 소위에도 상정됐지만 65개..

대전 지방선거 광역 및 기초단체장 대진표 완성 전운
대전 지방선거 광역 및 기초단체장 대진표 완성 전운

6·3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대전 광역 및 기초 단체장 여야 대진표가 완성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현직 단체장들이 등판 예열을 마치고 본격 링에 오르는 가운데 곳곳에서 '리턴매치'가 성사되며 선거 열기가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2018년 이후 8년 만에 대전에서 3선 구청장이 배출될는지도 촉각이다. 22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동구청장 후보로 황인호 전 동구청장을, 서구청장 후보로 전문학 전 시의원을 확정했다. 이로써 대전시장과 5개 구청장을 포함한 지역 단체장 선거 구도가 모두 완성됐다. 대전시장..

중동전쟁 여파 나프타 68% 급등… 생산자물가 7개월 연속 상승
중동전쟁 여파 나프타 68% 급등… 생산자물가 7개월 연속 상승

중동전쟁 여파로 나프타 가격이 68% 급등하는 등 생산자물가가 7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향후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3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5.24(2020=100)로 전월 대비 1.6%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2025년 9월 이후 7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가 이처럼 장기간 상승한 것은 환율과 유가가 급등했던 2022년 1~7월 이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에너지 절약 동참해주세요’ ‘에너지 절약 동참해주세요’

  • 자연 속 힐링 요가 자연 속 힐링 요가

  • 실전 같은 소방훈련 실전 같은 소방훈련

  • 도심 속 눈길 사로잡는 영산홍 도심 속 눈길 사로잡는 영산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