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분노의 대한민국, 국민이여 마음의 병을 다스려라

  • 문화
  • 건강/의료

[건강]분노의 대한민국, 국민이여 마음의 병을 다스려라

암담한 현실탓에 최근 상담 증가 … 특별한 이유 없이 호흡에 답답함 하루하루 스트레스 해소법 중요 …혼자 고민보다는 지인과 소통을

  • 승인 2016-12-19 11:10
  • 신문게재 2016-12-20 11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이슈와 건강]화병과 우울증


수백만명의 국민이 하나의 뜻을 위해 모였던 촛불집회는 '탄핵 가결'이라는 소식에 축제의 현장으로 뒤바뀌었다. 하지만 곳곳에서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헬조선', '금수저·흙수저', '개한민국', '오포세대' 등 현실을 냉소적인 시각으로 표현한 신조어들이 아직 우리 세대에 만연한 것처럼 아직 사회는 우리에게 안정감과 만족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불안정한 사회의 모습에 많은 사람은 마음의 병을 앓지만 쉽게 알아채지 못한다. 화병과 우울증은 별일 아닌 듯 지나치기 쉬우나 심하면 고혈압이나 중풍 등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유제춘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화명과 우울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 유제춘 교수(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유제춘 교수(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화병, 신체 증상을 동반한 우울증=울화병이라고도 불리는 화병(火病)은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우울증으로, 미국신경정신의학회의 정신질환에 대한 진단기준인 DSM-IV 부록에도 실린 공식 병명이다. 화병은 예전에는 표현이 자유롭지 못하던 중년 여성에게 흔하다고 알려졌으나 최근 암담한 현실로 인해 남녀노소 관계없이 많은 사람이 증상을 토로한다. 또한, 일조시간이 짧아지며 나타나는 호르몬의 변화 역시 최근 집단 우울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화병은 우울감, 불면, 식욕 저하, 의욕상실, 피로 등의 우울 증상 외에도 특징적인 신체 증상이 동반돼 나타난다.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기도 하며, 숨 쉬는 것이 답답하고 가슴이 뛰는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또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명치에 뭔가 걸려 있는 듯한 느낌을 느끼기도 하며, 몸 여기저기에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우울감이 심해지면 삶을 포기하겠다는 생각이 증가해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게 될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화병의 원인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비슷하게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며, 갈등으로 인한 가정적 요인을 비롯해 가난이나 실패, 좌절 등 외부적인 요인도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불거진 사회적 이슈들과 사회 기득권의 행실에 대한 분노, 배신감 등의 감정은 많은 사람에게 박탈감과 무기력증, 우울증 등 화병 증상을 유발했다. 또한, 개인의 성격적인 특성상 속상함, 억울함, 분함 등의 감정을 쉽게 풀어내지 못하고 담아두는 데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우울증과 비슷한 정서변화에 신체적 증상 더해져=화병은 우울증 증상과 같이 일차적으로 정신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 대부분이 사소한 일에도 짜증과 신경질을 내는 등 예민한 상태가 지속되고, 분노와 화를 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억울함과 분한 감정을 자주 느끼며 공격적인 성향이 매우 강해진다. 이 외에도 불안함과 초조함으로 불면증을 겪게 되기도 하고, 이유 없는 한숨이 늘고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신체적인 증상으로는 온몸에 열이 나고 얼굴이 화끈거리며, 목이나 가슴이 조여와 답답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속이 쓰리며 메스꺼움을 느끼고, 이로 인해 식욕 장애나 소화 장애를 겪기도 한다. 심하게는 만성적인 분노로 인한 고혈압이나 중풍 등의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혹은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러한 신체적인 증상은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기 때문인데, 다시 말해 정신적인 증상, 즉 마음의 불편이 신체적인 증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화병으로 인한 증상이 건강에 대한 염려를 하게 만들고, 이 때문에 불안을 느끼다 보면 더욱 악화할 수 있어 총체적인 악순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소통과 감정교류, 화병 예방에 효과적=일반적인 화병을 막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는 방법을 익혀 가슴속의 응어리를 풀어주어야 한다. 또 화가 난다고 해서 그 즉시 화를 낸다면 더욱 악화된다. 마치 불발탄을 해체하듯이 천천히 침착하게 화를 다스리며 풀어야 한다.

스트레스 해소 또한 화병 예방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스트레스로 인해 몸과 마음이 경직된 채 수면을 취하면 화병뿐만 아니라 인체의 모든 면에 크고 작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날 받은 스트레스는 그날 해소할 수 있도록 운동이나 음악 감상 등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조깅, 수영, 자전거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은 몸의 건강의 돌려줄뿐더러, 정신적 에너지를 충전하는데도 최상의 방법이다. 1주에 세 번 이상, 적어도 땀이 약간 밸 정도의 강도로 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직장생활로 여유가 없다면 점심시간을 활용해 직장 주변 공원이라도 산책하도록 한다. 또한 규칙적인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는 필수,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제춘 교수는 “문제를 혼자 고민하기 보다는 공감해줄 수 있는 가족이나 지인들과 소통하고 느끼는 감정을 나누는 것이 우울감을 예방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박태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온기 페스티벌" 양산시, 동부 이어 서부 양산서 13일 축제 개최
  2.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3.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4. 대전 학교 냉난방 가동 체계 제각각 "중앙통제·가동 시간 제한으로 학습권·근무환경 영향"
  5. ‘조진웅 소년범’ 디스패치 기자 고발당해..."소년법, 낙인 없애자는 사회적 합의"
  1. [중도초대석]김연숙 심평원 대전충청본부장 “진료비 심사, 의료질 평가...지속가능한 의료 보장”
  2.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노후 전선·붕괴 직전 천장… 충남경제진흥원 지원 덕에 위기 넘겨
  3.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4.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5. {현장취재]김기황 원장, 한국효문화진흥원 2025 동계효문화포럼 개최

헤드라인 뉴스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조국을 위해 헌신한 호국영령을 기리고 모시는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전국 광역도 중 유일하게 국립호국원이 없었던 설움을 씻어내고 충남에서도 호국영령을 제대로 예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9일 총사업비 495억원 규모의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을 위한 2026년 타당성 연구용역비 2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말 기준 충남 보훈대상자는 3만3479명으로, 참전유공자·제대군인 등을 포함한 향후 국립묘지 안장 수요는 1만8745명으로..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미국 12월 금리 변동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있지만, 충청권 상장사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일반서비스와 제약 업종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한 달 새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전월 대비 4조 5333억 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9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11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79조 446억 원으로 전월(174조 5113억 원) 보다 2.6% 늘었다. 같은 기간 충북 지역의 시총은 2.4%의 하락률을 보였다. 대전..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43분께 "태안화력발전소 후문에서 가스폭발로 연기가 많이 나고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인력 78명과 소방차 등 장비 30대가 현장으로 출동했다. 해당 폭발로 인해 중상을 입은 2명은 병원으로 이송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한 지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 49분께 초진을 완료했고 현재 자세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내포=오현민 기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