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중개업을 하는 장소를 복덕방이라 한 것은 마을 제사와 관련이 있다. 즉 복덕방은 옛날에 마을 제사를 올릴 때 제사상에다 올린 음식이나 제물로 바쳤던 짐승의 고기를 마을로 옮겨와서 한 곳에다 차려놓고 마을 사람들이 그 제사 음식을 나누어 먹던 장소를 일컫던 말이다. 그 장소는 오늘날 우리가 제사를 지내고 그 제사 음식을 음복하는 것처럼 음복(飮福)과 음덕(飮德)의 신성한 장소였던 것이다.
이 신성한 용어가 소개업을 하는 장소의 명칭으로 전락한 것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거래나 흥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인 것이다. 거기에다 부동산을 사고자 하는 사람이나 팔고자 하는 사람들 혹은 세를 놓으려는 사람이나 세를 드는 사람은 모두 절실한 사정이 있기에 이를 해결 해주는 장소는 복과 덕을 베푸는 곳이라는 뜻도 그 속에 함축된 것이 아닌가도 생각된다.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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