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감질(疳疾)은 본래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병의 이름으로 달리 감병이라고도 한다.
이 병은 주로 젖이나 음식을 잘 조절하지 못함으로써 생기는 병인데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많이 걸린다.
이 병에 걸리면 얼굴이 누렇게 뜨고 몸이 여위며 땀이 나고 목이 마르며 시고 시원한 것을 찾는가 하면 배가 아프면서 만성 소화불량이나 영양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러한 증상이기 때문에 이 병에 거리면 무엇인가 먹고는 싶은데 몸이 말을 안 들으니 마음껏 먹지도 못하고 애를 태우는 것이다. 여기에 근거를 둔 말이 ‘감질나다’인데 결국 그것은 무엇을 먹고 싶거나 가지고 싶거나 동시에 그 욕구가 충족되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맛만 보기 때문에 오히려, 그 대상을 먹고 싶거나 가지고 싶어서 애태우는 심정을 비유적으로 나타낸 것을 말한다.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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