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우리 눈으로 본 제국주의 역사, 제국주의 그 비밀(The Fragile Era ; 살얼음판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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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우리 눈으로 본 제국주의 역사, 제국주의 그 비밀(The Fragile Era ; 살얼음판의 시대)

  • 승인 2019-02-26 21:30
  • 강영한 기자강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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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 최성환 <의학박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출판사 : 인간사랑, 495 페이지

2019년 3월 1일은 1919년 한반도 전역에서 맹렬한 불길처럼 일어났던 주권회복 운동의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날이었다. 그 누구도 잊어서는 안 되며 길이 기억해야 할 날이다. 하지만,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기억하고 기려야 할 것인지?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 1856~1924)은 1913~1921년까지 미국의 28대 대통령을 역임한 인물로, '우드로 윌슨'이라 하면,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1919년의 3.1 만세운동과 태극기, 그리고 '민족자결주의'를 기억해낸다. 어떠한 연관관계가 있을까? 우드로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선언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도 독립운동의 물결이 퍼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유독 많다. 물론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솔직히 필자는 연관관계를 잘 알지 못한다.



윌슨은 1918년 1월 8일~1918년 2월 11일에 걸쳐서 '14개조 평화 원칙(Fourteen Points)'을 공표하고 '자결주의(Self-determination)를 선포한다.

자결권(自決權, self-determination)이 무슨 좋은 사상인양, 그리고 윌슨 대통령이 1919년의 3.1 운동이 일어나는데 긍정적 영향을 준 인물인양 알려져 있지만, 실제는 제1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인 독일제국의 부활과 팽창을 사전에 차단하고 제 1차 세계대전 승전국들인 연합국들의 식민지 확보를 확고히 하기 위한 정책과 선언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될 수도 있다. '민족자결주의'라는 표현에는 무서운 함정이 존재한다. '함정'이라 언급했듯이, 자결주의와 민족자결주의는 엄연히 그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윌슨이 말한 Nation은 민족이 아니다. '민족'이라는 단어가 빠질 경우, 오히려 일본에 의한 대한제국의 복속을 더욱 확고히 하는 발언이며, 자칫 일본의 대한제국에 대한 권리를 더욱 더 공고히 해주는 표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비록, 서구 연합국들에게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진 못했지만, 엄연히 1차 대전의 연합국이자 승전국이었기 때문이다. 3.1 운동 발생 원인의 가장 근접한 원인은 이왕직(李王職)이 주도한 1919년 1월 21일의 고종황제의 독살사건과 격하된 장례의식 때문이었다.

고대의 제국과 비교하여 근세, 현대의 제국은 그 개념부터가 다르다. 황제(皇帝)에 의해 다스려지던 '고대제국'이 정확한 제국주의의 개념의 번역(飜譯)이 아니기 때문이다. 황제라 불리려면 적어도 백 명의 왕을 밑에 두어야 했다고 하여 황(皇)자를 사용하지만, 어찌 보면 고대와 중세의 제국은 거대한 영토를 차지하고 여러 민족을 다스렸을 따름이다. 황제라는 단어는 '왕이나 제후를 거느리고 나라를 통치하는 지도자를 일반적인 왕이나 제후와 구별하여 이르는 말'이며, 제후(諸侯)란, 봉건 시대에 일정한 영토를 가지고 그 영내의 백성을 지배하는 권력을 지녔던 사람을 뜻한다.

제국(empire)의 라틴어 어원은 이렇다. 'em+pire = in+prepare', 준비가 되었음, 즉 모든 것을 갖추었음을 의미한다. 현대적 의미로 정의하자면, 통합된 하나를 제국으로 보고, 이는 각각의 연합된 주, 점령당한 땅, 식민지화된 나라들이 종속되고 속국(屬國)화된 통합체(統合體)를 말한다.

유럽대륙 서쪽 끝단의 포르투갈이 인근의 작은 섬 세우타(Ceuta)를 점령하여 식민지화 한 1415년을 기점으로 시작된 근세 제국주의의 역사는 유럽 강대세력들의 동인도 및 서인도 회사들의 건립으로 인하여 자본주의적 제국주의의 형태를 띠게 된다.

