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발달장애 이겨낸 대학생 "첼로 전문연주자가 꿈"

  • 사회/교육
  • 사회 연합속보

음악으로 발달장애 이겨낸 대학생 "첼로 전문연주자가 꿈"

  • 승인 2017-02-20 07:46
음악으로 발달장애 이겨낸 대학생 "첼로 전문연주자가 꿈"

삼육대 음대 김다빈씨, 매학기 장학금 받고 올해 8월 졸업

모친 "장애 겪는 다른 아이에게 꿈과 희망 됐으면"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피아노학원에서 시끄럽다고 쫓겨난 적이 있어요. 이대로 음악은 못하는 건가 했는데…. 그랬던 다빈이가 첼로로 대학에 입학해 매 학기 장학금을 받아 옵니다. 이보다 더 대견할 수 있을까요."



발달장애를 앓으면서도 음악의 힘으로 성장해 전문연주자를 꿈꾸는 대학생이 있다. 삼육대 음대에서 첼로를 전공하는 김다빈(24)씨가 주인공이다.







20일 다빈씨 어머니에 따르면 그는 어릴 때부터 집중력이 떨어졌다. 동네 놀이터에서도 또래와 잘 어울리지 못했다. 한 살 어린 동생이 태어나면서 살펴보니 다른 아이와는 뭔가 다르다는 게 확연해졌다. 병원에 가보니 자폐성 장애 3급이었다.

6살 때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에게 피아노를 배운 것을 계기로 다빈씨는 음악에 처음 눈을 떴다. 다빈씨의 눈이 그렇게 반짝였던 적이 없었다고 한다.

부모는 다빈씨를 피아노학원에 보냈다. 다른 아이들에게 방해된다는 이유로 곧 그만둬야 했지만, 피아노를 포기하지 않았다.

중학교 1학년 때는 혼자 무대에 올라 피아노 연주를 뽐낼 정도가 됐다. 그 무대를 지켜본 오케스트라 감독은 음악을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해보는 게 어떻겠냐며 다빈씨에게 오케스트라 입단을 제안했다.

바이올린, 비올라, 플루트 등 다양한 악기 중에서 다빈씨는 유난히 첼로를 좋아했다. 첼로 현이 울리는 소리만 들어도 박수를 친다거나 소리를 지르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렇게 그는 첼로를 손에 쥐었다.

이듬해 중학교 2학년이 된 다빈씨는 본격적으로 첼로를 배우기 시작했다. 취미의 하나로 생각하고 배운 첼로로 콩쿠르에 나가 여러 차례 입상하다 보니 음대 진학에도 욕심이 났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하트하트재단이 운영하는 발달장애청소년 오케스트라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현악앙상블 창단 멤버로 입단하며 음대에 가겠다는 결심은 더욱 굳어졌다. 지휘자와 첼로 선생님이 꾸준히 용기를 불어넣어 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고교 시절 다빈씨는 하루 7∼8시간을 첼로 연습에 할애했다. 물론 스트레스도 적지 않았다. 소리를 지르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횟수도 늘어났다.

그런 노력의 결과였을까. 경쟁률이 4대 1이 넘었던 삼육대학교 음악대학 수시모집에서 합격했다. 일반 학생과의 경쟁이었기에 성취감도 남달랐다.

일반 학생은 1시간만 공부해도 충분할 과목이지만 다빈씨는 2∼3시간씩 해도 따라갈까 말까 했다. 다빈씨는 수업이 비는 시간만 되면 연습실을 찾아가 오로지 첼로 연습에 매진했다. 학기마다 적은 금액일지라도 장학금을 받아왔다.

올해 8월 졸업을 앞둔 다빈씨는 첼로 전문연주자가 되는 게 목표이다.







다빈씨 어머니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그렇게 좋아하는 첼로를 연주하며 스스로 돈을 벌 수 있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며 울먹였다.

