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꼼수의 덫에 걸린 트라제 운전자

  • 오피니언
  • 기자수첩

[취재수첩] 꼼수의 덫에 걸린 트라제 운전자

  • 승인 2016-09-29 16:32
  • 신문게재 2016-09-29 7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이해미 경제과학부 기자
▲이해미 경제과학부 기자
우리는 꼼수의 세상에 살지만, 호의와 꼼수를 구분하지 못한다.

공짜가 좋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보편적인 생각이 우리를 ‘꼼수의 세상’에 가뒀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차 ‘트라제’ 부식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 뒷바퀴 프레임에 부식이 발견됐는데, 서비스센터에서 무상수리 해준다고. 그러나 수리까지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제보자의 전언이다. ‘무상수리인데 시간 좀 걸리면 어때?’라는 생각으로 취재를 시작했지만, ‘국민은 호구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트라제 부식’은 현대자동차의 아량 넓은 듯 보이는 꼼수다.

차체를 모두 뜯어내 차량 1대당 5일가량이 필요한 대공사라면 무상수리라는 말로 덮을 수 있는 사건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트라제를 리콜하지 않았고, 무상수리를 받으라는 공식적인 발표도 하지 않았다.

불합리하다. 불공정한 처사다. 부식된 줄 모르는 트라제 운전자들은 늘상 위험천만한 상황에 내몰려 있는데, 아는 사람만 알고 찾아오라 아량을 베푼다는 것은.

2007년 출시돼 현재는 단종된 트라제지만 중고차로 꾸준히 거래가 되고 있기 때문에 후속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서비스센터는 본사 지침에 따를 뿐이라고 책임을 회피하고, 대기자가 많다며 윽박지른다. 그럼에도, 현대자동차 본사는 왜 한 줄의 공지조차 하지 않는가.

트라제 부식 무상수리. 부식이 사고 원인이 되지 않는다면 두말없이 ‘호의’겠지만, 큰 실수를 덮으려는 일종의 수단이 된다면 ‘꼼수’에 불과하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무르는 대기업이라면, 국민의 생명부터 지키며 차를 만드는 윤리의식 정도는 갖춰야 한다. 차를 팔았다고 모든 책임이 끝나는 것은 아니기에.

꼼수의 덫에 걸린 국민은 오늘도 트라제를 운전하고 있다. /이해미 경제과학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방문 환경 개선" 양산 천성산 미타암, 새 공양간 건립공사 준공
  3.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4. 대전 교사들 한국원자력연 방문, 원자력 이해 UP
  5. 낮고 낡아 위험했던 대전버드내초 울타리 교체 완료 "선제 대응"
  1. 대전우리병원, 척추내시경술 국제 교육 스파인워커아카데미 업무협약
  2.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호흡재활센터 개소
  3. 유등교 중고 복공판 사용 형사고발로 이어져…안전성 이슈 재점화
  4.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졸업자 지역 취업 증가 목표…실현 가능할까?
  5. 충남대병원 안순기 예방관리센터장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헤드라인 뉴스


[기획] 철도가 바꾸는 생활지도… 2030년대 충청 `30분 생활권`

[기획] 철도가 바꾸는 생활지도… 2030년대 충청 '30분 생활권'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대전~옥천 연장, CTX(광역급행철도)가 2030년대 중반까지 순차적으로 개통될 경우, 대전·세종·충북을 오가는 시민들의 생활권은 지금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가장 큰 변화는 이동시간 단축이다. 현재 대전 도심에서 세종 정부청사까지는 교통 상황에 따라 40~50분이 걸리지만, CTX와 광역철도가 연결되면 통근 시간은 20~30분대로 줄어든다. 세종 근무자의 대전 거주, 혹은 대전 근무자의 세종 거주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 교통체증에 따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젊은 직장인과 공무원의..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美 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원·달러 환율 향방은?
美 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원·달러 환율 향방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10일(현지시간) 고용 둔화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 인해 한미 간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최근 1500원대를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렸다. 이는 올해 9월과 10월에 이은 3번 연속 금리 인하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사이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좁혀졌다. 파월 의장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