이후로, 아메리카대륙 전체, 아시아의 일부, 아프리카대륙 전체의 순으로 식민지화가 이루어지고 제국들은 전 세계를 삼켜나가기 시작한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의미의 '제국주의'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프랑스의 나폴레옹 시대(Napoleonic era, 1799~1815)부터이다. 축적된 거대 자본이 소모적 식민지 전쟁을 통해 낭비된 것도 이때이다. 누가 가장 위대한 제국이 될 것이냐는 죽기 살기의 투쟁이었다. 이어서, 오토만 제국이 다스리던 중동(中東)지역도 1924년 제국의 멸망으로 인하여 서구열강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만다.

형기(刑期)를 마친 사람은 언젠가는 석방되게 마련이다. 억울한 옥살이 끝에 주어지는 것은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가야 하는 운명과 오랜 영어(囹圄)의 시간소모로 인한 부적응뿐일 것이므로 스스로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

전 세계적인 탈 식민지화는 나폴레옹에 의한 신성로마제국의 멸망과 합스부르크 가문의 몰락으로 인한 1800년대 아메리카 대륙에서의 탈식민지 바람으로 시작되어, 1945년 세계 제 2차 대전이 종결된 이후의 베이비붐을 연상케 하는 많은 나라의 탈 식민지화, 그리고 포르투갈의 카네이션 혁명을 정점으로 한 아프리카 대륙의 최종적 탈 식민지화로 마무리 된 듯 보였다. 그러나 식민지배 및 탈 식민지화가 여기서 끝났을까? 공산주의 소비에트 제국에 의해 2차 대전을 전후해서 세워진 수많은 식민지들이 1989년 이후 동구권을 중심으로 4번째의 탈 식민지화 물결을 일으키게 된 것을 간과(看過)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자기 스스로 이루었건, 남의 도움으로 벗어났건, 탈 식민지화에 성공한 나라들에게는 일치되고 공통된 탈식민지화의 공식(公式)이 존재한다. 독립은 되었지만, 쿠데타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내란(內亂)은 모든 나라에서 반드시 발생한다. 독재와 부정부패 그리고 군벌세력의 준동(蠢動)이 야기되며, 심지어는 다시 식민지화되기도 한다. 내란은 예외 없이 인종, 종교, 사상의 세 가지 동기(動機)중 하나에 의해 발생한다.

혹자는 우리나라가 아직 독립상태가 아니며, 대한민국 국가 즉, 정부의 정통성마저 부인하려고 한다. 실제로 제국주의란 표현은 거의 사라지고 팽창주의란 용어로 순화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아직도 수많은 나라들이 식민지 아닌 식민지로 살아가고 있으며, 제국주의는 팽창주의로 가면을 바꾸어 썼을 뿐, 역사는 반복되고 있는 것이 맞다.

앞서의 중세기적 어원으로 보아서도 제국이란 통합된 하나로 보며 통합체라 하였다. 이것은 제국이란 존재가 하나의 주도적 국가내지는 나라와 여러 나라가 통합된 연합을 이루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무리 강대국이라 할지라도 혼자서 제국이라 주장할 수는 없다. 군대에서 말하는 대장이나 특정한 무리의 두목은 지휘자의 역할을 하지만 주인이 아니며, 일련의 집단이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형태를 띤다. 이러한 몇 개의 집단이 팽팽한 대결과 충돌을 일으키는 것을 제국간의 알력이라 볼 수 있을 것이며, 다양한 목적을 이유로 해서 함께 행동하기도 하고 이탈하기도 한다.

굳이 제국의 지도자 국가를 주인이라고 부르겠다면, 말릴 생각은 없으며, 실제 일부 국가는 완전한 종속관계에 있기도 하지만, 현대적 국가들의 모임은 강대국들의 집합체를 지칭하는 경우가 더 많다. 어느새 부쩍 어른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이 어느 주인을 섬기는 것이 유리할지, 혹은 이미 제국의 일원이 되었음을 포기할 것인지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고민이 필요하다.

서울=강영한 기자 gnews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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