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길]숲가꾸기로 건강하고 풍요로운 숲을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상길]숲가꾸기로 건강하고 풍요로운 숲을

[금요논단]이상길 산림청 차장

  • 승인 2010-07-08 13:44
  • 신문게재 2010-07-09 20면
  • 이상길 산림청 차장이상길 산림청 차장
세종대왕 때 지어진 용비어천가 중에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라는 글귀가 있다. 이 글은 국가든 개인이든 기초가 튼튼해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의미로 많이 인용되고 있다. 직역하면 “나무의 뿌리가 튼튼하면 비와 바람에 쓰러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건강한 나무와 숲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 이상길 산림청 차장
▲ 이상길 산림청 차장
우리나라의 여름철 산사태는 대부분 지표 아래 1~2m 토양이 붕괴돼 발생하는데 이는 지질적 인자의 영향도 있지만, 붕괴 깊이가 얕은 경우 뿌리에 의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숲가꾸기를 통해 나무뿌리의 말뚝효과와 그물효과를 크게 증진시키면 산사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말뚝효과는 수직으로 뻗는 나무의 곧은 뿌리가 암반층까지 침투해 땅을 고정시키는 것이며 그물효과는 나무의 가는 뿌리들이 서로 얽혀 그물망을 형성하여 흙이 쉽게 움직이지 않도록 붙잡는 효과를 말한다.

산에 나무를 처음 심을 때 나무간의 경쟁을 유도해 곧고 빠르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 통상 ha당 3000그루의 어린 묘목을 심는다. 심은 후 약 10년 이상 지나면 나무들 사이에서 우열이 나타나는데 이 시기에 솎아베기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면 숲은 성장을 멈추게 되고 나무 사이로 햇볕이 들지 않아 각종 재해에 취약해진다. 따라서 사람이 성장하면서 단계별로 교육을 받는 것처럼 숲도 적기에 숲가꾸기를 해주어야만 환경적·생태적 건강성이 더욱 증진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숲가꾸기를 해준 지역과 하지 않은 지역에 대한 산사태 발생을 비교한 결과, 숲가꾸기 작업을 한 후 5년 정도 지나 임지가 안정화되면 숲가꾸기를 실시한 곳이 하지 않은 지역에서보다 최대 43%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숲가꾸기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뿌리생장이 촉진되어 산사태 발생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즉, 숲가꾸기를 한 숲은 장기적으로 재해에 강한 산림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꾸어 준 숲의 나무는 그렇지 않은 나무에 비해 뿌리의 양은 5배 이상 더 늘어나고 뿌리 깊이는 2배 이상 확장되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숲을 가꾸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건강한 산림복구를 위한 법률(Healthy Forests Restoration Act)'을 2003년에 제정하여 산림의 건강성 회복에 노력하고 있다.

일본도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기후변화에 대응한 탄소흡수원 대책의 일환으로 330만ha(연간 55만ha)의 숲가꾸기를 추진 중이다. 숲이 인간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올해 23만ha에 대한 숲가꾸기를 실시해 숲의 건강성을 높여 갈 계획이다. 치산녹화기에 심어 놓기만 하고 제대로 가꾸어 주지 못한 숲이 아직도 161만ha에 달한다. 이러한 숲을 가꾸어 건강한 숲으로 키우면 산사태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무의 생장도 촉진시켜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증가하고, 병해충에 대한 저항력 강화, 맑은 물도 공급할 수 있는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숲이 건강해지면 우리의 삶도 건강해지고 풍요로워 질 것이다. 숲을 잘 돌보고 가꾸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본격 장마철을 앞두고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오늘도 숲가꾸기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들의 노고는 우리 후손들이 누릴 쾌적한 환경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문화동 국방부 땅 매각 검토될듯…꽃마을엔 대체부지 확보 요청도
  2. 李정부, 해수부 논란에 행정수도 완성 진정성 의문
  3. 지역정책포럼 '이재명 정부 출범과 지역과제' 잡담회 개최
  4. 여름휴가와 미래 정착지 '어촌' 매력...직접 눈으로 본다
  5. 아빠도 아이도 웃음꽃 활짝
  1. [월요논단] 대전 야구.축구, 흥행은 성공, 결과는 불만
  2. 대전교육청 리박스쿨 관련 단체 민간자격증 소지자 16명 확인
  3. [홍석환의 3분 경영] 잘할 수 있다는 믿음
  4. [편집국에서] 안전 이별 했어?
  5. [오늘과내일] 대전 칼국수와 나가사키 짬뽕의 인문학적 교류 가능성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해수부 논란에 행정수도 완성 진정성 의문

李정부, 해수부 논란에 행정수도 완성 진정성 의문

이재명 정부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추진하며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 대표 공약이었던 행정수도 완성 의지에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집권 초부터 PK 챙기기에 나서면서 충청권 대표 대선 공약 이행에 대한 진정성은 실종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자칫 충청 홀대로 해석될 여지도 있는 대목인데 더 이상의 국론 분열을 막기 위해선 특별법 제정 또는 개헌 등 행정수도 완성 로드맵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5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임기 내 국회 세종의사당..

대전시의회, 유성복합터미널 BRT 등 현장방문… "주요 사업지 현장방문 강화"
대전시의회, 유성복합터미널 BRT 등 현장방문… "주요 사업지 현장방문 강화"

대전시의회가 유성복합터미널 BRT 연결도로와 장대교차로 입체화 추진 예정지 등 주요 사업지를 찾아 현장점검을 벌였다. 산업건설위원회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현장, 교육위원회는 서남부권 특수학교 설립 예정 부지를 찾았는데, 을 찾았는데, 이번 현장점검에 직접 나선 조원휘 의장은 "앞으로 민선 8기 주요 사업지에 대한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장은 13일 유성구 일대 교통 현안 사업 현장을 찾았다. 먼저 유성복합터미널 BRT(간선급행버스체계)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유성복합터미널 BRT 연결도로는 유성구..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흥행에…주변 상권도 `신바람`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흥행에…주변 상권도 '신바람'

올 시즌 프로야구 흥행에 힘입어 경기 당일 주변 상권들의 매출이 2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 야구장 중 주변 상권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구장은 한화이글스의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다. 15일 KB국민카드에 따르면 2022~2025년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개막 후 70일간 야구 경기가 열린 날 전국 9개 구장 주변 상권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2022년 대비 2023년 13%, 2024년 25%, 올해 31%로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체크카드로 결제한 141만 명의 데이터 5..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아빠도 아이도 웃음꽃 활짝 아빠도 아이도 웃음꽃 활짝

  • ‘내 한 수를 받아라’…노인 바둑·장기대회 ‘내 한 수를 받아라’…노인 바둑·장기대회

  • ‘선생님 저 충치 없죠?’ ‘선생님 저 충치 없죠?’

  • ‘고향에 선물 보내요’ ‘고향에 선물 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