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지하실험 연구단, 암흑물질 데이터 확보 … 검증 신호탄 되나

이현수 IBS 지하실험 연구단 부연구단장과 하창현 연구위원

기초과학연구원(IBS) 지하실험 연구단인 '코사인-100 공동연구협력단'이 우주의 암흑 물질에 관한 논란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IBS는 한국시각으로 6일 새벽 3시 네이처(Nature, IF 42.351) 온라인 판에 이러한 내용의 연구 성과가 게재됐다고 밝혔다.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우주의 26.8%를 차지한다고 추정되는 암흑물질에 대한 코사인 실험을 운영하고자 구성된 15개 기관 50명의 국제공동연구진으로 IBS가 이끌고 있다.

연구단은 암흑물질 검출 실험설비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로 알려진 윔프(WIMP) 입자 남긴 유일한 흔적을 반박할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암흑물질의 발견은 곧 노벨상 수상으로 여겨질 정도로 학계에선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흔적이 발견된 건 지금까지 이탈리아 그랑사소 입자물리 연구소의 다마(DAMA) 실험이 유일했다.

1998년 다마 팀은 첫 실험 이후 20년간 암흑물질 윔프의 신호를 포착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계속돼왔다.

다른 연구팀에 의해 검증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간 세계 유수의 연구팀은 번번이 다마 실험의 재현에 실패했다.

하지만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2016년부터 다마 팀의 실험을 검증하는 코사인-100 실험을 시작해 다마 팀과 동일한 결정을 이용하는 검출기를 독자 개발·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또 다마 팀에 비해 안정적인 검출환경도 조성해냈다. 고체 차폐체에 액체 섬광체를 추가한 이중 차폐 설계를 도입해 외부의 잡신호를 줄이는 동시에 결정 내부에서 만들어진 방사능도 줄인 덕분이다. 기계학습을 접목해 인공지능으로 잡신호를 골라낼 수 있는 기술도 추가했다.

이번 논문은 코사인-100 검출기가 초기 59.5일(2016년 10월 20일 ~ 12월 29일)간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쓰였다.

연구진이 확보한 데이터는 다마 팀이 발견한 신호가 암흑물질에 기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앞으로 연구진은 추가 데이터를 확보해 5년 내 다마 팀의 주장을 완벽히 검증 혹은 반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현수 부연구단장은 "암흑물질의 발견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물리지식에 영향을 줄 놀라운 사건"이라며 "다마 실험을 완벽히 재현할 검출기를 자체 개발해서, 독립적인 실험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에 학계가 주목했다"고 말했다. 전유진 기자 victory3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