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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양의 후예' 스틸컷. |
그야말로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태양의 후예’가 베트남 방영을 앞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태양의 후예’의 인기는 한국을 넘어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27개국에 판권이 팔린 상태다.
그중 베트남에서의 방영을 앞두고 베트남의 일간지 기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가 한국이나 중국의 방송에서 일본군을 찬양하는 드라마가 방영되는 것을 생각이나 하겠는가”라는 글을 남기며 논란이 불거졌다.
그는 베트남 전쟁 동안 한국 군인들이 저지른 범죄에 관해 언급하며 “‘태양의 후예’의 방영은 우리가 역사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검토하는 계기가 돼야한다”며 “한국군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드라마가 방영되는 것은 ‘오욕’이라는 글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을 것이다”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이 베트남 기자의 글은 현지인들 사이에서 9만건 가까이 공유되며 뜨거운 찬반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태양의 후예’는 뜨거운 인기와 더불어 방송 초기부터 군국주의 논란에 시달려 왔다.
멋진 군복을 입은 주인공들은 ‘우르크’라는 가상의 나라에 파병돼 현지 주민들을 위한 업무들을 수행한다. 사랑하는 여자를 구출하고 미군과 연합작전을 펼치며 적들을 소탕하는 그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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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양의 후예' 스틸컷. |
아름다운 풍경과 멋진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전쟁의 참혹함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누더기를 걸친 맨발의 아이들조차 평화롭게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실제의 전쟁은 ‘참혹’ 그자체다. 우리는 일본 식민지 치하 전쟁의 끔찍함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우리의 아버지, 오빠, 동생들이 전쟁터로 끌려가 총알받이가 됐으며, 꽃다운 어린 소녀들은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능욕당했다.
오랜시간 대한민국은 전쟁의 아픈 피해자였다. 그때의 역사로 우리는 아직도 일본과는 ‘가깝지만 먼나라’다. 하지만 분명 전쟁의 가해자 였기도 하다.
한국은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파병한 나라다. 파병 병력의 누계는 32만여명에 달했으며 전쟁당시 베트남 전투원 4만여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 중에는 군인이 아닌 민간인들도 있었다. 또한 일부 군인들이 현지 여성들을 범하기도 했으며, 이들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은 ‘라이따이한’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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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전쟁을 다뤄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1992년 개봉영화 '하얀전쟁'의 스틸컷.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의 참전 후유증과 참혹한 전투를 스크린에 담았다. |
한국군의 드라마를 비난하는 베트남 기자의 글에 무조건 화를 낼수는 없는 상황이다. 우리 또한 그들과 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희생된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의 귀한 뜻이 결코 폄하되거나 가볍게 여겨져서도 안될 것이다. 또한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야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일본군을 찬양하는 드라마가 방영된다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지 싶다.
서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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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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