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도 상인도 '우울한 설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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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도 상인도 '우울한 설대목'

치솟은 물가에 소비 위축, 점포마다 손님없이 한산

  • 승인 2012-01-15 16:57
  • 신문게재 2012-01-16 5면
  • 이두배 기자이두배 기자
[르포] 설앞둔 재래시장 풍경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눈 앞에 둔 14일 기자는 제수용품 등 장바구니 물가를 알아보기 위해 대전 중앙시장을 찾았다.

시장에서 만난 주부들과 상인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물가가 너무 오른데 대한 불만과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데 대한 답답함으로 한숨만 내쉬었다.

▲ 명절을 일주일여 앞둔 15일 대전지역 재래시장이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심리가 위축돼 한산한 모습을 보이며 명절특수를 기대하던 상인들이 울상이다. 이민희 기자 photo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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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을 일주일여 앞둔 15일 대전지역 재래시장이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심리가 위축돼 한산한 모습을 보이며 명절특수를 기대하던 상인들이 울상이다. 이민희 기자 photomin@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보통 명절 1주일 전 제수용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중앙시장은 예상 외로 손님들의 모습이 뜸할 정도로 한산했다.

주부 황순희(49·오정동)씨는 이곳저곳 가게를 들러 가격흥정을 했지만, 지난해보다 오른 물가에 선뜻 지갑을 열지 못했다. 황씨는 “우리 집은 제사를 4번 지내는데, 과일도, 생선도 모두 비싸고 안 오른게 없는 것 같다”며 “이번 주말에 다시 장을 보러와야겠다”고 말했다.

주부 김종인(57·인동)씨도 “TV나 신문에서 대형마트보다 재래시장이 싸다고 해서 나왔지만, 막상 장을 보러 나와보니 물가가 너무 올라 10만원, 20만원 쓰는 건 순식간”이라며 “친척들 먹거리 준비에 제사상까지 차리려면 작년 40만원이면 가능했던 것이 올해는 50만원도 모자랄 것 같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치솟은 물가 때문에 주부들이 선뜻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상인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40년간 중앙시장에서 건어물 등 제수용품을 팔고 있는 오용성(61·중앙상회)씨는 “이맘 때쯤이면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어느 정도 있어야하는 데 올해는 손님이 너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저렴한 가격을 전통시장의 가장 큰 장점으로 들었다. 실제로, 최근 중소기업청 및 주부교실 조사결과, 설날 24개 제수용품 기준으로 전통시장이 평균 5만~6만원 가량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앙시장 등 전용시장의 경우 전용 주차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이 부족해 손님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형편이다.

떡집을 운영하는 이말임(52)씨는 “대목이라고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대목 같은 느낌이 없다”며 “떡 주문이 많아져야할 시기지만, 발길이 예년보다 뚝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경기침체를 반영하듯, 전통시장이 해가 갈수록 어려운 상황을 맞으면서 가래떡을 빼는 모습 등 설 명절 때만 볼 수 있었던 풍경도 사라지는 분위기였다.

이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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