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처없는 여행길’ 나서는 이임자
취임자들 4년 후 모습일 수도
신관(新官)들 새겨야 할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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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학용 논설위원 |
어제 자리를 떠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장과 그 가족들 심경은 대체로 박 시장과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4년 전 대전시를 떠나던 염홍철 시장도 눈시울을 붉혔었다. 그는 “눈물이 날까봐 마음을 다잡고 마지막 무대에 올라 여러분 앞에 섰는데 잘 안 된다”며 목이 메었었다.
옛 주인을 내보내고, 오늘 새 주인을 맞는, 전국의 230여개 ‘자리’는 예나 지금이나 떠날 때 아쉬움이 더 큰 자리다. 그래서 선비들은 벼슬하다 그만둘 때는 여관에 묵다 바로 떠날 듯이 마음의 채비를 하라고 충고하였다. 그러나 대개는 근무하던 사무실이 내집 같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도리어 정처 없이 떠나는 나그네 길 같다.
옛 주인을 '나그네'로 내보내고 그 자리의 새 주인이 되어 오늘 취임하는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어제 전임자의 이임식이 4년 뒤 자신의 모습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4년을 성실하게 보내지 않으면 아쉬움은 더 클 것이다.
새 자치단체장은 오늘 취임식부터 번거롭지 않게 해야 한다. 경비는 줄이되 취임식다운 취임식이 되어야 한다. 새 수령으로 임명되어 취임하러 갈 때 그 전날은 이웃 고을에서 자는 게 원칙이었다. 취임이 고을 백성들에게 불편을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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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을 ‘다스리던’ 과거 수령들도 그러했거늘 주민을 ‘섬기겠다’는 요즘 자치단체장들이야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지금은 취임식 비용이 주민들 호주머니에서 직접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검소해야 마땅하다. 다행히 요즘은 너도나도 간소하게 취임식을 치르는 분위기다.
이젠 취임식의 간소화를 넘어 격식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 비용은 줄이면서도 홍보 효과가 있는 '이벤트형'이 많아졌다. 재선되어 임기를 다시 시작하는 단체장들이 애용하는 방법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 점심을 함께 하는 것으로, 또 정용기 대덕구청장은 어려운 주민들을 초청, 무릎을 꿇고 발을 닦아주는 ‘세족식’으로 취임식을 대신한다.
그래도 취임식 본래 의미는 살리는 게 좋다. 취임식은 주민의 대표로서 처음 업무를 시작하는 기념행사다. 각계 주민들을 적절한 규모로 초청해서 축하인사도 받고 협조도 부탁한는 자리다. 그러나 취임식은 무엇보다 단체장으로서 앞으로 이끌어갈 4년에 대한 계획과 목표를 밝히는 자리여야 한다. 특히 시·도지사들은 해당 자치단체 공무원들로부터 받은 업무보고와 인수위원회를 통해 정리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다짐해야 한다.
취임하는 날 자치단체장 스스로 경계하고 다짐해야 한다. 백성을 '다스리던' 옛 수령들은 주민들에 대한 공약은 없었다. 대신, 취임할 때 목민관으로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 『목민심감』이 신관에게 주었던 충고는 지금의 목민관들도 귀담아 들을 만하다.
“백성의 스승이 되면 모두가 우러러 보니, 그가 다른 점은 뜻을 세우는 데 있다. 그 뜻[지·志]이란 무엇인가? 염(廉·청렴)이요, 신(愼·신중함)이요, 공(公·공정함)이요, 근(勤·근면함)이다. 청렴하면 마음이 맑고 욕심이 적어 남이 범하지 못하며, 신중하면 사려가 깨끗하고 밝아 일에 법도를 잃지 않고, 공정하면 사사로움이 없어 이치가 바르게 된다. 또 근면하면 정사가 이루어져 백성들이 편안해진다. 이 네 가지 근본에 뜻을 두면 서무(庶務)가 잘 실행될 것이다.”/김학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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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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