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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은남 체육팀 차장 |
극한 상황 속에 처한 포로 중에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석방될 거야'라고 믿으며 곧 수용소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근거 없는 희망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다가 크리스마스가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자 상심을 이기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살아서 귀환한 사람들은 이들과 달리 근거 없는 막연한 희망보다는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사람들었다고 한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희망이라는 단어는 위대하기만 하다. 판도라의 상자에 아직도 갇혀 있는 희망이라는 존재가 없다면 삶은 무미건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근거없는 헛된 희망은 인간을 파멸로 이끈다는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대전 시티즌을 바라보면 또다시 스톡데일이 생각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장과 이사진이 바뀌었으니 이제는 잘되겠지'라는 막연한 희망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혹여나 막연한 희망이 운 좋게 맞아떨어지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지만 막연한 희망에 올인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난 1997년 창단된 대전 시티즌의 사장과 이사진은 연례행사처럼 1년 단위로 혹은 2년도 채 안 돼 수시로 바뀌었다. 새로운 선임된 사장들 대부분은 취임 초기 마치 대전 시티즌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 속에 출범하지만, 항상 끝은 좋지 않았다.
24일 새로 선임된 사장이나 신임 이사들 역시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첫발을 내디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면 앞서간 사장이나 이사들의 전철을 그대로 답습, 결과는 좋지 않은 모습으로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논리로 본 주식회사 대전구단은 아마도 오래전에 문을 닫았어야 옳다. 매년 70억~80억 원의 돈을 쓰지만, 수익은 한 푼도 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 1년 살림을 꾸려갈 돈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매년 구걸에 가까운 지원금으로 간신히 연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돈이 없는 프로는 상상할 수 없고 존재해서도 안 된다. 프로는 돈이기 때문이다. 원조 시민구단이라는 족쇄에 발이 묶여,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고 애향심에만 호소하는 프로구단은 프로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다.
현실을 직시하고 그 바탕 위에서 근거 있는 희망을 이야기할 때 대전 시티즌이 비로소 제대로 된 첫발을 내디딜 수 있기 때문이다.
/권은남·체육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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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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