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다문화] 일월담 국제 수영 축제,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특별한 하루

  • 다문화신문
  • 서산

[서산다문화] 일월담 국제 수영 축제,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특별한 하루

  • 승인 2026-09-06 11:28
  • 신문게재 2026-02-21 1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타이완 중부의 일월담은 해와 달을 닮은 독특한 지형과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명소로, 평소에는 수영이 금지되지만 매년 9월에는 대규모 국제 수영 축제가 열려 수만 명의 인파가 모여듭니다. 1983년부터 시작된 이 축제는 세계 수영 명예의 전당에 등재될 만큼 유서 깊은 행사로, 참가자들은 철저한 안전 관리 속에서 3,000미터의 호수 코스를 헤엄치며 자연과 하나 되는 특별한 경험을 공유합니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체계적인 운영이 어우러진 이 행사는 단순한 스포츠 대회를 넘어 사람과 자연, 역사가 소통하는 타이완의 대표적인 축제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일월담_2
버스는 타이완 중부의 산속을 따라 점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굽이진 산길을 지나자 나무 사이가 갑자기 열리며 일월담(日月潭)이 모습을 드러냈다. 깊은 청록빛 호수는 하늘을 그대로 비추고 있었고, 아침 안개와 겹겹이 이어진 산들이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풍경을 자아냈다.

일월담은 호수의 독특한 모양 때문에 '해와 달'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한쪽은 둥근 해를 닮았고, 다른 한쪽은 초승달처럼 휘어져 있다. 호수 한가운데에는 타이완 원주민 샤오족(邵族)의 성지인 라루섬이 자리하고 있다. 샤오족은 오래전 조상들이 숲속에서 흰 사슴을 쫓다가 반짝이는 호수를 발견했고, 그 아름다움에 이끌려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다는 전설을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EXIF_일월담_3
호숫가를 따라 산책을 하거나, 물가를 감싸듯 이어진 자전거길을 달리고, 유람선을 타고 맞은편 마을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여행이 된다. 하지만 일월담의 진짜 매력은 시시각각 변하는 호수의 표정에 있다. 해가 떠오를 때는 분홍빛과 은빛으로 물들고, 한낮에는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인다. 같은 풍경은 단 한 번도 반복되지 않는다.

그리고 매년 9월, 이 고요한 호수는 특별한 하루를 맞이한다. 평소에는 자연 보호를 위해 수영이 금지되지만, 단 하루만큼은 수만 명의 사람들에게 호수를 내어준다. 그날이면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물속으로 들어가 같은 목적지를 향해 헤엄친다. 이것이 바로 일월담 국제 수영 축제다. 이 호수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행사 중 하나였다.

1983년에 시작된 이 축제는 타이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스포츠 행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매년 추석 무렵이면 타이완 전역은 물론 해외에서도 참가자들이 차오우 부두에 모여든다. 2026년에는 제44회 대회가 9월 20일 개최될 예정이며,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인정받아 2002년 세계 수영 명예의 전당(World Swimming Hall of Fame)에 이름을 올렸다.

일월담_1
행사 당일 아침이 되면 호숫가는 활기로 가득 찬다. 여덟 살 어린아이부터 노년층, 전문 수영선수와 처음 참가하는 일반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출발을 준비한다. 여덟 살 이상이고 일정 수준 이상의 수영 실력을 갖추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모두 밝은 색의 공식 수영모와 어뢰 모양의 안전부표를 착용한다. 물 위를 가득 메운 형형색색의 수영모는 호수에 또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수영 코스는 깊고 푸른 물을 가로질러 3,000미터에 이른다. 코스는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으며 진행 요원들이 곳곳에서 안내를 맡아 길을 잃을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코스는 뚜렷하게 표시되어 있었고, 진행 요원들이 길을 안내했으며, 500미터마다 마련된 수상 쉼터에서는 잠시 숨을 고르고 물이나 간식을 먹으며 체력을 회복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이곳을 두고 "물 위의 휴게소"라고 부르며 웃곤 한다.

