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인데… 무관심한 기초의원 선거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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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인데… 무관심한 기초의원 선거 씁쓸

정당 구도에 묻힌 생활정치…“후보보다 기호 먼저 본다”
대전 9명 무투표 당선…경쟁조차 사라지나 악순환 고리

  • 승인 2026-05-19 17:20
  • 수정 2026-05-19 17:48
  • 신문게재 2026-05-20 3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의원 선거가 유권자의 무관심 속에 정당 중심의 대리전으로 치러지면서, 후보자의 정책이나 역량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경쟁 부족으로 인해 무투표 당선 사례가 속출하는 등 정치 신인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생활 정치의 근간이 흔들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방의회가 정당 정치의 연장선으로 전락할 경우 주민 대표 기구로서의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구조적인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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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8일 대전 유성구 어은중학교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제1차 모의시험에서 관계자들이 사전투표 장비 운용요령 숙지를 위한 실습을 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6·3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돌입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초의원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무관심이 새삼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근간으로 생활 정치를 표방하는 기초의원 후보가 누구인지 조차 모른다는 지역 주민들이 심심치 않기 때문이다.

참된 지역 일꾼을 가리기 보다는 여야 중 한 쪽을 선택하는 기존 정당 정치에 묻혀 기초의원 선거 무관심을 부채질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미 여야의 선거전이 본격화됐지만 유권자 관심은 시장·구청장·교육감 선거에 쏠려 있다. 반면 기초의원 선거는 후보 인지도나 공약 경쟁은 물론 주민 관심도 역시 약하다.

지역 정가에서는 실제 투표 과정에서도 후보 개인보다 정당 기호에 따라 표심이 움직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기초의원은 주민 생활과 맞닿은 조례 제·개정과 예산 심사, 행정 감시 등을 맡는다. 도시 개발과 복지, 교통, 생활 인프라 등 주민 일상과 연결된 사안을 다루지만 정작 선거 과정에선 이들의 역할과 권한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경쟁 자체가 사라지는 선거구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대전 기초의원 선거 4개 선거구에서 모두 9명의 후보가 무투표로 당선을 확정했다.

특히 대덕구의회 의원 선거에서 경쟁 부족 현상은 두드러졌다. 전체 8명 선출 인원 가운데 절반인 4명이 경쟁 없이 당선을 확정했다. 가선거구에서는 이삼남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조대웅 국민의힘 후보가, 다선거구에서는 서미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전석광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단독 출마했다. 특히 국민의힘 조대웅·전석광 후보는 지난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기초의원 선거에 대한 유권자 무관심이 결국 경쟁 약화와 후보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후보 개인의 정책이나 역량보다 정당 구도가 당락을 좌우하는 분위기가 굳어지면서 새로운 인물 유입은 줄고, 일부 선거구에선 후보조차 채워지지 않는 현상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결국 경쟁 없는 선거가 늘어날수록 유권자 관심 역시 더 멀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당 공천 구조 역시 한 원인으로 거론된다. 기초의원 선거가 지역 현안 경쟁보다 중앙정당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후보 개인의 전문성이나 의정 역량이 충분히 부각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일부 지역에선 현역과 조직 중심 구도가 굳어지며 정치 신인 진입 장벽도 높아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투표 독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방의회가 주민 대표기구보다 정당 정치 연장선으로 소비되는 구조가 이어질 경우 생활정치 기능 자체가 더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기초의원은 주민 삶과 가장 가까운 정치를 하는 자리인데도 선거가 정당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후보 개별 경쟁력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유권자 무관심과 경쟁 약화가 반복되면 지방의회 존재감 자체도 더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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