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생명나눈 '천사 공무원'

  • 사람들
  • 뉴스

마지막까지 생명나눈 '천사 공무원'

불의의 사고로 뇌사판정 받아…평소 신념대로 장기기증 감동

  • 승인 2015-03-09 18:37
  • 신문게재 2015-03-10 12면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대전 을지대병원에서는 9일 숭고한 나눔의 뇌사장기기증이 이루어졌다.

생명의 나눔을 실천한 기증자는 공무원 백정옥(49·사진)씨. 마지막까지 생명을 나눠준 고인의 숭고한 희생이 뜨거운 감동을 주고 있다.

고인은 산업통상자원부 운영지원과에서 마음 따뜻하고 일 잘하기로 인정받던 여성 공무원이었다.

불의의 사고는 지난 6일 밤 9시께 일을 마치고 잠깐 친구를 만나 차를 마신 후 귀가하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다 택시와 부딪히면서 머리를 다쳤고 119를 통해 을지대학병원에 후송됐다.

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백씨는 응급 수술 후 후두부 출혈을 보이며 뇌사로 추정되어 한국장기기증원에 신고됐다.

가족들은 평소 다른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았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장기기증이 가능한 상황임을 알고 20년 전에 장기기증희망등록을 해놓았던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을 하기로 결심했다.

고인은 생전에도 정기적인 봉사와 헌혈, 기부 등 나눔을 실천하던 천사였고, 20년 전인 1994년은 장기기증에 대한 국민 인식도 매우 미미하던 때여서 고인의 뜻이 더욱 귀하게 여겨지고 있다.

가족들도 한 사람의 반대도 없이 고인의 뜻을 존중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고인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이들에게 나눠준 장기는 을지대병원과 경북대학교병원을 비롯해 5개병원에서 그동안 장기부전으로 고통받던 이식대기자 중 응급도가 높은 환자에게 이식돼 새 생명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신장, 간장, 폐, 심장 등 총 5개의 장기가 기증될 예정이다.

한편 우리나라에는 2012년 409명, 2013년 416명, 2014년 446명의 뇌사기증자가 있었다.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한국장기기증원에 접수된 뇌사추정자신고 건수는 총 1615건이었다.

이중 36%인 446명이 뇌사장기기증을 통해 나눔을 실천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장기이식대기자가 2만명을 넘어섰으나 뇌사 후 장기기증은 소폭 상승하고 있어 국민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을지대병원 관계자는 “고인의 따뜻한 마음이 희망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에게 의미있게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우리나라도 해외 장기기증 선진국처럼 기증자를 위한 시스템이 정착되어야 하고, 특히 기증자가 존경받는 사회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송익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계홍 작가 '해인사를 폭격하라', 탄리문학상 대상 영예
  2. 대전방산기업 7개사, '2025 방산혁신기업 100'선정
  3.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4. "신규 직원 적응 돕는다" 대덕구, MBTI 활용 소통·민원 교육
  5. 중도일보, 목요언론인상 대상 특별상 2년연속 수상
  1. 대전시, 통합건강증진사업 성과공유회 개최
  2. [오늘과내일] 대전의 RISE, 우리 지역의 브랜드를 어떻게 바꿀까?
  3. 대전 대덕구, 와동25통경로당 신축 개소
  4. 대전시 배터리 커넥트 2025 개최
  5. [월요논단] 대전.세종.충남, 문체부 지원사업 수주율 조사해야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대전·충남행정통합이 이재명 대통령의 긍정 발언으로 추진 동력을 확보한 가운데 공론화 등 과제 해결이 우선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사실상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으로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해소하는 지역균형발전이 필요하다"면서 충청권의 광역 협력 구조를 '5극 3특 체제' 구상과 연계하며 행정통합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전·충남의 행정통합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현재 국회에 제출돼 소관위원회에 회부된..

충청 여야, 내년 지방선거 앞 `주도권` 선점 경쟁 치열
충청 여야, 내년 지방선거 앞 '주도권' 선점 경쟁 치열

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격전지인 충청을 잡으려는 여야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대전·충청지역의 미래 어젠다 발굴과 대시민 여론전 등 내년 지선을 겨냥한 여야 정치권의 행보가 빨라지는 가운데 역대 선거마다 승자를 결정지었던 '금강벨트'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여야 정치권에게 내년 6월 3일 치르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의미는 남다르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1년 만에 치르는 첫 전국 단위 선거로서,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때문에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안정..

2026년 R&D 예산 확정… 과기연구노조 "연구개발 생태계 복원 마중물 되길"
2026년 R&D 예산 확정… 과기연구노조 "연구개발 생태계 복원 마중물 되길"

윤석열 정부가 무자비하게 삭감했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이 2026년 드디어 정상화된다. 예산 삭감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연구 현장은 회복된 예산이 연구개발 생태계 복원에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철저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국회는 이달 2일 본회의 의결을 통해 2026년도 예산안을 최종 확정했다. 정부 총 R&D 예산은 2025년 29조 6000억 원보다 19.9%, 5조 9000억 원 늘어난 35조 5000억 원이다. 정부 총지출 대비 4.9%가량을 차지하는 액수다. 윤석열 정부의 R&D 삭감 파동으로 2024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