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사단, 17일 저녁 당선 축하 회동 힘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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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정과 반기문. 사진=연합DB |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참패로 여야의 ‘충청 잠룡’들의 위상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특히, 새누리당 친박계를 중심으로 제기돼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카드는 급속도로 힘이 빠지는 양상이다.
새누리의 ‘과반 실패’와 더불어민주당의 ‘대약진’이 빚어낸 정치 지도가 ‘충청 잠룡’구도를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반기문 대망론은 청와대 발 ‘러브콜’이라는 해석 속에서 총선 이전 까지는 여권에서 ‘상수’로 작용했다.그러나 총선에서‘진박 마케팅’의 실패가 반 총장측에 상당한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내 지지 기반이 없고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은 반 총장으로선 원내(院內)의 원군이 절실하지만, 그의 추대를 보증할 친박계의 정치적 자산이 파산 직전인 상황으로 몰려서다.
반 총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한 매체의 대선 출마 질문에, 언급 자체를 삼갔다. 그는 그동안 여러 차례 대권에 뜻이 없다는 뜻을 밝혀왔다.
정치권 일각에선 반 총장이 여권 행만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가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을 지냈고, 정권 교체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이번 총선을 통해서 점점 커져 가고 있다는 민심의 변화 기류 때문이다.
야권에서 반 총장 영입설이 5년 만에 다시 되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충청대망론을 주장해온 정우택(청주 상당), 윤상현 의원(인천 남을)에게도 충청권에서 더민주의 대약진이 부담스러워졌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 충북권 선대위원장이었으나 청주 4개 선거구중 자신만이 승리하고 나머지 3곳(청주 청원, 서원, 흥덕)을 더민주에게 내줬기 때문이다.
충청포럼 회장을 맡으며 충청대망론에 불을 붙였던 윤 의원 역시 새누리당 탈당과 복당 과정에서 상당한 내상을 입어서 ‘입지 확보’를 위해서는 차기 원내대표 내지 당권 도전을 통한 정치적 사면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다.
야권에선 안희정 충남지사의 ‘정치적 절친’인 김종민 당선인(논산 금산 계룡), 안 지사의 비서실장 출신인 조승래 당선인(유성갑), 안 지사의 정무특보 출신인 정재호 당선인(고양을) 등 4명이 원내 진입에 성공하면서 ‘안희정 대망론’이 자연스레 제기되고 있다. 안 지사는 17일 천안에서 당선인을 비롯한 충남 더민주 출마자들과 함께 저녁 회동을 통해 안희정 대망론을 대외에 과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충남을 기반으로 한 ‘안희정 마케팅’이 성공, 충남 11석 가운데 5석을 더민주가 가져온 것도 안 지사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다만 문재인 전 대표와의 ‘대권 순서 정립’과 대권 도전을 위해선 ‘충남지사’에서 중도하차 해야 하는 것이 큰 부담이다.
공주 출신인 정운찬 전 총리도 여전히 야권 잠재 주자로 ‘동반성장’을 무기로 전국 범위의 광폭 행보를 벌이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정치 시계’를 이번 총선이 아닌 내년 대선에 포커스를 맞추고 여야를 넘나드는 ‘협치’를 해 오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그는 더민주 후보인 박영선, 서영교, 전현희 후보의 유세를 도왔다.국민의당 김영환 후보 유세에도 나섰다.
서울=오주영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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