안전관리 역시 세계적인 수준이다. 해상 구조대와 구조선, 상공을 순찰하는 헬리콥터, 육상의 응급 구조소가 유기적으로 운영되며, 해안에서는 구조 인력들이 참가자들의 안전을 끝까지 살핀다. 완주한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차와 드라이기, 담요가 제공되어 긴 수영으로 지친 몸을 녹일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참가자들은 "5성급 서비스를 받는 기분"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철저한 준비를 넘어, 직접 물속에 들어가 보기 전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동이 있다. 드넓고 반짝이는 호수 한가운데에서 같은 저편을 향해 나아가는 2만여 명의 사람들과 함께 물살을 가르다 보면, 자신이 아주 작은 존재처럼 느껴지면서도 동시에 거대한 무언가의 일부가 된 듯한 특별한 기분을 경험하게 된다. 말없이 호수를 감싸고 선 산들과 짙은 사파이어빛 초록의 물결은 그 순간을 더욱 깊게 만들어 준다. 몇 시간 동안은 나이가 많든 적든, 현지인이든 외국인이든 모두가 같은 지평선을 향해 나아가는 한 명의 수영객일 뿐이다.

호수가 다시 고요함을 되찾을 무렵이면, 일월담이 왜 오랜 세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왔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이곳은 단순히 아름다운 여행지를 넘어 자연과 역사, 그리고 사람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특별한 공간이다. 방문객들이 떠난 뒤에도 에메랄드빛 호수와 고요한 산들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아 일월담의 여운을 이어 준다.
후한 명예기자(대만)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번엔 대동교… 트램 공사로 15일부터 왕복 2차로 축소
  2. 국립한밭대 연구자 11명, 세계 상위 2% 과학자 선정
  3. 2030년 완성기 맞는 세종시… 읍면동 활력 도모 방안은
  4. 천안지역 택시 운수종사자 조합, 택시통합·행복콜 폐지 성토...'사회적 합의 우선'
  5. 대전 배추값은 낮아졌지만 속재료는 인상... 김장철 앞 부담 늘어날까
  1. 서산 온가족축제, 추억의 교복부터 맷돌커피까지, 10월 31일 '레트로 여행' 떠난다
  2. 청주 원도심 다시 잇는다… 공간·상권·생활에 새 활력 대혁신
  3. 허태정號 기조실장 '믿을 맨' 오나 친정체제 강화
  4. "부지 매입비 아끼고 주차난 푼다"…인천시, 공원 지하에 주차장 800면 조성
  5. 성심당에 담긴 대전의 시간, 대학생들의 시선으로 풀어내다

헤드라인 뉴스


세종 2031년까지 중앙행정기관 44곳 이전… 행정수도 발돋움

세종 2031년까지 중앙행정기관 44곳 이전… 행정수도 발돋움

정부가 2031년까지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등 44개 기관의 세종 이전을 추진하면서, 세종시는 국가 균형발전을 견인하는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도약할 중대한 전기를 맞게 됐다. 수도권 일극체제를 종식하고 세종시를 실질적인 국정운영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 사실상 모든 중앙부처를 집결시키겠단 의지다. 정부는 임시 청사를 활용하는 27개 기관을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이전하고, 나머지 17개 기관은 2031년까지 독립 청사를 신축 후 순차적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특히 정부가 '행복도시법'상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된 외교·통일·국방·법..

與野 코레일 철도공단 국감 KTX·SRT통합 대립각
與野 코레일 철도공단 국감 KTX·SRT통합 대립각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한국철도공사·국가철도공단 국정감사에선 KTX와 SRT의 고속철도 통합 운행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웠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두 회사의 통합으로 철도 이용객 편의 증대와 운임 인하 효과가 있었다고 호평했다. 반면, 보수야당인 통합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졸속 추진이라고 혹평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통합 운영 시작 이후 하루 평균 이용객이 전년 대비 12% 늘고 수서축 이용객은 28%가량 증가했으며, 국민 교통비 부담도 약 228억원 절감됐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2026] 국감] 지식재산처 국감, `라방 위조상품 판매` 등 쟁점
[2026] 국감] 지식재산처 국감, '라방 위조상품 판매' 등 쟁점

13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지식재산처 국정감사에선 최근 라이브 방송을 통한 위조 상품 판매와 AI를 무단으로 악용하는 상업 서비스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이 쟁점으로 다뤄졌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예전에는 오프라인에서 은밀하게 위조상품을 판매했다면 이젠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라이브 방송을 타고 위조 제품이 널리 퍼지고 있다"며 해외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한 위조 상품 거래 실태와 지식재산처의 단속 및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위조상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어르신들의 신중한 한수 어르신들의 신중한 한수

  • 기온 뚝…‘겉옷 챙기세요’ 기온 뚝…‘겉옷 챙기세요’

  • 구직자들로 북적이는 대전 일자리박람회 구직자들로 북적이는 대전 일자리박람회

  • 대덕구의회 파행에 뿔난 주민과 단식 돌입한 김찬술 구청장 대덕구의회 파행에 뿔난 주민과 단식 돌입한 김찬술 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