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어르신의 금융생활, 디지털 동행(同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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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어르신의 금융생활, 디지털 동행(同行)이 필요하다

이재석 금융감독원 대전세종충남지원장

  • 승인 2026-11-08 17:00
  • 신문게재 2026-11-09 18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이재석 지원장
이재석 지원장
금융의 디지털화가 급속히 보편화되면서 어르신들의 금융생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은행점포 등에서 처리하던 금융업무가 스마트폰 속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데, 디지털 방식이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은행지점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 물어볼 사람도 마땅치 않고 막막하다.

지난 10월 2일은 제30회 노인의 날이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1,112만 명을 넘어 이제 전체 인구의 21.6%에 이른다. 고령자의 SNS 이용률도 96%에 육박하니, 어르신들도 이제 스마트폰 금융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디지털금융에 익숙해지기도 쉽지 않지만, 문제는 금융사기 등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화면 속 작은 버튼, 낯선 인증 절차 하나하나가 큰 장벽인데, 그 틈을 보이스피싱 같은 금융범죄도 교묘히 파고든다. 낯선 URL 문자는 사기이니 함부로 누르지 말라는 공익광고를 보면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 두려움이 앞선다. 금융회사 영업점을 찾기 어려운 지역일수록 비대면 방식의 금융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는 요원하기만 하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금융감독원은 노인의 날을 맞아 은행뿐 아니라 금융투자업권과 가상자산업권까지 참여 범위를 넓혀 10~11월 두 달간 전국에서 총 687건의 금융교육을 진행한다. 은행 체험관 교육 227건, AI 디지털배움터 연계 교육 88건, 노인복지시설을 직접 찾아가는 교육 372건으로, 전체의 48.5%인 333건은 비수도권에서 이뤄진다. 이번 교육은 공공기관과 노인 관련 단체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지역별 수요를 미리 발굴하였으며, AI 디지털배움터 연계 교육은 전국 69개 거점센터와 복지관, 주민센터에서 실시된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이번 교육에서 전국 소재 AI 디지털배움터와 협업하여 디지털 역량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금융교육 이동버스인 '금융사랑방버스'를 통해 노인복지관을 방문하여 금융사기 예방교육 및 디지털 금융교육 등을 실시한다. 그 외 은행권은 각 거점 배움터에서 어르신들의 모바일ATM기 활용 방법 등을 교육하고, 금융투자업권은 은퇴자를 위한 연금 설계를, 가상자산업권은 가상자산 투자사기 예방 교육을 실시한다.

이번 집중교육 기간에 참여하지 못해도 방법은 남아 있다. 금감원 'e-금융교육센터' 홈페이지에서 수시로 방문교육을 신청하거나, 관련 교재와 영상을 다운로드 받아 볼 수 있다. 또한 시니어금융교육에 뜻이 있는 분들은 본 홈페이지를 통해 강사로 지원할 수도 있다.

한편, 교육만큼 중요한 것은 직접 디지털금융을 안전하게 체험해 볼 수 있는 환경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금융교육앱 '스마트투게더'를 개편해 선보였다. 2023년 고령층용 '스마트시니어'로 시작해 디지털 취약계층 전반으로 대상을 넓힌 이 앱은 비대면 계좌개설과 금융인증서 발급을 실제 모바일뱅킹과 똑같은 화면에서 미리 연습해 볼 수 있게 해 준다. 캡처 방지와 개인정보 비저장 등 안전장치를 갖췄고, AI 기반 보이스피싱 등 진화하는 사기 수법을 배우는 화면도 더해졌다.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금융사랑방버스 같은 현장 교육에서도 활용될 예정이다.

디지털 금융은 편리함을 안겨 주지만, 그 문명의 이기(利器)에 다가서는 문턱은 모두에게 같지 않다. 은행 체험관이든 복지관으로 찾아가는 버스든, 손안의 교육용 앱이든, 중요한 것은 어르신 스스로 '해 봤다'는 경험을 쌓는 일이다. 한 번 직접 눌러 본 버튼은 다음번에는 두렵지 않다. 가족들은 옆에서 지켜보며 어르신이 직접 눌러 보고 그 결과를 보시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가장 좋다. 혼자 배우기 부담스럽다면 복지관이나 주민센터 등에서 이웃과 함께 배우는 기회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학무지경(學無止境)의 의미를 되새겨 보며, 디지털 금융에 평생 학습을 적용해야 될 때다. 배움의 시기는 따로 없다. 금융의 디지털화에 맞추어 어르신들께도 새로운 금융을 경험해 볼 기회를 드려야 한다. 어르신 스스로 익히고 즐거움을 알게 될 때 디지털 금융은 두려움이 아니라 편리한 도구가 된다. 작은 동행(同行) 하나가 고령층의 금융생활을 든든하게 하고, 나아가 서로를 살피는 보다 따뜻한 사회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

/이재석 금융감독원 대전세종충남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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