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훈훈한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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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훈훈한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얼굴

양동길 / 시인, 수필가

  • 승인 2018-01-12 00:00
  • 양동길 / 시인양동길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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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얼굴' 도산 안창호(島山 安昌鎬, 1878 ~ 1938) 선생이 나라 잃은 암울했던 시기 동지들에게 한 말입니다. 후학들이 정리하여 표어처럼 사용하지요. 지금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말이라 여겨집니다. 모든 생명체가 더불어 살아가야하니까요. 훈훈한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고, 빙그레 웃으며 한 해를 보낼 작정입니다.

웃음에 대하여 생각해 봅니다. 온몸으로 웃는 온몸웃음, 환하게 활짝 웃는 함박웃음, 크게 소리 내어 웃는 너털웃음이나 껄껄웃음, 눈으로 웃는 눈웃음, 코로 웃는 코웃음, 볼 살 움직여 웃는 볼웃음, 표정으로 웃는 작은 웃음이나 빙그레 웃음, 너스레떨며 웃는 너스레웃음, 둘만 통하는 소통웃음, 어이없어 웃는 허탈웃음, 가소롭게 보는 비웃음, 채신머리없이 웃는 염소웃음, 마음에 없는 겉웃음이나 헛웃음, 간사스럽게 아양 떨며 웃는 간살웃음이나 여우웃음, 꾸며서 웃는 선웃음, 마지못하여 웃는 쓴웃음, 쌀쌀하게 내보이는 찬웃음, 속 샘이 있어서 웃는 음흉웃음, 경망스럽게 웃는 까투리 웃음, SNS에서 이용되는 ㅋㅋ, ㅎㅎ 등 끝이 없군요.

웃음은 자연스런 현상으로 생존에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요. 웃음 관련 자료 몇 가지 보다보니 '안면 피드백 효과'란 말이 있더군요. 얼굴표정이나 신체 반응으로 인해 감정이 생겨난다는 이론입니다. 특정한 감정표현을 흉내 내면 신체도 거기에 맞는 생리유형을 따라간다는 군요. 억지웃음도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효과가 있답니다. 즐거운 감정을 유발시키고 상호작용을 가능케 한다지요.

예전 방송에, 어쩌다 저녁 먹은 후 차 한잔 할 때 특별한 웃음으로 눈길을 끄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각종 예능프로그램에도 등장하더군요. 차차로 많은 광고에도 등장하고, 이 동네 저 동네 홍보대사도 하고, 얼마 후엔 재테크나, 절약 강사로 전국을 순회하더니, 팔순에 접어든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보여줍니다. 특유의 웃음소리와 떠버리 대사가 트레이드마크인 연기인 전원주 (全媛珠, 1939.8.8. ~ )선생 이야기입니다.

세상천지 필자보다 못난 사람이 없으니, 결례를 무릅쓰고 소개합니다. 본인 말대로 하면 숙명여자대학 국어국문학과졸업 후 교사 생활을 했으나 키가 작아(150cm) 칠판에 판서하기가 어려웠답니다. 한번은, 학생으로 오인한 훈육교사에게 뺨을 맞기도 하였답니다. 그를 계기로 다른 삶을 모색하였다는군요. 1963년 DBS동아방송 공채1기 성우가 되었다가, 1972년 탤런트로 전향합니다. 못생겨 소외당하고, 변변한 배역도 받지 못했다는 군요. 받아도 보잘 것 없는 역할이 다였답니다.

1990년 KBS전원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에 출연하면서 특유의 웃음소리로 시청자를 사로잡는데요. 개그우먼 김미화(金美花, 1964.9.22. ~ ) 추천으로 KBS '코미디 세상만사'에 출연합니다. 호방한 웃음소리는 물론, 여러 가지 유행어를 만들어 내면서 인기가 높아집니다. 시청률 높은 프로그램 인기비결이 전원주 덕이라는 평가가 방송계에 공공연히 나왔다더군요. 이후 연기 영역도 넓어지고, 수많은 연예프로그램에 등장합니다.

누가 봐도 보기 좋은 외모는 아니지요. 게다가 20대에 첫 남편과 사별하고 재혼합니다. 그럼에도 수십억 재산가이고, 인기를 누리며 사는 비결이 무엇일까요? 행복을 불러들이고, 행복을 나누어 주는 웃음. 그 웃음이 비결이란 생각입니다. 게다가, 겸손함은 온갖 유익함의 근본이다(謙爲萬益之柄), 아끼는 것이 온갖 행복의 근원이다(儉爲萬福之源)란 말이 있는데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가식 없는 겸손. 신혼 때 산 냄비를 지금도 쓴다는 절약 생활까지 겸비했다는군요. 웃음과 겸손, 절약이 전원주 선생 행복 비결이 아닐까합니다.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도, 웃음이 만연하면 행복이 옵니다. 미래사회를 감성사회, 공감의 시대라고도 합니다. 집단에도 감성이 전염병처럼 번집니다. 스스로, 서로서로 웃음으로 치유하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 살지요.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생몰미상)이 설파했다는 행복의 조건부터 수많은 조건이 거론되지만, 행복은 결코 외부에 있지 않고 마음에 있다, 마음 상태라는 논리에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것 같더군요. 찾아온 행복을 본인만 모르는 경우도 있답니다. 사고틀을 바꾸지 않고는 행복이 오지 않습니다. '미래의 문맹자란 글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다.'란 말이 있지요. 생각이나 모습이 다르다고 적이 아닙니다. 차별 아닌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변화 또한 없습니다. 현실을 고통이나 부정적 시각으로 보고, 사실을 외면하는 편협한 사람에게 행복은 절대 오지 않습니다. 따라서 남에게 줄 수도 없습니다.

적극적으로 행복을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웃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웃으면 만복이 찾아온다(笑門萬福來)는 말이 있습니다. 웃을 때 마다 젊어지고 화낼 때 마다 늙는 다(一笑一少 一怒一老)말도 있지요.

나라 안팎이 정이 넘치고, 웃음이 가득한 무술년 새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양동길 / 시인, 수필가

양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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