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정무부시장은 '숨은 이순신'?
임금 인사청탁 거절한 경상감사
시장, 최소한의 기준 요구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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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학용 논설위원 |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대표도 총리를 지냈으니 벼슬이 왕증 못지 않았다. 그런데 사람 천거하는 일엔 차이가 있는 듯하다. 정당에서 자당 후보로 당선된 광역단체장에게 정무직 한 자리를 양보받는 것이야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알맞는'사람을 보내는 건 예의다. 대표 측근에서 뽑은 사람이라 해도 선진당 몫으로 추천한 이상 당 대표의 책임이 크다.
선진당 추천으로 염 시장이 정무부시장에 내정한 박현하씨는 대전과는 연고가 없는 사람이다. 정무부지사는, 고향 사람을 일부러 보내지 않는 상피제를 적용할 이유가 전혀 없는 자리다. 연고가 있어야 훨씬 더 낫다.
타향 출신 인사가 정무부시장으로 온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선진당에는 대전 사람이 그렇게도 없느냐”하는 점에서 실망스러워 하고 있고, 그런데도 타향 출신자를 억지로 추천하여 보내는 선진당의 행태에 대해 더 언짢아하고 있다. 선진당 내부에서조차 같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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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하씨가 정무로 온 이상 '숨어있는 이순신'이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 자신도 어울리지 않는 자리라면 당에서 권한다 해도 가지 말아야 하는 게 공직 벼슬이다. 그제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내정되었지만 본인이 고사하는 바람에 청와대 '인사 불발사고'를 일으킨 주인공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차관 같은 사람들도 있다. 주변에서는 유 전 차관에 대해 “행정을 쭉 해오던 사람이라 정무적인 판단이 중요한 홍보수석 자리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박씨가 정무부시장으로 공(功)을 세울 수 있는 '숨어있는 이순신'이 아닌 데도 선진당이 대전시장에게 강권하여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라면 시장을 우습게 보고, 대전시민들까지 얕잡아 보는 일이다. 염 시장이 지난 선거에서 선진당 간판을 '빌려 쓴 것'은 사실이나, 선진당이 염 시장에게 베푼 공보다 선진당이 광역단체장을 한 석이라도 배출하는 데 세운 염 시장의 공(득표력)이 더 크다는 분석도 많다. 염 시장이 정무 자리를 선진당에 내줄 의무는 없었다는 의미다.
꼭 공의 크기를 따져 자리를 주고 말고 할 것은 아니지만, 염 시장은 이번에 더 확고한 태도를 취했어야 한다. 그도 처음엔 부정적 의견을 냈지만 바로 포기했다. 시장은 대전시 정무부지사로서 최소한의 자격은 요구했어야 한다. 대전 출신이 아니라면 그가 '이순신' 같은 인재라는 점을 설명할 수 있어야 시민들이 납득하지 않겠는가?
임지에 부임하려고 하직 인사를 하는 경상감사에게 성종은 “내 친구 유호인이 산읍현감으로 있으니, 그대는 그를 두둔해 주라”는 당부를 받았다. 그러나 그 감사는 임금의 뜻을 받들지 않았다. 감사는 “백성의 숨은 정상을 살피지 않고 시나 읊는다”면서 유호인을 파직시켜버렸다. 정말 그럴까 싶은 얘기지만 이수광은 이 예화를 들면서 “이전 조정의 좋은 기상을 여기에서 볼 수 있었다”고 하였다.
누구에 의한 것이든 부적절한 부탁이라면 거절해야 하는 것이 지금 도백(道伯)들에게도 기본의무다. 대전정무부시장은 시민이 내는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자리다. 당에서 추천한 사람이라고 해서 막 내주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번 인사는 일단 그런 모양새가 되었고, 대전시민들도 한심한 시민들로 만들었다. /김학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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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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