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브렉시트를 만들었을까. 브렉시트는 생활고에 시달린 중하층 중장년층의 반란이다. EU탈퇴를 절대적으로 지지한 중장년층은 지난 1975년 유럽경제공동체(EEC)의 잔류를 결정했던 세대다. 당시 그들은 잔류를 택했다. 하지만 잔류 후 경제상황은 더 나빠졌다. 실업률은 10%를 넘어 지독한 불황에 직면했고 자녀들이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는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자녀들은 성인이 돼서도 독립하지 못했고 은퇴한 부모들은 또 다른 일을 찾아야 했다. 그들에게 다시 한 번의 잔류는 고된 삶을 되풀이 할 도돌이표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 동안 쌓인 엘리트계층에 대한 불신도 한몫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가져올 경제적 손실에 대해 여러 번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고들은 별 효력이 없었다. 엘리트집단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다. 영국을 이끌어온 엘리트들에 대한 신뢰감은 바닥을 치고 있다. 결국 브렉시트는 나라 살림을 ‘이 정도’까지 몰아온 국가 살림꾼들에 대한 질타였다.
삶에 이골이 난 사람들은 변화를 추구하기 마련이다. 미래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중요하지 않다. ‘더 이상 지금처럼은 못 살겠다.’는 한탄은 무조건적인 변화를 갈망했다. 브렉시트라는 블랙스완은 그렇게 탄생했다.
이번 일을 통해 우리는 정치인들의 무능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혼란한 사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률은 계속 올라가고 가계 부채는 해마다 증가한다. 정치인들이 내세웠던 공약들은 줄줄이 파기되고 기존 정치를 바꾸겠다던 이들이 비리의혹에 휩싸였다.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는 대기업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한국에 까지 악영향을 끼칠 거라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대안은 내놓지 않는다.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 위기 때문에 영세 자영업자들이 어려워졌다.”며 뜬금없는 논리로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했다. 대처 방안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일단 정부에 맡기자.”며 발뺐다.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무능한 정치인들의 가벼운 정치, 그리고 매번 배신당하는 국민. 어지러운 사회 속에서 한국판 브렉시트가 발생할지 모른다. 어디서든 블랙스완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어디에서 나타날지는 모른다. 적어도 지금 우리는 타국, 세계 경제를 논하기 전에 대한민국부터 살펴봐야 한다. /전민영 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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