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송 뒤에 숨은 농지 관리 책임…한국농어촌공사는 무엇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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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송 뒤에 숨은 농지 관리 책임…한국농어촌공사는 무엇을 했나

여주 공공임대 농지 기존 농로 인접 농지 소유자와 통행권 갈등, 민사소송 비화 논란

  • 승인 2026-10-28 13:51
  • 수정 2026-10-28 15:29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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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인국 경기본부장)
정부의 농지조사를 둘러싸고 조사 기준과 행정 부담에 대한 농민들의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농지를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책임도 같은 기준에서 살펴봐야 한다.

농민에게 농지의 적정한 이용과 관리 의무를 요구한다면, 한국농어촌공사 역시 자신이 소유한 농지의 훼손 여부와 임대계약 이행 상황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최근 경기도 여주시 대신면 후포리 공공임대 농지를 둘러싼 갈등은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인접 토지 소유자에게 농어촌공사 소유 의 기존 농로를 이용할 권리가 있는지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다. 반면 공사 소유 농지에서 훼손이 발생했는지, 원상복구가 적절했는지, 임대차계약 위반 여부를 검토했는지는 공사가 별도로 확인하고 설명해야 할 관리 문제다.

두 쟁점은 통행권이 인정되는지와 임차인이 농지 보전 의무를 준수했는지는 서로 다른 법적·사실적 판단이기 때문이다.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공자산 관리는 미룰 수는 없다.

공사는 2022년 8월 23일 후포리 107번지 일대 농지를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으로 취득하고, 같은 해 12월 29일 청년 농업인과 5년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4년 6월께 임차인이 기존 농로로 사용한 입구에 차단시설을 설치하면서 인접한 108번지 토지 소유자 등이 민원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공사는 2024년 6월 27일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7월 1일과 31일 두 차례 원상복구를 명령했다. 이어 8월 20일 복구 완료를 확인했으며, 이후에도 복구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대목에서 필요한 것은 통행권에 대한 선결 판단이 아니다. 공사가 어떤 범위를 훼손으로 판단했는지, 원상복구 명령에 어떤 내용이 포함됐는지 등의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민원인은 2025년 4월 27일 임차인이 트랙터로 밭고랑을 만들고 비닐을 덮어 통행을 막았으며, 산지 훼손과 관련해 원상복구 명령도 내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사의 또 다른 책임은 임대차계약 관리다. 임차인이 청년 농업인 선정 요건을 충족하고 실제 영농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계약상 의무를 모두 이행했다고 볼 수는 없다. 농지 보전 의무 위반 가능성이 제기됐다면 관련 계약 조항과 규정에 따라 검토했는지, 계약 유지 또는 추가 조치를 어떤 근거로 결정했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공사는 "임차인이 선정 요건을 충족하고 계약 목적에 맞게 경작하고 있으며 훼손 부분도 복구됐다"고 밝혔고, 계약 위반 판단 기준과 중도 해지 가능성, 통행로 차단 경위 등에 관해서는 "법적 판단을 구하는 중이므로 이후 소송 진행 상황 및 결과에 따라 처리 예정"이라고 답했다.

현재 민원인은 2025년 5월 13일 주위토지통행권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1심에서 기각돼 항소 중이지만, 1심 청구 기각만으로 농지 훼손 논란이나 공사의 관리 책임까지 모두 해소됐다고 볼 수 없다. 반대로 농지 훼손 또는 계약 위반이 확인된다고 해서 인접 토지 소유자의 통행권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각각의 쟁점은 적용되는 법적 기준과 객관적인 자료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이처럼 통행권은 법원이 판단하고, 공공임대 농지의 관리 적정성은 공사가 근거를 들어 설명해야 한다. 공공자산 관리 책임은 판결 이후가 아니라 민원이 접수되고 문제가 제기된 순간부터 시작된다. 여주=이인국 기자 ku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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