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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철 변호사 |
멀리 해외에서 열리는 대학생들의 경기라는 인식에 다소 관심이 떨어진 면도 있지만, 일본 국적을 포기한 독립유공자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가 멋진 업어치기로 유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것과 남자 육상 400m 계주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차지한 영상이 화제가 되었고, 우리나라는 태권도, 수영, 펜싱, 양궁, 유도, 체조, 배드민턴, 육상, 탁구 등 다양한 종목에 311명의 선수가 참가하였고 금메달 21개, 은메달 9개, 동메달 27개를 획득해 종합 4위에 오르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유니버시아드대회는 올림픽이 개최된 이후 대학생들만의 경기를 통한 세계적인 교류를 꿈꿨던 장 프티장이라는 프랑스인의 노력으로 1923년에 처음 시작되었고, 1959년부터는 FISU(국제대학스포츠연맹)이 주최하는 경기로 발전하였으며, 2년마다 홀수 해에 하계 대회와 동계 대회가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7년 무주와 전주에서 동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개최한 바 있으며, 2003년 대구와 2015년 광주에서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있다. 그 이후 2022년 11월 대전, 세종, 충남, 충북의 4개 광역시도가 연합하여 2027년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에 도전하였고 최종적으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를 누르고 개최지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는 4개 광역시도가 공동하여 대규모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국내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필자는 이번 독일 라인-루르 대회의 개회식에 2027 충청 유니버시아드대회의 임원(감사) 자격으로 참관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차기 대회의 개최 관계자의 심정으로 전임 대회를 바라보는 것은 단순한 손님의 시선이 아니라 긴장의 연속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와 비슷하게 6개의 시도가 연합하여 대회를 준비하고 치러내는 것에 특히 관심이 갔고, 유쾌하고 여유로운 대회 진행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가 2년 후 우리 대회와 오버랩이 되었다. 흥겨운 식전행사에 이어 102개국 선수단이 입장을 시작으로 개회식이 시작되었고, 선수단 및 심판진들의 선서, 개회선언과 축하공연에 이어 멋진 아이디어를 녹여낸 성화 점화로 성대한 개회식이 마무리되었다.
지난 8일에는 세종 호수공원에서는 2027 충청 유니버시아드대회 2년을 앞두고 '흥이나유 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흥이와 나유는 충청 대회의 마스코트다). 이번 행사는 내빈과 시민 1500여 명이 참석 속에 2027 충청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대한 기대감과 성공 개최 의지를 재확인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축하공연으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직전 대회인 라인-루르 대회에서의 인수한 대회기가 차기 대회에 전달되는 퍼포먼스였다. 이를 통해 2027 충청 유니버시아드대회가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돌입했음을 알린 셈이다.
2027년 8월 1일부터 12일까지 12일간 대전, 세종, 충북, 충남 일원에서 개최되는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150여 개국 1만 5,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스포츠 경기로서 뿐만이 아니라 학술교류 및 문화, 관광의 파급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내 최초로 4개 광역자치단체가 연합해 치르는 국제스포츠 대회로서 의미가 크다. 이를 준비하는 조직위원회만의 대회가 아니라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이번 대회의 성공을 위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야 하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번 충청 유니버시아드대회가 올림픽과 월드컵에 이어 우리의 저력을 보여주고 충청권이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신동철 법무법인 유앤아이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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