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국민

  • 국제
  • 명예기자 뉴스

가벼운 국민

  • 승인 2016-08-09 14:44
  • 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
16일 밤 10시 경, 터키 앙카라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 쿠데타는 6시간 만에 실패로 끝났다. 짧고 굵었던 이번 쿠데타는 265명의 사상자와 1500여명의 부상자를 낳았다. 더불어 몇 가지 의문을 남겼고, 후폭풍 또한 사납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의문은 정부의 자작극이라는 설이다. 이번 쿠데타는 지난번에 비해 유난히도 허술했다는 게 그 이유다. 1960년 이후 터키는 네 번의 쿠데타를 겪었다. 모두 육군, 해군, 공군이 조직적으로 참여했다. 정치인들과 소통하면서 민간인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달랐다. 공군과 일부 육군만 가담했고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언론도 일부분만 장악했고 SNS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모두가 잠든 새벽시간에 결행한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오후 10시 무렵 일어났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한 정세 예측전문가는 터키에서 쿠데타가 일어날 확률을 2.5%로 예측했다. 그 정도로 뜬금없었다는 반응이다.

물론 자작극의 사실 여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번 사건으로 인해 희생당한 국민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사망자 265명 중 161명이 경찰과 민간인이었다. 어째서 희생은 국민이 치러야 하는 걸까.

“민중은 개, 돼지로 취급하면 됩니다.” 얼마 전 대한민국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이 사석에서 한 말은 큰 파문을 일었다. 그는 영화에 나온 말을 인용했다고 변명했지만 이미 뿌리 깊숙이 박힌 가치관을 들켜버렸다. 대한민국 교육을 이끌어가는 책임자 중 한명이다. 그런 그가 정의한 ‘국민’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이번 쿠데타로 161명의 무고한 국민이 목숨을 잃었다. 국가를 바로잡기 위해서 군은 국민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쿠데타를 강행해야 했을까? 만약 자작설이 사실이라면 더 문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국민의 목숨을 대가로 지불한 꼴이 된다. 자작극이든 아니든, 희생당한 이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마치 누군가의 정치놀음으로 국민들은 개, 돼지처럼 죽어 나간 듯하다.

대한민국의 한 고위 관료는 국민을 개, 돼지라 표현했다. 터키의 군부는 국민을 개, 돼지처럼 죽였다. 민주주의 국가라는 대한민국도, 최소한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싶다는 이슬람국가도 똑같았다. 그들에게 국민은 너무도 가볍다는 사실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전민영 아카데미 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파멥신' 상장 폐지...뱅크그룹 '자금 유출' 논란 반박
  2. "중부권 산학연 역량 모은 혁신 벨트 구축 필요"…충남대 초광역 RISE 포럼 성료
  3. 대전교도소 수용거실서 중증 지적장애인 폭행 수형자들 '징역형'
  4. 2월 충청권 아파트 3000여 세대 집들이…지방 전체 물량의 42.9%
  5. [사설] 지역이 '행정수도 설계자'를 기억하는 이유
  1. 대청호 수질개선 토지매수 작년 18만2319㎡…하천 50m 이내 82%
  2. [사설] 대전·충남 통합, 여야 협치로 풀어야
  3. 포춘쿠키 열고 ‘청렴의식 쑥’
  4. 2025 대전시 꿈드림 활동자료집 '드림이쥬3'
  5. 특허법원, 남양유업 '아침에 우유' 서울우유 고유표장 침해 아냐

헤드라인 뉴스


선거 코앞인데…대전·충남 통합시장 법적근거 하세월

선거 코앞인데…대전·충남 통합시장 법적근거 하세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자 등록이 다음 주부터 시작되지만, 통합시장 선거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일선에서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것과 달리 통합시장 선출을 위한 제도적 준비는 하세월로 출마 예정자들의 속만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현재로선 통합시장 선거에 깃발을 들고 싶어도 표밭갈이는 대전과 충남에서 각개전투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7일 대전·세종·충남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은 다음달 3일부터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선거를..

대전 주요 외식비 1년 새 6% 인상... 도시락 싸는 직장인 많아졌다
대전 주요 외식비 1년 새 6% 인상... 도시락 싸는 직장인 많아졌다

대전 주요 외식비가 1년 새 많게는 6% 넘게 오르면서 직장인들의 부담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김치찌개 백반은 전국에서 가장 비싼 음식으로 등극했고, 삼겹살을 제외한 7개 품목 모두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며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는 이들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시스템 참가격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대전 외식비는 삼겹살 1인분 1만 8333원이 전년대비 동일한 것을 제외하곤 나머지 7개 품목 모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오름세를 보인 건 김밥으로, 2024년 12월 3000원에서 2025년..

故 이해찬 전 총리 대전시민분향소 지역정치권 추모행렬
故 이해찬 전 총리 대전시민분향소 지역정치권 추모행렬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서거에 대전 정치권이 정파를 넘어 애도의 뜻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전시당 인사들이 잇따라 시민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27일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뿐 아니라 여야 정치권 인사들도 분향소를 찾아 헌화와 묵념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김제선 중구청장과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출근 전 분향소를 찾아 헌화와 묵념으로 애도의 뜻을 전했다. 오후 3시에는 박정현 대전시당위원장을 비롯해 장철민·장종태 국회의원,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 당원들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유성경찰서, 귀금속 취급업소 순찰강화 대전유성경찰서, 귀금속 취급업소 순찰강화

  • 이해찬 전 총리 대전 분향소 시민들 발길 이해찬 전 총리 대전 분향소 시민들 발길

  • 포춘쿠키 열고 ‘청렴의식 쑥’ 포춘쿠키 열고 ‘청렴의식 쑥’

  • 강추위에 얼어붙은 인공폭포 강추위에 얼어붙은 인공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