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석]과학과 가치관의 우선순위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이석]과학과 가치관의 우선순위

[문화초대석]김이석 대전시립예술단 공연사업지원국장

  • 승인 2014-05-18 16:29
  • 신문게재 2014-05-19 16면
  • 김이석 대전시립예술단 공연사업지원국장김이석 대전시립예술단 공연사업지원국장
▲ 김이석 대전시립예술단 공연사업지원국장
▲ 김이석 대전시립예술단 공연사업지원국장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한 달을 보내며, 이 참사가 우리에게 던져준 성찰의 교훈이 참으로 많다고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이 탐욕과 물신에 빠진 우리 모두가 총체적인 멀티플랙스 사고를 빚어낸 것이다 말한다. 그래서 이러한 인과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기에 “미안합니다.”를 고백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번 사건은 사회적 통념의 상황을 넘어 섰다는 견지에서 충격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견해를 명쾌히 할 가치관이 무너졌다는 것이 더 크게 대두된다. 탐욕에 빠진 물신 최고주의에 빠진 의식의 세계에서 국민들이 서로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어 나가야 할 것이며, 어떠한 가치관의 설정 속에서 사회가 발전되어야 할지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명확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가치관이 무너지면 공황에 빠진다. 따라서 지금 이 시대?이 땅의 삶에 대한 기본적 가치관 설정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의학생리학 부문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로저 스페리 박사는 ‘과학과 가치관의 우선순위’에서 “유사 이래 지구 전체의 상태가 몇 세기를 두고 존중되어 오는 전통적인 인본주의지침을 넘어서는 가치의 전망이 요구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이야기 한다. 스페리 박사의 가치구조 패러다임은 독특하다. 그는 모든 가치관의 체계에서 공통적인 기본분모로 되어 있는 유전적, 생물학적 가치는 중요시하지 않으며 그보다는 고차원적인 인지적, 이성적, 습득된 가치를 중요하게 다룬다. 즉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대처하는 데 필요한 가치관은 정신과 두뇌의 융합에 의한 가치관의 창출이 요구된다고 선언한다.

정신과 두뇌의 융합에 의한 가치관의 창출은 심미안을 기르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심미안은 예술의 체험에서 만들어 진다. 물론 예술이 단순 즐거움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 생산된다고 생각할 수 있고, 진리 또는 지식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또는 도덕적 개선을 위한 수단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예술론이든 인간의 도덕적 가치관을 형성하게 하는 심미안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즉 예술적 활동이 우리의 심미안을 확정시키고, 이 심미안을 통해 우리 개인ㆍ사회ㆍ국가의 올바른 가치관이 형성될 것이며,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위기상황을 극복하게 하는 힘이 될 것이며, 우리의 문화로 자리 매김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대전을 다시 한 번 그려보자. 문화의 힘이 국가 경쟁력 및 도시의 수준을 가늠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인 오늘날 대전의 공연예술계의 활동성은 과거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공연예술계에서 보면 인구대비 공연예술 활동이 전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주변에 관심만 가지면 부담 없이 향유할 수 있는 공연예술현장을 찾을 수 있다.

무릇 문화의 발전은 생산자만의 몫이 아니라 생산자와 수용자 ‘동시의 몫’이다. 따라서 수용자들의 노력 또한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마치 삶을 위한 필수 영양분을 섭취해야 하듯이 심미안을 키우기 위한 수용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대전시는 과학과 문화예술이 함께 발전하는 ‘살기 좋은 도시 대전’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살기 좋은 도시’는 다분히 경제적으로 풍요롭거나 편리한 도시를 지향하지는 않는다. 문화의 자긍심이 살아나고 그래서 우리 사회의 가치관이 확립될 때 자각적으로 살기 좋은 도시행복 지수가 높은 도시가 될 것이다.

과학과 가치관의 우선순위에 대한 순차적 개념을 뛰어 넘어 지금 예술계와 시민 모두가 어떠한 사명감으로 노력을 해야 하는지 숙고하게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보훈요양원, 국간간호생도 방문 음식 만들기 체험
  2. 충남대병원 작년 53억원 흑자경영…암환자 입원·수술 30% 증가
  3. 세종시 '농아인과 청각·언어 장애인' 소통의 장 열린다
  4. 국민의힘 대전시당, 해수부 부산 이전 반대 궐기대회 개최
  5. 첫 대전시청사, '공회당'의미 재해석
  1. 도심 속 접시꽃 ‘눈길’
  2. 검찰, '동료 남성의원 추행 혐의' 상병헌 의원 징역형 구형
  3. [충남도 민선8기 3년 명암(明暗)] 김태흠 지사 대표 성과 '외자 유치' 사실은?
  4. 대전 국민의힘 "해수부 이전은 행정수도 괴멸"… 반대 궐기대회서 쏟아진 거센 반발
  5. 교육부, 리박스쿨 관련 민간자격 운영기관 대표 3명 수사의뢰

헤드라인 뉴스


`소상공인 지원 늘리고, 가계대출 줄이고`…정부 기조에 발 맞추는 은행권

'소상공인 지원 늘리고, 가계대출 줄이고'…정부 기조에 발 맞추는 은행권

은행권이 다음 달 시행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를 앞두고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자체 관리에 나섰다. 다만, 새 정부 기조에 발맞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은 대폭 확대하는 모습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대출 모집법인별 신규 취급 한도를 부여했다. 자율적 가계대출 관리를 목적으로 주택시장 안정화와 연중 안정적인 금융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NH농협은행, 신한은행 등도 현재 대출모집인을 통한 7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점수를 한도 소진으로 중단한 상태다. SC제..

김상환 헌재소장, 오영준 헌법재판관,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 모두 ‘충청’
김상환 헌재소장, 오영준 헌법재판관,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 모두 ‘충청’

김상환(66년생) 헌법재판소장 겸 헌법재판관 후보, 오영준(69년생) 헌법재판관 후보, 임광현(69년생) 국세청장 후보 모두 충청 출신이 지명됐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3명에 대한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대전에서 태어나 보문고(29회)와 서울대를 졸업한 김상환 후보는 사법시험(사법연수원 20기) 합격 후 1994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관해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과 연구부장, 제주지법 수석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제1 민사 수석부장, 대법관, 법원행정처장 등 지냈다...

대한제강, 당진에 5400억 투입 국내최대 스마트팜단지 만든다
대한제강, 당진에 5400억 투입 국내최대 스마트팜단지 만든다

충남도가 대한제강, 당진시와 손잡고 대한민국 최대 스마트팜단지 조성에 나선다. 이 스마트팜단지는 특히 인근 제철소 폐열을 냉·난방 에너지로 활용, 입주 농업인들이 에너지 비용을 크게 절감하며 탄소중립까지 실현한다. 김태흠 지사는 26일 도청 상황실에서 오치훈 대한제강 회장, 오성환 당진시장과 '에코-그리드(Eco-Grid) 당진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투자양해각서에 따르면, 대한제강은 2028년까지 당진 석문간척지(석문명 통정리 일원) 내에 119만㎡ 규모 스마트팜단지(이하 석문 스마트팜단지)를 조성한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

  • 국민의힘 대전시당, 해수부 부산 이전 반대 궐기대회 개최 국민의힘 대전시당, 해수부 부산 이전 반대 궐기대회 개최

  • 도심 속 접시꽃 ‘눈길’ 도심 속 접시꽃 ‘눈길’

  • 대전에 생긴 ‘오상욱 거리’ 대전에 생긴 ‘오상욱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