그는 "다빈이가 주변 사람과 어울리기만 해줘도 정말 고맙다고 생각했는데 음악을 알게 되고 나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하나씩 해나가는 것을 보니 앞으로 못할 게 뭐가 있겠나 싶더라"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첼로 연주자가 되어서 장애를 겪고 있는 다른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이 돼 줬으면 좋겠다"라며 "우리 다빈이도 해냈으니, 당신들도 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runr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천안고속버스터미널, 천안-속초 직통 버스노선 신규 개통
  2. 대전에 생긴 ‘오상욱 거리’
  3. 대전 식약단체, 역 앞에서 불법마약 퇴치 캠페인
  4.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 71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대전시지부 최우수지부상 수상
  5. 野대표 "해수부 이전 졸속추진…강력대응" 대여투쟁 예고
  1. 6·25전쟁 기념식 대전에서 처음 개최…영웅들의 헌신에 감사 표현
  2. 대전교육청 "긴급 정밀안전진단 최종보고서 나오기 전 결과 공지"
  3. 권이균 지질자원연 신임 원장 "국민 안전 기여하는 연구를"
  4. 진실화해위원장 대전 골령골 방문에 유족들 반발…"이틀 뒤 합동위령제 안 오고 생색내기"
  5. [우난순의 식탐] 뉴욕의 김환기에게 고향의 맛은 무엇이었을까

헤드라인 뉴스


`소상공인 지원 늘리고, 가계대출 줄이고`…정부 기조에 발 맞추는 은행권

'소상공인 지원 늘리고, 가계대출 줄이고'…정부 기조에 발 맞추는 은행권

은행권이 다음 달 시행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를 앞두고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자체 관리에 나섰다. 다만, 새 정부 기조에 발맞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은 대폭 확대하는 모습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대출 모집법인별 신규 취급 한도를 부여했다. 자율적 가계대출 관리를 목적으로 주택시장 안정화와 연중 안정적인 금융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NH농협은행, 신한은행 등도 현재 대출모집인을 통한 7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점수를 한도 소진으로 중단한 상태다. SC제..

김상환 헌재소장, 오영준 헌법재판관,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 모두 ‘충청’
김상환 헌재소장, 오영준 헌법재판관,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 모두 ‘충청’

김상환(66년생) 헌법재판소장 겸 헌법재판관 후보, 오영준(69년생) 헌법재판관 후보, 임광현(69년생) 국세청장 후보 모두 충청 출신이 지명됐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3명에 대한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대전에서 태어나 보문고(29회)와 서울대를 졸업한 김상환 후보는 사법시험(사법연수원 20기) 합격 후 1994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관해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과 연구부장, 제주지법 수석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제1 민사 수석부장, 대법관, 법원행정처장 등 지냈다...

대한제강, 당진에 5400억 투입 국내최대 스마트팜단지 만든다
대한제강, 당진에 5400억 투입 국내최대 스마트팜단지 만든다

충남도가 대한제강, 당진시와 손잡고 대한민국 최대 스마트팜단지 조성에 나선다. 이 스마트팜단지는 특히 인근 제철소 폐열을 냉·난방 에너지로 활용, 입주 농업인들이 에너지 비용을 크게 절감하며 탄소중립까지 실현한다. 김태흠 지사는 26일 도청 상황실에서 오치훈 대한제강 회장, 오성환 당진시장과 '에코-그리드(Eco-Grid) 당진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투자양해각서에 따르면, 대한제강은 2028년까지 당진 석문간척지(석문명 통정리 일원) 내에 119만㎡ 규모 스마트팜단지(이하 석문 스마트팜단지)를 조성한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국민의힘 대전시당, 해수부 부산 이전 반대 궐기대회 개최 국민의힘 대전시당, 해수부 부산 이전 반대 궐기대회 개최

  • 도심 속 접시꽃 ‘눈길’ 도심 속 접시꽃 ‘눈길’

  • 대전에 생긴 ‘오상욱 거리’ 대전에 생긴 ‘오상욱 거리’

  • 가수 김연자, 김소연 대전경찰청 홍보대사 위촉 가수 김연자, 김소연 대전경찰청 홍보대사 위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