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큰절은 청양에서, 첫 일정은 공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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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큰절은 청양에서, 첫 일정은 공주에서

최병환 기자 (청양 주재)

  • 승인 2026-06-18 10:35
  • 수정 2026-06-18 12:17
  • 신문게재 2026-06-19 13면
  • 최병환 기자최병환 기자

제10대 청양군의회 당선인들이 첫 공식 일정인 오리엔테이션을 지역구가 아닌 인근 공주에서 진행하면서 지역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선거 기간 내내 지역경제 활성화를 약속했던 당선인들이 첫 행보부터 외부 지역을 선택한 것은 유권자와의 약속을 저버린 언행불일치라는 지적입니다. 군민들은 의원들이 거창한 구호보다는 지역 상권 이용과 같은 작은 실천을 통해 의정활동의 진정성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병환 청양주재
최병환 기자 (청양 주재)
청양군의회가 제10대 의회 출범을 앞두고 최근 당선인 오리엔테이션을 열었다.

의회 운영과 예산·결산 심사, 행정사무감사, 조례 제·개정 등 의정활동에 필요한 교육이다. 당선인들이 의정활동을 준비하는 과정인 만큼 교육 자체를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논란은 장소 선정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인들은 골목골목을 누볐다. 허리를 굽혔고, 큰절도 했다. 한 표를 호소하며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약속했다. 침체한 상권을 살리겠다고 했고, 지역에서 소비가 이뤄져야 청양이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지역경제 활성화는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였다.

그런데 당선 후 첫 공식 일정을 청양이 아닌 공주에서 진행했다. 강의실 사용료와 식사비, 경비가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의 본질은 돈이 아니다. 선거 때 했던 말과 당선 후 보여준 행동 사이의 간극이다.

청양에도 교육이 가능한 시설은 많다. 식당도 있고 카페도 있다. 규모의 차이도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 군민은 "왜 굳이 공주였느냐"고 묻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누구보다 강조했던 이들이 첫 공식 일정부터 지역 밖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한 것이다.

더욱이 이번 오리엔테이션은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니다. 앞으로 4년 동안 군민을 대표할 의원들의 첫 공식 일정이다. 그래서 상징성이 가볍지 않다.

정치는 말보다 행동으로 평가받는다. 기초의원은 더욱 그렇다. 지역 상권을 이용해 달라고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자신들이 먼저 지역에서 소비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는 것은 거창한 실천이 아니었다.

이번 일을 보며 아쉬운 것은 근시안적 사고다. 무슨 의도였는지 차치하더라도 군민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는 놓친 것처럼 보인다. 선거 때 큰절하며 지역을 살리겠다고 약속했던 모습과 겹쳐지면서 아쉬움이 더 커진다.

물론 오리엔테이션 한 번으로 지역경제가 살아나거나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군민은 금액보다 태도를 보고 규모보다 진정성을 본다. 선거 때 외쳤던 지역경제 활성화가 진심이었다면 첫걸음 역시 청양에서 시작했어야 한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제10대 청양군의회가 곧 출범한다. 의정활동의 시작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작은 실천에서 출발한다. 군민이 이번 일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청양=최병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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