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진실을 낱낱이 밝혀지고 가해자는 처벌받아야 한다. 처벌 받더라도 가해자의 죄가 모두 씻기진 않는다. 하지만 진실을 덮려는 검찰내부의 움직임 때문에 ‘적어도’ 그 정도는 해야 최소한의 정의가 지켜지는 것만 같다.
사실 필자는 故김모 검사의 동기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법연수원 41기 동기회는 가해자의 처벌과 진실 규명을 외치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앞으로 검사로서 삶을 이어 갈 이들에게 용감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검찰은 대한민국에서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다. 막강한 권력을 손에 쥐고 있다. ‘검찰에 밉보이는 인사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말이 있는 이유다. 업무특성상 외부와의 교류가 적고 상명하복 문화 또한 강하다. 이 같은 특성을 빗대 강철조직이라 부르기도 한다. 유대의식이 강한 엘리트집단. 누구도 적으로 두고 싶지 않은 집단이다. 하지만 굳이 검사가 아니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남은 이들에게는 곧 삶의 터전이다.
사건을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하자는 내부 분위기에 반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집단에 속해 있다 보면 덮고 지나쳐야 하는 일이 태반이다. 불합리한 제도와 절차, 그리고 비도덕적 행위들은 관행처럼 이어져 온다. 타인의 고통을 봐도 침묵하는 분위기도 공공연하다. 이는 비단 검찰조직 뿐만이 아니다.
소신 있게 행동하기란 참 어렵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먹어가고, 책임져야 할 일들이 많아질수록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시선을 피하는 이를 욕할 수도 없다. 누군가의 자식이자 배우자이고 동시에 한 가정이 가장일 이들에게 ‘정의의 이름으로’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용기를 냈다.
그리스어로 법은 Dike, 정의는 Dikaion다. 로마어에서 법은 Ius, 정의는 Iustitia다. 두 단어 사이의 관계에서 알 수 있듯이 법과 정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법과 정의의 상징인 정의의 여신상은 두 눈을 안대로 가리고 있다. 정의 실현을 위해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고 공평을 지킨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번에 검찰은 안대를 풀고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했다. 제 식구임을 확인하고 시선을 회피했다. 故김모 검사의 동기들인 젊은 검사들은 다시 안대를 썼다. 그리고 진실을 가려 달라고 요청했다.
정의의 여신은 싸움을 중재하기 위해 칼을 들고 있다. 하지만 그 칼은 정의로운 선택을 할 수 있게끔 용기를 주는 도구 일지도 모른다. 정의를 위해 칼을 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미디어아카데미 명예기자 전민영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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